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종호 한국강소기업협회 상임부회장·경영학박사
나종호 한국강소기업협회 상임부회장·경영학박사

새해가 되면 개인이나 기업이나 새로운 각오와 목표를 수립한다. 개인적으로는 금연, 다이어트, 자기개발 등의 다양한 목표를 세우고 굳은 각오와 다짐도 해본다. 하지만 작심삼일로 끝나고 기존의 익숙한 생활습관으로 돌아간다. 왜 그럴까?

개인적인 목표는 의욕만 갖고 지나치게 크게 잡으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처음에는 목표를 작게 잡아야 쉽게 달성하고, 다음 단계 목표에 대한 달성 의욕이 커지게 된다. 실제 새해 목표를 세운 사람중에 8% 정도만 목표를 달성한다고 한다. 그 이유도 대체로 너무 의욕만 앞서는 목표 때문이다. 또한 목표만 있지 어떻게 달성할건지에 대한 구체적 실행방법이 없으면 역시 실패하게 된다.

목표는 달성도 중요하지만 달성해가는 과정이 우리 삶에 활력을 주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작은 목표부터 시작하여 큰 목표를 달성해가는 과정을 즐기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새로운 목표를 수립하지 않은 사람보다 작은 목표라도 수립하고 도전하는 사람이 행동이 바뀌고 삶에 변화를 얻게 된다.

기업도 마찬가지로 연초에 매출·수익 목표를 세우고, 부서별, 개인별 목표를 부여한다. 기업은 개인 목표와 달리 어렵더라도 도전적인 목표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구체적인 달성 방법이 수립되어야 하는데, 목표의 크기에 따라 달성 방법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조직의 성과를 책임지는 리더는 목표달성을 위해 구성원 스스로 노력하면서 보람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를위해서 리더는 조직과 개인 목표의 연관성을 이해시키고, 목표달성을 위한 과정관리를 스스로 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목표를 이루어가는 '과정'에서 중간점검과 피드백 같은 과정관리가 자기책임하에 스스로 이루어져야 목표를 이루지 못하더라도 다음 달성 확률을 높여준다. 즉, 개인도 마찬가지지만 기업 목표 달성도 과정 그 자체가 기업 경영에서 더 큰 의미를 갖는다.
목표 미달은 전략의 부재에도 원인이 있지만 시장환경이나 난관에 쉽게 좌절하고, 목표 달성을 이루어가는 과정관리를 소홀히 하거나 포기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예를들어 필자가 B기업에서 영업마케팅본부장을 할 때였다. 회사로부터 부여받은 본부 목표와 예산을 갖고 다시 구성원 각자가 스스로 연간 판매목표와 그 목표달성에 필요한 연간예산을 수립하게 해서 협의 후 최종 확정한 후에, 구성원 스스로 월별 매출과 예산 계획을 수립하게 했다.

이렇게해서 만일 1월 마감후, 본인의 매출목표를 달성 못했는데 1월 판촉예산은 다 집행을 했다면 2월에는 1월에 미달한 매출을 더 하던가 아니면 예산을 줄이던가 하는 계획을 스스로 수립해서 집행해야 한다. 그리고 본부장인 필자는 그것을 점검하고 피드백 해준다. 즉, 구성원이 비록 대리급 직윈이어도 자신의 목표달성을 위해 1억원 단위의 판촉 예산을 스스로 집행하는 권한을 갖지만 과정관리를 통해 스스로 그 책임을 져야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관리를 통해 구성원은 일에 대한 책임의식과 자부심을 갖게되고 인재로서 필요한 역량을 키워가게 된다. 이처럼 기업이나 개인이나 목표 그 자체보다도 목표를 이루기위한 과정이 중요하고, 이 과정이 잘되면 목표는 자연스럽게 달성된다.

깊은 산속 사찰에 들어가 좁은 골방에 앉아 고시공부하는 사람은 얼마나 외롭고 힘들까? 하지만 한권의 책을 열독하고나서 손때 묻은 그 책을 다시 보며 느끼는 뿌듯한 기쁨이나 행복은 경험해본 사람만이 아는 비밀이다. 목표가 있고, 그 목표를 이루기위한 과정이 힘들지만 그 과정은 또한 기쁨과 행복을 주는 것이다.

사실 목표를 이루고나면 허무하다. 따라서 목표 달성 그 자체보다는 그 목표를 이루어가는 과정이 소중하고 열정적인 삶의 원동력이 된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사회적으로 나누고 베푸는 의미있는 목표를 갖는 것은 삶의 활력이 되고, 어떤 보약보다 건강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부의 목적이 곧 나눔'이라는 확실한 목표가 있으면 부를 축적하는 과정이 즐겁고 행복하다. 하지만 '부가 곧 성공이고 행복'이라고 생각하고 오로지 성공만을 목표로 하는 사람한테는 돈의 노예가 되어 재산이 유산이 되는 그 날까지 끝없는 소유욕구 충족을 위한 몸부림으로 부를 축적하는 과정이 힘들고 고통스러울 수 있다.

기업경영도 마찬가지로 양적목표만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높여주는 질적목표도 분명히 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경영과정에서 종업원을 비롯한 가까운 고객들을 어떻게 기쁘게 하고, 그들의 행복을 채워주느냐가 곧 그 기업의 힘이 되고 경쟁력의 원천이 된다. 그리고 그러한 힘이 결국 목표달성을 가능하게 하고, 강한기업, 강소기업으로 성장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사단법인 한국강소기업협회

나종호 상임부회장(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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