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영 대표 “자동화로 최적효율 중소기업 공동 물류가 목표”

허진영 유한로지스틱스 대표. 사진/유한로지스틱스
허진영 유한로지스틱스 대표. 사진/유한로지스틱스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유한로지스틱스’의 물류센터 현장. 반짝거리는 선반과 컨베이어 벨트 사이로 깔끔하게 포장된 상품들이 쉼 없이 돌아가고 있다. 일 하는 사람은 안 보이고 상품만 보인다. 이 물류센터의 하루 처리량은 1만7000여 건. 입고서 보관‧포장‧배송까지 수행하는 풀필먼트 사업장이지만 작업자 3명이면 충분하다. 시설을 자동화한 덕분이다. 국내 중소형 규모 풀필먼트 사업장으로는 독보적이다.

“물건을 맡기는 화주사가 점점 늘고 있어서 지난해 11월부터 센터를 하나 더 늘렸어요. 11월부터 가동 중인데 벌써 가동량의 70%를 채웠습니다. 물류 자동화 설비에 냉동‧냉장 시설을 갖춘 초저온 물류센터인데, 대기업이 운영하는 시설과도 견줄 수 있는 수준입니다.”

24일 물류센터에서 만난 허진영 유한로지스틱스 대표는 자동화로 최적화된 물류 서비스를 중소기업들도 누릴 수 있는 ‘상생물류’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허진영 대표는 24년째 물류업에 종사하고 있는 ‘물류분야 베테랑’이다.

◆ 자동화로 작업자 3명이 하루 수만 건 처리

‘풀필먼트’ 사업은 상품이 공장에서 만들어져 소비자의 손 안에 올 때까지 입고‧보관‧분류‧포장‧배송 등 전 과정을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19 펜데믹을 계기로 풀필먼트 시장은 매년 30% 가량 성장하고 있어 기업간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유한로지스틱스는 자동화 시설을 통한 철저한 최적화를 전략으로 지난해 30억원 이상의 설비 투자를 단행했다. B2C에 특화된 WCS(Warehouse Control System)이 대표적이다. 이는 주문 데이터를 최적화해 최적의 포장‧물류 방식을 산출하는 시스템으로, 아무리 많은 주문이라도 최소한의 공정으로 끝낼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한다.

유한로지스틱스 물류센터 현장. 인력·동선을 최적화해 대부분의 공정이 자동화됐다. 사진/유한로지스틱스
유한로지스틱스 물류센터 현장. 인력·동선을 최적화해 대부분의 공정이 자동화됐다. 사진/유한로지스틱스

반도체나 전기차 공정을 연상시키는 정밀한 자동화 라인도 인상적이다. 물품을 올려두는 선반렉과 선반렉 사이에 자동 컨베이어를 배치했다. 컨베이어가 있더라도 작업자가 물품을 직접 꺼내야 해 15~20m의 동선이 필요한 일반 물류센터와 달리, 작업자가 제자리에서도 공정을 처리할 수 있도록 동선을 최적화한 것이다.

일일이 상품을 살피고 포장해야 하는 구조에서도 벗어났다. 물품이 자동화 라인을 타고 갈 때 ‘사이드태이핑’ 기기가 QR코드를 읽어 자동으로 다양한 화물용 상자에 알맞은 테이핑을 해주기 때문이다. 이외에 배송을 위한 송장을 자동으로 작성해 붙여주는 ‘오토라벨러’까지 구축해 최소 10명은 필요한 물류 공정을 3명으로 줄였다. 차후에는 모든 공정을 로봇이 수행하는 완전자동화도 목표로 하고 있다.

허 대표는 “사람이 필요한 작업은 물건과 기계, 이적을 확인하는 담당 3명 뿐”이라며 “3명만으로도 수만건의 배송이 문제없이 처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 빠른 처리 요하는 냉동·냉장 물류 특화

자동화를 통한 최적화 외에도 유한로지스틱스가 중요시여기는 것은 더 저렴하고 합리적인 서비스다.

유한로지스틱스는 핵심 산업인 냉동‧냉장 식품 풀필먼트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 법인 ‘유한산업’을 설립했다. 냉동‧냉장 식품의 배송에 필수적인 아이스팩과 드라이아이스를 직접 공급 받아 저렴한 가격에 쓰기 위해서다.

허 대표는 “2018년부터 유한산업으로부터 직접 부자재를 받아쓰며 원가경쟁력을 강화했다”며 “국내 물류 기업 중 자체적인 물류 시스템과 창고, 원자재까지 모두 생삼해서 ‘원스톱’으로 풀필먼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유한로지스틱스가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냉동‧냉장 식품 중에서도 인기가 높은 냉동 닭가슴살에 대해서는 특별히 더 신경을 썼다. 제품이 상온에 노출돼 녹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공정을 2시간 안에 끝내는 것은 물론, 300여 종에 달할 정도로 다양하게 분화된 닭가슴살 제품에 맞춰 다품종 소량 주문에 알맞은 서비스도 구축했다.

제품이 상온에 노출되는 시간을 최소화해야 하는 냉동식품 특성상 특히 신속한 자동화에 신경을 쓰고 있다. 포장 과정에서 상온에 장시간 노출돼 어느 정도 해동을 피할 수 없는 타회사와 달리 유한로지스틱스는 2시간만에 끝낼 수 있다.

◆ 작은 회사도 문 두드릴 수 있는 상생물류

허 대표는 대기업으로부터 대규모의 상품을 주문 받아 배송하는 것보다 여러 중소기업으로부터 중‧소규모의 다양한 제품을 받아 운영하는 ‘공동물류’ 또한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대기업 위주의 운영을 하게 되면 창고를 1, 2개 기업의 상품으로만 채워야 하는데, 이는 갑자기 거래가 끊기거나 변경될 경우 리스크가 큰 방식”이라며 “현재 유한로지스틱스는 7개 이상의 중소기업으로부터 다양한 제품을 받아 포장‧배송하는 체제를 구축했다”고 했다.

동시에 7~8개사의 다품종 소량 상품을 배송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물류 자동화 설비가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중소기업의 경우 하루 출고량이 100~200개로 많지 않아 비용문제로 물류 회사에 위탁을 꺼려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작은 화주사들을 여럿 모아 대형 화주사들과 똑같은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물류사 입장에서는 여러 회사들의 소규모 물량을 모아 해결하면서 혹시 있을 계약 변경이 있더라도 리스크를 줄일 수 있고 유연한 창고 활용 계획을 짤 수 있고, 화주사 입장에서는 저렴한 비용으로 우수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윈윈’ 체제라는 설명이다.

허 대표는 “유한로지스틱스의 장점은 기존 물류사업과 다른 특화‧차별화”라며 “자동화‧공동물류를 통한 합리적인 비용으로 작은 기업들도 회사의 문을 두드리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유한로지스틱스는 작은 기업들의 상품도 대기업 못지않는 물류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중소기업에 특화된 공동 물류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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