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 사진/연합뉴스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 사진/연합뉴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우발채무로 유동성 위기에 몰린 태영건설이 3일 자구안을 발표하는 가운데 최근 최고경영자(CEO)로 복귀한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의 행보에 관심이 몰린다. 시장에서는 자구안의 강도를 높일 방안인 오너 일가의 대규모 사재 출연과 SBS 지분 매각을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신청 관련 채권단 설명회가 이날 오후 3시 열린다.

태영건설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 본점에서 채권단 400여곳을 상대로 여는 이번 설명회에서는 ▲채권자협의회 구성 및 운영 ▲태영건설 존속능력평가 ▲PF 사업장 관리기준 수립 등 오는 11일에 예정된 제1차 채권자협의회 안건에 대한 설명이 진행된다.

자구안 자체가 안건에 포함된 것은 아니지만, 질의응답을 통해 자구안 윤곽이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이 받아들여지려면 신용 공여액 기준 채권단 75%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자구안에서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면 워크아웃 자체가 무산될 수 있어 시장의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현재 예측되는 자구안으로는 종합환경기업인 에코비트, 골프장 운영업체 블루원 등 매각 방안, 대주주 사재출연, 기타 지분 담보 등이 거론되고 있다.

윤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어느 정도의 사재를 출연할지도 관건이다. 금융권에서는 채권단이 워크아웃을 받아들이기 위해 이미 매각한 태영인더스트리 오너 일가 지분 1440억원을 포함해 3000억원 수준의 사재가 필요하단 관측도 나온다.

태영그룹 지주회사 티와이홀딩스가 보유한 SBS 지분 매각 가능성도 거론된다. 태영건설은 그룹의 핵심 자산인 SBS에 대해 여러 차례 지분 매각이나 담보 가능성이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지만, 채권단 설득이 어려워질 경우 SBS의 지분을 담보로 대출받거나 지분을 일부 매각하는 방안도 언급되고 있다.

금융당국과 시장에서 품고 있는 태영건설의 자구 노력에 대한 의구심의 해소 여부도 관건이다. 현재 당국에서는 태영건설이 지난달 29일 만기가 도래한 1485억원 규모의 상거래채권 가운데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외담대) 451억원은 금융채권이라고 판단해 갚지 않는 점 등을 들어 자구 노력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인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편 지난달 태영건설의 CEO로 복귀한 윤 회장은 워크아웃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전날 그룹 임직원들에게 보낸 신년 인사를 통해 “지난해 영업이익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흑자 부도를 막기 위해 워크아웃을 신청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안타깝지만 최선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워크아웃 신청이 불명예스러우나 이를 통해 위기를 극복해내면 결과적으로 큰 선물이 될 것”이라며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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