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은 집값 선행지표…수도권 부동산 하락 가능성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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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수도권 미분양 주택 수가 전월 대비 43% 급증하며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고금리 기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험 확산 등으로 거래가 실종되고 미분양 주택이 급증하는 양상이다.

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작년 12월 수도권 아파트 매매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9321건으로 전월 1만1619건 대비 19.8% 줄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1만건 밑으로 떨어진 건 지난해 1월(6332건) 이후 11개월 만이다.

아파트 거래량은 부동산 시장의 선행 지표로 통한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022년 하반기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주택 수요가 위축되면서 그해 10월 5114건까지 떨어지며 극심한 거래절벽을 겪었다. 하지만 작년 초 1·3 대책 이후 거래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났고, 지난해 6월에는 1만7401건으로 2만건에 육박하기도 했다.

이후 감소세를 나타내며 9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줄며 다시 1만건 아래로 떨어지며 대세 하락기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등 정부의 정책 상품 판매가 줄줄이 종료된 게 거래량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거래 절벽이 이어지는 가운데 양호한 분양 성적을 이어오던 수도권에서도 미분양 물량이 급격히 쌓이고 있다. 작년 12월 말 기준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1만31가구로 한달 새 43.3%(3033가구)나 급증했다. 인천이 3270가구로, 전월(1298가구)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고, 경기는 5803가구로, 전월(4823가구) 대비 20.3% 늘었다. 서울도 81가구(9.2%) 늘어난 958가구로 집계됐다.

그동안 수도권 분양시장은 지방에 비해서는 양호한 성적을 거두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서 분양가 상승에 부담을 느낀 청약자들이 계약을 대거 포기하면서 미분양 물량이 급증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분양한 동대문구 ‘e편한세상 답십리 아르테포레'는 무려 100대1의 경쟁률로 흥행에 성공했지만 이후 상황이 급반전됐다.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자 계약 포기자가 속출하면서 2차에 걸린 무순위 청약에 나섰지만 완판에 실패했다. 같은 시기 분양에 나섰던 동대문구 '이문 아이파크 자이'도 최초 청약 때 6대1의 양호한 성적을 거뒀지만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미계약 물량이 남아 있는 상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선행지표인 부동산 거래량이 줄고 미분양 주택이 늘어난 것은 집값이 하락 국면에 진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대출 규제 강화, 실물 경기 침체 우려까지 겹치면서 지난해 10월 이후 건설업과 부동산 시장의 위축 흐름이 최근 본격화하는 양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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