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훈 주싱가포르 대사, 제2081회 인간개발연구원 조찬 세미나 강연

최훈 제19대 주싱가포르 대사가  '제 2081회 HDI 경영자연구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김혜준 기자
최훈 제19대 주싱가포르 대사가  '제 2081회 HDI 경영자연구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김혜준 기자

“싱가포르는 북위 1도, 사실상 적도 바로 위의 섬나라입니다. 간척지까지 포함한 국토가 남한면적의 135분의 1 수준의 작은 나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DP는 한국의 4분의 1에 육박하는 국가기도 합니다.”

최훈 제19대 주싱가포르 대사는 3세계 빈국에서 세계적인 금융·물류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는 싱가포르를 두고 이와 같이 강조했다.

HDI인간개발연구원은 1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제 2081회 HDI 경영자연구회'를 개최하고 최 대사를 초청해 ‘섬나라 싱가포르 국가경영의 교훈’ 강연을 진행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국내 주요 기업 경영자, 인사 실무, 책임자급 임직원 120여 명이 모였다.

이날 모인 CEO와 임직원들은 좁은 국토·적은 인구 등 한국과 유사한 환경의 싱가포르가 동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경제 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었던 국가 전략에 대한 지혜를 공유했다.

강연대에 오른 최 대사는 먼저 싱가포르의 3가지 특성으로 ▲금융 국가 ▲기업 친화 국가 ▲다인종·다종교 국가를 들었다.

최 대사는 “홍콩의 약세 속에서 싱가포르는 아시아의 금융 허브를 넘어서 글로벌 금융 허브로 도약하고 있다”며 “아울러 월드뱅크가 평가(2020년 기준)한 기업하기 좋은 국가 중 싱가포르는 뉴질랜드, 홍콩과 함께 상위권을 놓친 적이 없는 국가”라고 했다.

특히 다인종·다종교 측면에 대해 “많은 이들이 싱가포르를 중국계가 지배적인 국가로 알고 있으나 틀린 이야기”라며 “싱가포르는 말레이인과 수많은 유색인종으로 구성된 ‘코스모폴리탄’ 국가로, 인종·사회간 조화를 국가적으로 중요시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이런 조화를 중시하는 풍토에서 비롯된 관용이 금융·기업 친화적인 국가를 성공적으로 만들었다”고도 덧붙였다.

이어 최 대사는 싱가포르의 경제 저력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싱가포르는 면적으로는 740㎢로 세계 176위의 작은 국가인데다, 인구는 2023년 추정치 기준 591만7600명으로 113위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나 구매력평가지수(PPP)를 반영한 GDP는 7532억달러로 전세계 38위에 달하고, 1인당 GDP(PPP)는 3위에 달하는 높은 수준이다.

최 대사는 이러한 성과를 이룬 비결은 싱가포르 정부가 추진한 국가 거버넌스의 우수성에 있다고 분석했다. 거버넌스란 정부, 기업 등이 공동의 관심사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네트워크를 구축해 협동하는 국정운영을 의미한다.

최 대사는 “좋은 거버넌스는 좋은 퍼포먼스(성과)로 이어진다”며 “싱가포르는 거버넌스를 평가하는 지수인 정치적인 안정성, 정부 효율성, 규제의 질, 법의 지배, 부의 통제 등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기록 중이다”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러한 거버넌스를 이룩하기 위해 투명하고 청렴한 정부가 필수적이라고도 강조했다.

최 대사는 싱가포르가 품고 있는 좁은국토, 적은 인구, 천연재원 부재, 다종교 등의 생존조건이 한국과 유사하다고 평가하는 한편, 이러한 조건을 극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부국강병이라는 국가비전을 명확히 세우고 통합된 사회가 가치를 공유할 수 있게 한 것이 있다고 했다. 특히 이런 과정을 위해서는투명하고 청렴한 정부가 필수적이라고도 강조했다.

최 대사는 “싱가포르는 철저한 능력주의, 스스로를 챙기는 자조정신, 실용주의 3가지를 핵심가치로 삼아 부국강병이란 국가 비전을 추진해왔다”면서 “이 과정에서 개인보다 사회, 국가의 가치를 중요시여기는 가치를 확립했으면서도, 공동체가 개인을 존중하고 지원하는 사회를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존 추아(John Chua)를 인용해 “싱가포르의 5가지 성공 비결은 실용주의 리더십과 유능란 관료제, 깨끗한 정부와 교육·인재 양성, 선진 정책의 융합”이라고 정리했다.

이날 세미나를 주최한 오종남 인간개발연구원 회장은 “싱가포르의 장관의 연봉은 약 10억원에 달하는 높은 수준으로, 한국 장관의 1억4000만원보다 훨씬 높다”며 “이러한 높은 연봉은 오로지 국가 운영에만 모든 역량을 전념하라는 뜻으로, 능력있는 인재를 집중하게 만드는 진정한 능력주의”라고 설명했다.

한편 '인간개발경영자연구회'는 1975년 2월 산업의 선진화, 경쟁력 향상을 위해 국내 경영자와 전문가들이 모여 설립됐다. 지금까지 인간개발경영자연구회는 '가치창조', '인간경영', '인재개발', '사회소통', '사회공헌'을 중심으로 2081회의 조찬 세미나를 열어왔으며, 이날 창립 49주년 경영자연구회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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