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분기 1조8000억서 4분기 3조3000억원으로
ICT서비스‧바이오 줄고 AI‧로봇 등 딥테크 투자 부상

스타트업. 사진/픽사베이
지난해 벤처투자는 하반기로 갈수록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특히 AI‧로봇 등 딥테크 분야의 투자가 두드러졌다. 사진/픽사베이

#삼성전자와 차세대 인공지능(AI)을 개발하는 시스템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은 지난해 1650억원의 시리즈B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창업 3년 반 만에 누적 2800억원의 자금을 모아 국내 반도체 스타트업 중 가장 많은 투자금을 모았다. 유동성 확대로 스타트업 투자가 많았던 2021~2022년보다 지난해 더 많은 투자를 끌어 모은 것이다.

20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벤처투자는 하반기로 갈수록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특히 AI 반도체‧로봇 등 딥테크 분야의 투자가 두드러졌다. 정부는 올해 투자 환경이 더욱 개선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투자 환경 조성에 나선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이날 발표한 2023년 국내 벤처투자 및 펀드결성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총 벤처투자액은 10조9133억원, 투자 건수는 7116건으로 나타났다.

수치상으로는 전년(12조5000억원, 7470건)과 비교해 투자액은 12.5%, 건수는 4.7% 감소했지만, 2021~2022년이 유동성 확대로 이례적으로 벤처투자가 급증했던 시기임을 고려하면 한국 시장은 상대적으로 양호했다는 것이 중기부의 설명이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하반기로 갈수록 뚜렷하게 드러난 회복세다. 지난해 벤처투자액은 1분기까지는 1조8000억원에 그쳤지만, 이후 2분기 2조7000억원, 3분기 3조2000억원, 4분기 3조3000억원까지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 투자액은 6조5000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33% 증가해 투자 심리가 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줬다.

종목별로 살피면 AI 반도체‧로봇 등 딥테크(선도기술) 분야가 투자를 이끌었다.

스타트업레시피에 따르면 시스템반도체 개발 스타트업 리벨리온의 경우 지난해 165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기업 오케스트로도 13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1000억원 이상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냈다.

시스템반도체 기업인 망고부스트와 세미파이브도 각각 740억원과 675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이에 따라 ICT제조 분야는 지난해 총 1조3933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유치해 8561억원에 그친 전년도에서 62.7%의 성장을 기록했다. 전기‧기계‧장비도 39.7% 오른 1억5090억원의 투자를 끌어냈다. 2개 업종이 받은 투자액 비중은 전체 투자 중 26.6%에 달했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급성장했던 ICT서비스, 유통·서비스, 게임 분야의 투자는 위축됐다. ICT서비스는 3조4996억원에서 2조2239억원으로 36.5% 줄었고, 유통‧서비스의 경우 1조7930억원에서 1조163억원으로 43.3% 감소했다. 게임 스타트업 투자도 2376억원에서 1567억원으로 줄었다.

바이오 분야 투자도 1조9494억원에서 1조7102억원으로 12.3% 감소했다.

한편 연간 펀드 결성액은 12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중기부는 2022년 17조7000억원 대비 28% 줄었으나, 2008년 이후 연평균 18% 늘면서 중장기 성장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펀트 결성액 실적을 살피면 1분기 1조7000억원에 그쳤다가 2분기에는 2분기 3조원으로 82% 증가하는 등 최근 4개 분기 연속으로 펀드결성액이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다.

정부는 벤처투자 시장의 중장기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앞으로 ▲벤처펀드에 대한 정책금융 마중물 신속투입 ▲민·관 공동펀드 조성 ▲신규 출자재원 발굴 등 다각도로 투자재원을 확충한단 방침이다.

이를 위해 중기부 모태펀드 출자예산 9100억원을 1분기 내에 모두 출자하고, 민·관이 함께 조성하는 '스타트업코리아펀드'도 민간 출자자 의견 수렴 및 구체적 출자협의를 빠르게 진행한다.

또한 벤처캐피탈이 해외 출자자를 유치하는 데 필요한 투자경력을 쌓을 수 있도록 모태펀드의 '글로벌펀드 출자사업'에서 외국 벤처캐피탈과 공동으로 운용하는 자펀드의 비중을 확대키로 했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업계에서도 2024년 투자계획을 전년 대비 늘리는 등 향후 시장상황이 더욱 나아질 것이라는 현장의견이 상당하다”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적절한 정책수단을 총동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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