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파운드리 또 한계단 점프…경계현 사장 “5년내 모두 업계 1위로”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 HBM 시장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하면서 5세대인 HBM3E를 올해 상반기 양산하고, HBM4의 경우 2025년 샘플링을 공급할 계획이다.

최첨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인 2나노(㎚·10억분의 1m) 경쟁에서는 일본의 인공지능(AI) 업체로부터 2나노 반도체 생산을 수주하면서 한발 앞서갔다. 삼성전자는 이를 토태로 5년 내 양 분야 모두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HBM3E 샤인볼트와 같은 삼성전자 반도체 제품은 생성형 인공지능(AI) 애플리케이션의 속도와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킬 준비가 돼 있다”며 HBM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 엔지니어들은 스마트워치와 모바일에서 엣지 디바이스와 클라우드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포괄할 수 있는 포괄적인 AI 아키텍처와 같이 미래에 필요한 고급 AI 솔루션을 예측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면서 “빠르게 진화하는 이 시대가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든 당황하지 말라. 삼성 반도체는 AI 비전을 현실로 만드는 데 필요한 솔루션을 고객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성능 메모리로, 1세대(HBM)-2세대(HBM2)-3세대(HBM2E)-4세대(HBM3)-5세대(HBM3E) 순으로 개발되고 있다.

현재 HBM 시장에서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경 사장이 HBM3E를 직접 언급하며 향후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메모리 테크 데이' 행사에서 초당 최대 1.2테라바이트(TB)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HBM3E D램 샤인볼트를 처음 선보인 바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HBM 판매량은 전 분기 대비 4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3.5배 규모로 성장했다.

김재준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HBM3E의 경우 주요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 중이며 올해 상반기 내에 양산 준비가 완료될 예정”이라며 “HBM4의 경우 2025년 샘플링, 2026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파운드리의 경우 삼성전자는 일본의 AI 스타트업 프리퍼드네트웍스(PFN)로부터 AI 가속기를 비롯한 2나노 공정 기반 AI 반도체를 수주했다.

2014년 설립된 PFN은 AI 딥러닝(심층학습) 개발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는 업체로 도요타, NTT, 화낙 등 여러 업종을 넘나들며 주요 기업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을 모두 갖추고 있어 HBM 등의 설계부터 생산, 2.5D 첨단 패키징까지 일괄생산(턴키)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PFN의 선택을 받았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해 6월 2나노 공정의 구체적 로드맵을 발표하며 파운드리 세계 1위 업체인 대만 TSMC와 최선단 미세공정 분야 경쟁에 불을 붙였다.

나노 단위의 반도체 회로 선폭이 좁을수록 소비 전력이 줄고 처리 속도는 빨라져 성능이 우수한 반도체를 만들 수 있다.

TSMC는 최근 2나노 시제품 공정 테스트 결과를 애플,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에게 공개했고, 2025년에는 양산 시작을 목표로 하는 등 2나노 경쟁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

삼성전자도 차세대 트랜지스터인 GAA(Gate-All-Around)를 적용한 3나노 공정을 2022년 6월 세계 최초로 시작하는 등 그간 축적한 기술력을 토대로 2나노 경쟁에서 기술적 우위를 점한다는 각오다.

경계현 사장은 지난해 5월 “2나노 공정부터는 업계 1위도 GAA를 도입할 것”이라며 “5년 안에 기술로 업계 1위를 따라잡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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