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마트컨설팅협회 김세종
한국스마트컨설팅협회 김세종

최근 유명 액션배우 마동석씨가 출연하는 한 광고가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눈부신 성장세를 시현하고 있는 알리익스프레스인데 중국 최대 e커머스 알리바바의 해외 서비스 자회사로 알려져 있다. 원래 알리익스프레스는 2010년에 출범하여 중국, 싱가포르 및 기타 지역의 소규모 비즈니스로 구성되어 글로벌 온라인 구매자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핀둬둬 산하의 온라인 유통플랫폼인 테무(Temu)도 빠른 속도로 국내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테무는 중국 현지 생산 업체와 세계 소비자를 중간 유통 과정 없이 직접 연결하여 저렴한 상품들을 대량으로 판매한다. 테무 플랫폼은 생산자가 자사의 상품을 테무 물류 창고로 배송하기만 하면 나머지는 모두 관리해주는 완전 위탁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제조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중국 유통플랫폼은 막강한 자본력을 배경으로 온-오프라인 광고에 집중하여 소비자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미국에서는 슈퍼볼 경기는 물론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페이스북 등의 주요 플랫폼에서 공격적인 광고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물량 공세 덕분에 시장에서 인지도를 급격하게 높일 수 있었다. 이러한 인지도를 기반으로 한국에서도 공세적인 전략을 취하고 있다.

중국 앱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거부감으로 인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국내시장에 안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이들 두 기업은 2023년 사용자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앱 순위에서 나란히 1, 2위에 올랐다. 2023년 말 기준 월간 활성 사용자(한 달 동안 앱과 상호 작용한 사용자로 잠재적인 구매자)는 알리익스프레스 713만명, 테무 453만명으로 중국 유통플랫폼 사용자는 1천만명을 훨씬 넘기며 국내 1위인 쿠팡에 이어 단숨에 2위의 자리에 올랐다.

무료 배송과 저가 공세로 중장년 남성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한 결과, 한번 들어서면 헤어 나오기 힘들다는 소위 ‘알리지옥’, ‘테무지옥’에 빠진 사람들의 사연이 심심치 않게 접하게 되었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가장 큰 매력은 싼 가격이다. 알리익스레스와 테무에서 판매하는 가격은 쿠팡과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에서 판매되는 가격의 절반 이하로 판매되는 경우가 상당수이다. 이들 두 기업은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보조금이나 물류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으며 세계시장을 겨냥한 초저가 가격경쟁을 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유통시장에 대한 잠식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들 유통기업에 편입하고자 하는 국내 제조기업이 늘어나는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중국 제조기업의 품질이 낮아서 싸구려 이미지가 강했으나, 한국 제조기업이 참여함에 따라 이러한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면서 국내 제조업을 장악할 수준에 이르렀다. 국내 유통플랫폼들의 이른바 갑질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조기업들이 중국 유통플랫폼에 입점하면서 국내 제조업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국내 제조업체나 유통업체는 중국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소싱하여 적당한 마진을 붙이는 방식으로 나름 편하게 영업을 해왔다고 볼 수 있다. 현재와 같은 유통 다단계 상황에서는 중국 유통플랫폼의 확산을 막아내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일단 가격경쟁력 면에서 싸움이 되지 않는다. 모기업의 막대한 자본력으로 무장한 중국 유통플랫폼은 공격적인 마케팅과 공급망 관리가 우수한 편으로 국내 유통플랫폼들의 대응이 쉽지 않을 것이다.

아직은 중국 유통플랫폼이 저렴한 가격, 무료 배달 및 반품 등으로 소비자의 관심을 끈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저렴한 중국제품의 품질을 높이지 못한다면 지금과 같은 물량 공세가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한국 제조기업들의 입점이 늘어나면서 품질과 가성비까지 겸비하게 된다면 중국 유통플랫폼의 국내 유통시장 장악은 시간문제일 수도 있다.

거의 독과점 상태인 국내 온라인 유통시장에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한 것은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측면이 있으나 그에 따른 대가는 혹독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유통플랫폼들이 소비자와 제조기업과의 상생 협업을 추구하지 않으면, 국내시장에 대한 중국 유통플랫폼의 역습을 막아낼 방법이 없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국내 제조업 기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현명한 소비자의 선택과 더불어 품질관리, AS 등 비가격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업계 스스로의 자구노력이 절실하다.

한국스마트컨설팅협회 김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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