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일대. 사진/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일대. 사진/연합뉴스

올해도 전국적으로 주택 가격이 하락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강남구 등 한강이남 일부 지역에선 긍정적 기대감이 유지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강남 지역은 원래 금리 등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은 곳인데다, 시장이 양극화되면서 수요가 집중될 수 있단 근거에서다.

실제로 전국적인 집값 한파가 몰아치던 2월에도 이들 지역에선 3억원 이상의 상승거래가 관측됐다.

4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4 KB 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주택 매매가격은 4.64% 내리면서 전년(-1.83%)보다 하락폭을 2배 이상으로 키웠다. 

또 보고서가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의 74%, 공인중개사와 자산관리전문가의 79%는 올해도 주택 가격 하락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 매매가격은 지난해 상반기 이후 회복세를 보였으나 상승폭은 크지 않았고, 12월 다시 하락세로 전환되면서 최종적으로는 4.64% 내렸다. 매매 거래량도 월 5만건 내외로 침체가 계속됐다.

다만 이런 가운데에서도 보고서는 서울 강남구는 정부 규제 완화와 주택 수요 집중으로 긍정적 기대감이 유지될 것이라고 봤고, 이어 서초구는 높은 분양가에도 청약 수요가 많고 송파구에는 전세가격 하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대규모 단지가 입주할 예정인 점을 짚었다.

실제로 강남구는 거래 침체는 피하지 못했으나 가격 하락폭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 30평대 매매가격은 2023년 초 30억원 중반이었으나 신속통합기획 추진과 재건축 설계사 선정 등으로 최고 44억원까지 상승했다.

아파트 실거래가앱 아실의 자료를 살피면 올해 들어서도 이들 지역에선 억 단위 상승거래가 확인됐다. 강남구 대치동 한보미도맨션 1·2차 전용면적 128㎡의 경우, 지난달 7일 35억8000만원에 거래돼(8층) 1월29일 기록한 직전거래가 32억5000만원보다 3억3000만원(3층) 올랐다. 

송파구 잠실동 레이크팰리스 전용 84㎡는 지난달 6일 21억4600만원에 손바뀜했는데(17층), 이는 직전 거래가 19억8000만원에서 1억6000만원 이상 오른 것이다. 같은 잠실동의 리센츠 전용 27㎡도 지난달 8일 11억6000만원에 거래돼(32층) 직전 거래가 9억1000만원보다 1억4000만원이 올랐다.

강남·송파 등에서 주택 규모를 가리지 않고 상승거래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KB경영연구소는 "강남구가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매매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당초 우려되었던 부동산 경착륙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고, 기준금리와 거시경제 상황 등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아 주택시장에 대한 기대 심리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정리했다.

이어 매매 거래 위축은 계속되고 있으나, 주택에 대한 매수세는 소폭 회복된 상황에서 시장 양극화가 심화되며 강남구 등 주요 지역으로 수요가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송파구에 대해서는 지난해 매매 거래가 회복 되다 하반기부터 관망세로 전환됐지만, 전세시장은 활성화가 진행 중이라고 봤다. 대단지, 학군 등으로 실수요자의 선호도가 높은 헬리오시티, 잠실 엘스와 리센츠 등에 대한 수요가 지속되면서 전세가격 상승세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나타났단 것이다.

이에 따라 분양 시장 위축 속에서도 강남구 분양은 호조를 보일 것이란 관측도 잇따랐다.

올해 강남에서는 3월 대치동의 디에이치대치에델루이(282세대), 5월 도곡동의 래미안레벤투스(308세대) 등의 분양이 예정돼 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