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들 똑똑하게 장사합시다(13)
중소기업신문·부자비즈 공동기획

천태령 서오릉피자 흑석점 사장
천태령 서오릉피자 흑석점 사장

K컬쳐가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키며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지망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극소수를 제외한 대다수 종사자들의 삶은 여전히 녹록치 않다. 기회도 한정돼 있고 스타와 그렇지 않은 사람간의 소득 편차도 너무 심하다.

서울 흑석동에서 피자집으로 연간 7억 매출을 올리는 천태령 사장(29세)은 연극과 뮤지컬을 하는 배우였다. 하지만 좋아하는 일로는 생계를 유지할 수 없어 창업에 도전했다.

16평 매장에서 연 7억이라는 높은 매출을 유지하는 데는 스마트상점 기술도 톡톡히 한몫한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추진하는 2023년 스마트상점 기술보급 사업에 참여해 키오스크를 도입했는데 배달과 내점 판매를 병행하는 피자집에는 꼭 필요한 기술이다. 경제적인 이유로 오랜 꿈을 접었지만 16평 매장에서 새로운 꿈을 키우고 있는 천태령 사장의 똑똑한 장사 비결은 뭘까?

◆친구 따라 피자집 창업에 도전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던 천태령 사장은 어린시절부터 배우가 꿈이었다. 그 꿈을 포기하지 못해서 경영학에서 연극영화과로 편입했다. 연극과 뮤지컬에 출연하며 좋아하는 일에 헌신했지만 유명세가 없는 배우로 생계를 유지하는 일은 고달팠다.

다양한 음식점에서 서빙, 설거지 등을 하면서 무명시절을 버텨내야 했다.

그러던 중 친구가 일하는 피자집에서도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피자집 일자리를 소개했던 친구는 비정규직으로 일을 하다가 매장을 인수해 월 1억 매출을 올렸다. 서오릉피자 본점이었다.

친구는 성공했지만 무명 배우였던 천태령씨의 경제적인 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없었다. 성공으로 향하는 길은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는 것보다 힘들었다.

나이는 점점 들어가는데 친구의 성공은 큰 자극이 됐다. 친구 한 명의 성공에 자극을 받은 다른 친구들도 해당 브랜드 피자집을 창업해 성공을 거뒀다. 결국 천태령 사장도 친구따라 강남가듯이 서울 흑석동에서 매장을 구해서 서오릉피자 흑석점을 창업하게 된다.

◆오픈 첫달 매출은 4000만원, 6개월후부터 매출 상승

가게는 중앙대학교병원 앞이고 아파트 단지 상가에 있다. 입지가 나쁘지는 않다. 총 창업비용은 1억5000만원 정도가 들었다. 보증금 5000만원, 월세 315만원에 권리금은 공실이라 없었다. 8000만원은 빌렸고, 나머지는 벌어놓은 돈으로 충당했다. 그렇게 2021년 9월에 매장을 오픈했다.

오픈 첫 달 매출은 4000만원이었다. 각종 경비를 제하면 월 1000만원 소득은 힘들었다. 일반적인 피자집 매출에 비하면 나쁜 편은 아니지만 그토록 꿈꾸던 일을 포기하고 한 대가로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친구들 10명이 서오릉피자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친구들은 매출이 높다. 더 열심히 해서 매출을 올려야 했다. 본사 레시피와 매뉴얼, 영업시간을 준수하고, 청결하게 청소하고, 잠을 줄여가며 매장을 운영했다.

그런 노력 덕분인지 6개월 후부터는 매출이 오르기 시작하더니 지난해는 연간 7억원을 올렸다. 매출을 올린 비결이 뭘까?

◆재방문율 90%의 일등공신은 ‘직접 만드는 도우’와 ‘다양한 할인 정책’

매출 일등공신은 ‘직접 만드는 도우’다. 서오릉피자는 점주가 매장에서 직접 도우를 만든다. 매일 아침에 반죽을 해서 숙성기에 넣고 1시간 가량 숙성시켜서 만들고 있다.

