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택 수주 줄면서 오피스 40% 급감…임대료는 역대 최대 상승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고공행진하는 원가율로 지난해 주택 인허가·착공 물량이 급감한 가운데 비주택 건물도 더욱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현재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오피스의 공급이 더욱 줄면서 임대료 상승이 더욱 가팔라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29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의 건설동향브리핑에 따르면 지난해 총 건설수주액은 전년과 비교해 17.4% 감소한 189.9조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민간 \수주의 경우 27.4%나 감소한 125.5조원에 그치면서 4년 사이 최저치였다.

민간수주 중에서도 주택수주는 54.5조원으로 전년 대비 32.6% 줄었고, 상업용 오피스 건물·공장·창고 등 비주택 건축수주는 44.2조원에 그쳐 전년 대비 34.5% 줄었다.

비주택 중에서도 오피스·점포 수주는 2022년 28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17조3000억원으로 39.2%나 줄었다. 통상적으로 건축물의 수주부터 준공까지 걸리는 2~3년을 고려할 때 2025~26년의 오피스·점포 공급이 40% 가까이 급락할 우려가 있는 것이다.

건산연의 2024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전망한 바에 따르면 이러한 공급 감소 추세는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세미나에선 비주택 분야의 총 수주액이 올해보다도 3.8% 하락한 63.3조원에 그칠 것이란 예상을 내놓았다.

오피스의 공급 부족의 장기화는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임대료 상승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부동산의 통계에 따르면 오피스의 수요를 나타내는 지표인 전국 오피스 공실률은 2023년 1분기 9.5%에서 시작해 2분기 9.4%, 3분기 8.9%, 4분기 8.8%로 빠르게 낮아졌다. 엔데믹이 도래하면서 출근 근무를 선호하는 기업이 급증하면서 오피스의 수요도 함께 뛴 것이다.

오피스 건물이 밀집한 서울의 경우 이미 오피스 품귀 현상이 일어나며 임대료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종합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 코리아의 ‘2023년 4분기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서울 주요 3대 권역 A급 오피스 시장의 평균 공실률은 1.5%다. 공급과 수요가 균형을 이룬 상황의 최저 공실률인 자연공실률 5%를 한참 밑도는 것으로, 서울의 오피스 수요가 그만큼 높고 빈 사무실을 찾기 어렵단 뜻이다.

특히 강남권역의 오피스 공실률은 0.7%로 지난해보다도 0.4%p 줄며 수요가 극도로 높은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높은 수요에 따라 평균 명목임대료는 2023년 누적 8.8% 오른 3만4472원으로 전례 없는 상승률을 나타냈다. 실질임대료는 이보다도 더 높아 누적 15.1% 오른 3만2156원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올해 22만㎡의 A급 오피스가 신규 공급되나 이중 18%는 사옥 용도, 임차형 자산의 70%는 준공 전 임차인을 확보한 상태”라며 “오피스 이전은 당분간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서울 임대료 상승 폭이 가파른 가운데 신규 오피스 공급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임대료 부담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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