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수요도 늘어 실적 모멘텀…LG '중소형 OLED' 강화로 반격

삼성디스플레이의 '3세대 QD-OLED'.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의 '3세대 QD-OLED'.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세계 최대 전자·IT 박람회 ‘CES 2024’에서 삼성전자가 확대된 대형 OLED TV 라인업을 선보이며 OLED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LG디스플레이가 독보적인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TV용 OLED 패널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주도권을 뺏어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지난해 OLED TV 패널 출하량 540만대 가운데 LG디스플레이의 W-OLED TV 패널 점유율은 82%(약 440만대)로 추정됐다. 삼성디스플레이의 QD(퀀텀닷)-OLED TV 패널이 나머지 18%(약 100만대)를 차지했다.

2021년까지는 OLED TV 패널은 LG디스플레이만 생산하고 있었으며, OLED TV 시장에서 55%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한 LG전자의 대형 OLED TV 패널을 모두 자사에서 조달하는 방식으로 LG디스플레이는 시장에서 우위를 점했다.

삼성전자가 이번 CES에서 LG디스플레이의 패널을 탑재한 것으로 보이는 대형 OLED TV 라인업을 공개하면서, LG디스플레이의 TV용 OLED 패널 점유율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점유율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압도적이지만,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 모두 이번 CES 2024에서 최대 휘도(밝기)가 3000니트 이상인 OLED TV 패널을 선보이는 등 기술 격차는 크지 않다. CES 2024에서 공개한 LG디스플레이의 새로운 OLED TV 패널과 삼성디스플레이의 ‘3세대 QD-OLED’의 밝기는 전작 대비 각각 42%, 50%가량 향상됐다.

OLED TV 라인업을 확대한 삼성전자는 여전히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기술력을 강조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의 기술력을 강조하기 위해서 일부 모델명 앞에 ‘QD’를 넣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삼성디스플레이는 자사 QD-OLED 패널의 화질을 강조하기 위해 LG디스플레이 패널로 추정되는 OLED 패널을 함께 비교 전시한 공간을 CES 2024 전시장에 마련했다.

또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미래 경쟁력을 구축하기 위해 8.6세대 IT용 OLED 준비, 차세대 마이크로 OLED 기술 준비, QD-OLED 프리미엄 입지 강화를 목표로 제시했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CES 2024 개막에 앞서 기자들을 만나 ‘아이 엠 파인 큐(I AM Fine Q!)라고 적은 종이를 들어 보였다. 그는 “마지막은 영화 시작할 때 큐(Q)를 외치는 것”이라며 “QD-OLED, QD 모니터 사업을 더 열심히 하고 TV도 프리미엄 시장에서 열심히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올해는 TV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돼 두 디스플레이 업체 간 경쟁의 결과가 중요하다. 2013년 처음 출시된 OLED TV의 교체 시기가 도래하고 2024 파리올림픽 등 스포츠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

올해 OLED TV 수요를 바탕으로 올해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OLED 점유율이 40%에 달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또 IT용 디스플레이로 다방면에서 활용되고 있는 LCD를 폴더블·슬라이더블 OLED가 대체할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됐다.

이같은 TV용 OLED 패널 시장에서의 삼성디스플레이 맹추격을 LG디스플레이도 보고만 있지는 않을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사업 투자를 위해 지난해 3조원 이상의 외부 자금을 차입했다. 대부분의 자금이 삼성디스플레이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확보한 중소형 OLED 패널 사업에 쓰일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스마트폰용 OLED 시장에서 51%, 모니터·노트북용 OLED 시장에서 94%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사업 경쟁력과 성장 기반 강화를 위해 1조36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LG디스플레이는 유상증자로 확보한 재원의 30%를 중소형 OLED 시설 투자에 투입하고 40%는 OLED 제품 출하와 고객 기반 확대, 신제품 대응을 위한 원재료 구매 등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방침이다. 일부 재원은 채무 상환에 투입돼 재무 안정성 강화에 활용된다.

같은 달 LG디스플레이는 KDB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신한은행으로부터 6500억원 규모의 3년 거치 2년 분할 상환 조건의 신디케이티드론 차입 계약을 체결했다. 2000억원은 이미 인출됐으며 잔여 금액인 4500억원은 올해 상반기 중에 인출할 계획이다.

아울러, 다음달에는 애플의 첫 OLED 태블릿 PC인 ‘아이패드 프로’에 OLED 패널을 공급할 전망이다. 이 중 60%에 해당하는 LG디스플레이가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LG디스플레이가 이같이 투자 늘리면 수요가 받쳐줘야 하는데, 삼성전자가 대형 OLED TV에 삼성디스플레이 제품 비중을 높이고, 애플에 납품하는 OLED 패널 비중이 예상치보다 낮다면 투자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문대규 순천향대학교 디스플레이신소재공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시기에 소비자들이 노트북과 TV를 많이 바꿔서 디스플레이 업황이 작년과 재작년까지는 어려웠다”며 “올해는 그런 것들이 조금 풀려나가는 것 같다. 작년보다는 업황이 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신규시장인 전장 혹은 IT, 국내 주력인 OLED 쪽이 이제 괜찮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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