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마트컨설팅협회 김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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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안개 속이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중국 양안 갈등에 이르기까지 한국경제가 마주쳐야 할 지정학 리스크는 그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2024년에도 지정학적 리스크는 여전히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상존해있다. 2023년 12월 PwC Japan 그룹은 ‘2024년 10대 지정학 리스크’를 선정하여 발표하였다. 물론 일본기업 입장에서 정리한 내용이지만 우리 기업들이 참고할 만한 내용을 담고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 기업들이 지정학 리스크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기업경영의 위험요인을 사전에 파악하여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째 접어들고 있으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서 촉발된 중동 정세는 국제 유가를 쥐락펴락하고 있어 우리 기업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우리 중소기업인들은 세계 경제와 한국경제의 흐름을 좌우할지도 모를 지정학, 경제 안보에 대한 3대 트랜드를 주목해야 할 것이다.

첫번째 트랜드는 ‘글로벌 세력균형(power balance)의 다극화’를 들 수 있다. 미소 냉전의 종결이 만들어낸 미국 주도의 1극 체제가 무너짐에 따라 중국의 대두와 미・중 대립,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 개발도상국, 저개발국 등으로 불리는 다양한 국가들을 의미하는데 이들 국가 대부분이 각 대륙의 남반구에 위치)의 존재감 상승 등으로 세력균형의 변화가 초래되었다. 글로벌 세력균형의 다극화에 따른 리스크에는 ① 미국 대통령 선거와 ② 대만정세, ③ 포스트 우크라이나 전쟁, ④ 글로벌 사우스의 제3극화 등을 들 수 있다.

먼저 2024년 11월에 있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의 재대결에서 만약 트럼프가 승리할 경우,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 삭감, 무역분쟁의 재발, 환경대책의 지체 등의 정책 전환을 예견할 수 있다. 또한 2024년 1월에 실시될 대만 총통 및 입법원 선거 결과가 미・중・대만 관계를 좌우하게 될 것이다. 누가 총통에 당선되더라도 대만정세는 우발적 충돌이나 강제적 평화통일의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3년째로 접어드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끝을 알 수 없는 가운데 유럽, 미국 등 서방국가의 지속 지원 여부에 대한 찬반과 더불어 종전 이후 유럽의 집단안보 문제, 우크라이나에 대한 재건 지원 등의 이슈가 있다.

두번째 트랜드는 ‘글로벌경제의 세분화’를 들 수 있는데 기존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자유무역체제가 그 모습을 바꾸고 있다. 코로나19와 글로벌 공급망 개편 과정에서 자국 중심의 보호무역주의가 새롭게 대두됨에 따라 세계 각국은 경제 안보를 우선시하는 정책을 경쟁적으로 채택하고 있다. 이에 따른 리스크 요인으로는 ⑤ 서방국가의 디리스킹(derisking) 정책 ⑥ 중국의 비시장적 경제행위 ⑦ 그린 광물의 쟁탈전을 들 수 있다.

미국 등 서방국가는 외부 위협요인에 대한 디커플링(리스크 분리)에서 디리스킹(리스크 감소)으로 외교 정책을 전환하면서 정치적 충돌을 막기 위한 정책을 내놓았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과의 경제적인 디커플링은 원하지 않지만, 반도체 등 중요 분야에서 대중국 의존이나 기술 유출을 막는 디리스킹의 방침에 따라 경제 안보상 중요한 범위에 대해서는 중국에 대한 압박을 계속할 것이다. 중국의 비시장적 경제행위는 저성장의 우려 속에서 자립 자강의 추진이나 국가안보의 우선 등은 중국경제의 회복력을 낮출 뿐 아니라 새롭게 도입된 외자기업 시책의 효과를 반감시키게 될 것이다. 글로벌 환경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그린 광물에 대한 쟁탈전이 격화되면서 자원보유국의 존재가치가 높아질 것이다.

세번째 트랜드는 디지털 경제의 단편화를 들 수 있는데 글로벌경제의 세분화가 디지털 경제에서도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 사이버 공격의 증가뿐만 아니라 디지털 규제와 규칙에서 국제적인 조화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경제의 단편화에 따른 리스크 요인으로 ⑧ 사이버 위협의 지속 ⑨ AI 등 신흥기술에 대한 규제 ⑩ 데이터 보호주의를 들 수 있다.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그 피해가 명백해진 국가 주도의 사이버 위협이 지속되고 경제 안보의 관점에서 특히 중요한 기술・인프라가 주된 공격 대상이라는 점에서 사이버 보안역량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또한 AI 등 디지털 기술에 대한 규제를 둘러싼 미국과 유럽의 주도권 경쟁은 디지털 경제의 향방을 좌우하게 된다는 점에서 행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데이터 보호주의로 인해 디지털 무역자유화를 위한 대응이 지체되고 미국 등의 중국에 대한 데이터 규제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4년 한국경제의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지정학 리스크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위해 눈과 귀를 열어둬야 할 것이다.

한국스마트컨설팅협회 김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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