메모리 감산 효과 본격화…HBM은 공급 부족사태 심화

지난해 사상 최악의 혹한기를 보낸 반도체 업계가 올해는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훈풍이 불며 반등에 나설 전망이다.
지난해 사상 최악의 혹한기를 보낸 반도체 업계가 올해는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훈풍이 불며 반등에 나설 전망이다.

지난해 사상 최악의 혹한기를 보낸 반도체 업계가 올해는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훈풍이 불며 반등에 나설 전망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감산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D램 회복세가 뚜렷하다. 특히 올해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 부족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차세대 메모리 기술인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 시장도 올해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지난해 12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월보다 6.45% 상승한 1.65달러를 기록하며 3개월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낸드 역시 3개월째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메모리 업황 호조로 지난해 11월 반도체 품목의 수출금액지수는 16개월 만에 반등했고, 반도체 생산도 12.8% 늘었다.

갑진년 주식거래 첫날인 2일 오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오르며 올해 반도체 시장 전망을 밝혔다. 이날 내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제품은 AI 산업 성장에 따른 HBM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메모리 빅3의 올해 HBM 생산 물량은 이미 판매가 끝났다. 

HBM은 메모리에서 한꺼번에 많은 양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어, 방대한 데이터를 다루는 AI 학습에 유리하다. 지난해 생성형 AI를 시작으로 다양한 종류의 AI가 개발 중이어서 이를 위한 HBM 수요도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26~2027년에는 HBM 시장이 50억달러(6조5000억원) 규모로, 지난해(20억달러) 대비 2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전체 D램 시장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9% 수준에서 올해 18%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HBM에 이어 차세대 메모리 기술인 CXL도 올해 시장에서 꽃을 피울 전망이다. CXL은 AI, 머신러닝, 빅데이터 등 고성능 연산이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에서 서로 다른 기종의 제품을 효율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차세대 인터페이스를 말한다.

기존 컴퓨팅 시스템의 메모리 용량에 대한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D램 용량을 획기적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일반적인 컴퓨팅 시스템에서는 중앙처리장치(CPU) 1개당 사용할 수 있는 D램 모듈이 제한돼 D램의 용량을 늘려 데이터 처리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CPU를 새롭게 증설해야 한다. CXL은 기존 여러 인터페이스를 하나로 통합해 각 장치 간 직접 통신을 가능하게 하고, 메모리를 공유할 수 있다. 또 기존 메인 D램과 공존하면서 대역폭과 용량을 확장할 수 있어 데이터를 고속으로 처리하는 연산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CXL 메모리 플랫폼 시장이 2030년 200억달러(약 24조원)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019년 CXL 컨소시엄 발족 초기부터 참여해 글로벌 주요 데이터센터, 서버, 칩셋 업체들과 협력하며 CXL 메모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랜 기간 반도체 업황을 괴롭혀왔던 과잉 재고가 점차 해소될 것으로 보이며 대규모 감산 이후 '공급자 우위'로 돌아선 메모리 반도체는 과잉 재고의 소진과 함께 가격의 상승 탄력이 강해지는 업황이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 PC 출하량은 전년 대비 3.6% 늘고, 스마트폰과 서버는 각각 3.0%, 2.1% 늘어날 것”이라며 “상반기 수요 회복에 비해 작년 가동률 축소 등 공급 조절의 영향으로 메모리 가격은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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