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100→73만원 주가 요동…이호진 회장 3월 복귀 필요성 대두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건강을 이유로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온 가운데 대법원이 법리적용을 이유로 재판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내면서 양형 변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건강을 이유로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온 가운데 대법원이 법리적용을 이유로 재판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내면서 양형 변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발표되면서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으로 꼽히던 태광산업의 주가가 오히려 하락했다. 자사주 소각과 배당확대를 유도할 리더십에 공백이 커 기대감이 줄어든 것으로 여겨진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태광산업 주가는 73만7000원으로 전날 대비 2.77%가 떨어졌다. 태광산업 주가는 정부가 저PBR 주를 중심으로 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달 19일 57만3000원에서 같은 달 30일 99만4000원까지 급등했었지만 이후 하락세다.

정부는 저PBR 종목들이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책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권고 사항이면서, 자사주 소각이 기업들이 받을 혜택이 없다고 여겨지면서 자사주 소각 가능성에 의문이 생겼다.

태광산업은 3분기 말 기준 자사주 27만1769주, 지분율 기준 24.41%를 보유하고 있어 우리나라 기업 중에서도 상당히 많은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PBR은 0.15배로, 블룸버그가 조사한 우리나라 전체 기업 평균 1.04배보다도 매우 낮다.

낮은 PBR은 낮은 배당 등 소극적인 주주환원책이 영향을 주고 있다. 태광산업의 현금배당성향은 2022년 기준 0.43%로 우리나라 평균 26.0%와 비교가 안될 정도로 떨어져 있다.

배당여력이 없는 건 아니다. 태광산업의 당기순이익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2020년 1557억원에서 2021년과 2022년 3000억원이 넘었지만, 배당총액은 전년 대비 1억7000만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 사이 이익잉여금은 4조원을 돌파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본격화되면서 배당확대도 기대해 볼 수 있지만 최근 상황은 좋지 않다. 태광산업은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1% 떨어졌으며, 영업이익은 2022년 1044억원에 이어 991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또 당기순이익은 95.1% 하락한 152억원을 보였다.

특히 2022년에 늘어난 당기순이익은 지분법 이익과 법인세수익으로 발생한 것으로, 사업을 통한 실질 수익이 아니다. 실제로 태광산업의 2022년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463억원을 보였다.

쌓여 있는 현금은 2년 연속 적자와 함께 10조원 투자 계획을 염두하면 풀기 쉽지 않다. 태광산업은 2022년 말 향후 10년 간 석유화학 부문에 6조원, 이중 4조원은 친환경과 고기능성 소재를 중심으로 한 신사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실제적인 투자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신사업과 주주환원책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이호진 전 회장이 경영에 복귀할지가 주목된다. 이 전 회장은 횡령·배임과 법인세 포탈 등 혐의로 2018년 구속돼 징역 3년을 확정 받은 후, 2021년 10월 만기 출소했다. 이어 지난해 광복절 특사에 포함되면서 복권됐다.

업계에서는 태광산업이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해 전문경영인 체제 속에서 리스크를 안고 투자에 나서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10조원 투자 계획을 밝힌 상황에서 자금을 주주환원책으로 돌리거나, 자사주 소각 규모와 시점을 결정하는 건 전문경영인이 나서기 힘든 사안으로 여겨진다.

태광산업으로서도 지난해에 이어 트러스톤자산운용이 경영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의사를 밝힘에 따라 이 전 회장의 복귀를 절실히 기다리는 중이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지난해 주총에서 ▲1주당 1만원 현금배당 ▲주식 10분의 1 액면분할 ▲자사주 취득 등을 요구했지만 모두 부결 당했다. 올해는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권 영향’으로 변경하고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 후보자를 제안한 상태다.

이에 대해 태광산업은 "자사주를 많이 가지고는 있지만 현재로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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