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의 해외 원전 수주…폴란드‧우크라로도 진출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자력발전소 위치도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자력발전소 위치도

현대건설이 총 사업비가 18조원을 풀쩍 넘는 불가리아 대형 원전공사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현대건설은 정부의 원자력산업 복언 의지와 지원정책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26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지난 23일(현지시간) 불가리아 의회는 코즐로두이(Kozloduy) 원자력발전소 신규 건설공사의 입찰자격사전심사(PQ, Pre-Qualification)에서 현대건설의 단독 통과를 승인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지난 2009년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자력발전소를 수주한 뒤 15년 만의 해외 대형원전 사업 수주에 성공하자 주가도 뛰어올랐다. 현대건설 주식은 이날 오전 10시30분 기준 3만4800원으로 전일대비 1200원(3.4%)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코즐로두이 원자력발전소 신규 건설공사는 수도인 소피아로부터 북쪽으로 약 200km 떨어진 코즐로두이 원전 단지 내에 2200MW급 원전 2기를 추가로 신설하는 프로젝트다.

총 사업비는 140억달러(한화 약 18조7000억원)로, 현대건설의 지난해 총 해외수주액 12조8860억원을 훌쩍 넘기는 금액이다. 현대건설의 구체적인 수주액은 오는 4월 발주처인 불가리아 원자력공사가 최종 계약자를 선정하고 협상을 진행해 결정될 전망이다.

불가리아 전력 생산의 3분의 1을 담당하는 코즐로두이 원전은 1969년부터 시공된 불가리아 최초의 원자력발전소로, 1~4호기는 노후화 문제로 폐쇄됐으며 현재는 러시아에서 개발된 가압경수로형 모델 5‧6호기가 운영 중이다. 이번에 신규 건설이 확정된 7‧8호기는 AP1000 노형이 적용될 예정으로 2035년까지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미국 벡텔‧플루어 등 강력한 입찰 경쟁자를 제치고 까다로운 사전요건을 충족시킨 유일한 시공사가 됐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풍부한 시공 경험, 뛰어난 기술력, 탄탄한 재무 건전성을 확보한 가운데 정부 차원의 원전 생태계 복원 결정과 지속적인 K-원전 지원책이 주효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해 발주가 재개된 신한울 3‧4호기 원자력발전소 주설비 공사를 수주하며 국내 최초 원전인 고리 1호기를 시작으로 국내외 한국형 대형원전 36기 중 24기에 시공 주관사로 참여한 바 있다.

2022년 한미 정상회담 이후 ‘한-미 청정에너지 동맹’에 따른 파트너십이 SMR 등 차세대 원전사업까지 확대되며 글로벌 시장 선점에도 힘을 쏟고 있다. 현재 현대건설은 폴란드‧우크라이나‧루마니아 등에서 새 원전 수주를 노리고 있다. 특히 폴란드의 경우 지난해 9월 ‘신규 원자력 사업을 위한 업부협약’을 체결하고 적극적으로 신규 원전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있다.

미국 원자력기업인 홀텍 인터내셔널과 독점 계약을 체결하고 국내 건설사 최초로 미국 소형도듈원전(SMR) 최초 호기 설계 착수하는 등 대형원전 외에도 SMR, 원전해체, 사용후 핵연료시설 등 원자력 전 생애주기에 대한 글로벌 영향력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해외 원전 일감 확보는 국내 원전기업에 동반진출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다양한 공급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원전산업 전반의 고용창출 및 생산유발 등 경제적 파급효과도 크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대한민국 원자력 산업의 재도약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특히 유럽시장은 그린 택소노미에 이어 탄소중립산업법(NZIA)까지 원자력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가 확산되는 가운데 대규모 발주가 예상되는 만큼 팀코리아 참여는 물론 다각적 루트를 통해 더 많은 수주 낭보를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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