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인하 위험 경고…"지난 2년간 노력 물거품"

연장준비제도 청사.
연장준비제도 청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계획과 관련해 연준 인사들 사이에서 신중론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연준 인사들이 연일 올해 인하 방침에는 공감하면서도 인하 시기와 관련해서는 더욱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22일(현지시간) 연준이 올해 금리인하를 하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면서도 너무 이르게 하는 데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하커 총재는 이날 델라웨어주 행사에서 "올해 금리 인하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며 "하지만 지금 당장 그것을 원하는 누군가에게는 주의를 기울이게 하고 싶다. 우리는 이 문제를 바로잡을 시간이 있다"고 했다.

하커 총재는 또 "개인소비지출(PCE) 지수를 목표치인 2%로 되돌리기 위한 마라톤 과정의 마지막 단계로 보인다"면서도 "지난 2년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금리를 너무 일찍 낮추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물가 상승의 하향 추세를 확인하기 위해 앞으로 나올 데이터를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연준의 금리 결정에 투표권을 갖고 있지 않은 하커 총재는 연설 후 토론에서는 연준의 5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아예 배제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리사 쿡 연준 이사도 이날 한 콘퍼런스에서 2% 인플레이션 목표를 향한 진전이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며 금리 인하 개시 전에 인플레이션이 좀 더 진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쿡 이사는 "금리 인하를 시작하기 전에 인플레이션이 2%로 수렴하고 있다는 더 강한 확신을 갖고 싶다"며 "아직은 금리를 인하할 때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중도 성향으로 평가받는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도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개선되고는 있지만 금리를 너무 많이 인하하는 데 조심해야 한다"며 "올해 하반기에 인하 과정을 시작하는 게 적절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제퍼슨 부의장은 소비지출의 회복 가능성과 지정학적 긴장, 고용 요인 등을 지목하며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면서도 "경제가 전반적으로 예상 경로로 움직일 경우 연내 통화정책 완화 개시가 적절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인사로 분류되는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21일 경제 환경이 금리 인하를 보장하지 않는다면서 금리 인하 시기와 관련 "지금은 확실히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달 초 지표에 따르면 올해 1월 소비자 물가는 주거 및 서비스 비용으로 예상보다 많이 상승했으나 상품 가격은 계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공개된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월 의사록에서도 위원들은 금리를 너무 빨리 내리면 위험할 수 있다며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다음 달 금리인하 전망이 우세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오는 6월로 미뤄진 상황이다.

오는 29일에는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평가 척도인 PCE 가격 지수가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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