그렇게 매일매일 만드는 도우로 피자를 제조하기 때문에 부드럽고 식어도 딱딱해지지 않고 소화도 잘 된다는 평가다. 피자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 차이를 알기 때문에 한번 온 고객은 다시 방문을 한다. 재방문율이 90%로 높다.

‘다양한 할인정책’도 한몫 한다. 서오릉피자 가맹본사는 할인이벤트를 많이 한다. 방문포장 시 한판 당 5000원씩 할인을 해준다. 덕분에 단체주문이 많다. 10박스를 주문하면 5만 원이 할인되기 때문이다. 배달로 판매하는 것보다 5000원 할인해주고 포장판매를 하는 것이 점주에게는 더 이득이다. 때문에 천 사장도 포장 판매에 더욱 주력하고 있다.

◆친구 10명이 같은 브랜드 운영, 서로 정보교환하며 도와줘

‘친구들과의 정보 교환’도 높은 매출에 일조한다. 친구 10명 정도가 서울. 인천권에서 서오릉피자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노하우를 서로 공유하고 애로점도 해결해준다. ‘직원관리 노하우’, ‘원가 절감법’, ‘손님 응대 사례’, ‘식자재마트 이용 팁’, ‘사업자지출카드 사용법’ 등이다. 현장에서 운영하면서 터득한 정보 교환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실전정보라 경영에 많은 도움이 된다.

◆객단가를 높여준 이것은?

매출이 높은 매장이라 직원관리도 중요한 키워드다. 사업초기 천 사장은 직원 관리 로 스트레스가 많았다. 특히 구인난으로 애를 먹었다. 사장이 있을 때와 없을 때 직원들의 근무 태도도 달라서 그것 때문에 속도 많이 상했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지금처럼 성실한 직원들도 만났다. 특히 지난해 에 도입한 키오스크가 매장 분위기 안정에 큰 기여를 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시행하는 ‘2023 스마트상점기술보급사업’에 선정 돼 키오스크를 도입했는데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서오릉 피자에 설치된 키오스크
서오릉 피자에 설치된 키오스크

피자는 배달 주문이 많다. 쉴새 없이 울리는 배달 주문을 확인하고 조리를 하고 라이더 응대를 하다보면 내점 서비스가 무너지기 쉽다.

내점과 배달을 병행하다보면 주문이나 배달음식에 실수가 생길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내점고객도 불만족이고 배달앱에는 나쁜 리뷰가 달린다. 키오스크 도입후 내점 고객의 주문과 결제를 스마트상점 기술이 대신해주고 주문 접수에 따른 실수도 사라지자 배달 응대와 내점 고객 응대 둘 다 서비스가 개선됐다. 테이크아웃이나 매장에서 음식을 먹고 가는 손님들의 주문 결제 응대를 하지 않아도 돼 직원들의 피로도가 줄어들었다. 힘들고 바쁘면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힘들다. 곳간에서 인심나듯이 좋은 근무 환경이 좋은 서비스를 만든다.

대출이자가 올라서 키오스크 도입 엄두를 못냈는데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지원으로 천태령 사장이 부담한 비용은 부가세 17만 원뿐이었다. 원래는 정부가 70%를 지원해주고, 자부담금이 30%인데, 이 30%를 동작구청에서 지원해줬다. 힘들게 노력해 매출은 높였지만 그만큼 현장의 고단함도 크기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이런 지원은 열심히 하라는 격려같아서 힘이 난다.

◆소득의 90% 저축...내 집 마련이 꿈

천 사장은 미래를 위해 대출 상환을 제외한 소득의 90%를 저축하고 있다. 매출도 더 올려야 하고 내집 마련도 해야 한다. 앞으로 결혼하게 되면 가장의 책임도 다 하고 싶다. 성공을 위한 천사장의 원칙은 운동과 주말에 쉬는 것이다. 체력과 적당한 휴식이 병행되어야 긴 호흡으로 사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주말에는 직원들에게 가게를 맡긴다. 천 사장은 경제적인 이유로 한 번 꿈을 접었다. 앞으로는 돈 때문에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며 작은 매장에서 새로운 꿈을 키우고 있다.

정보제공=부자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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