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연구진이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상온 초전도체 /유튜브 캡처
한국 연구진이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상온 초전도체 /유튜브 캡처

상온·상압 초전도체 'LK-99'를 만들었다고 주장한 국내 연구팀이 새로운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미국 학회에서 공개했다. 다만 학계에서 공신력 있는 검증이 부족해 학술적 인정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관련 주식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K-99를 발견했다고 주장한 김현탁 미국 윌리엄앤드메리대 연구교수는 4일(현지시각)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린 미국물리학회(APS) 3월 학회 초전도체 세션에서 상온·상압 초전도체라고 주장하는 물질 'PCPOSOS'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는 PCPOSOS라는 물질이 제로 저항, 마이스너 효과(초전도체가 외부 자기장에 반발하는 현상), 자석 위에서의 부분 부상 등 초전도체 특성을 나타냈다는 설명이 담겼다. 특정 상황에서는 샘플이 자석 위에서 완전히 뜨는 공중부양을 보였다며 1600배 확대한 사진도 함께 공개됐다.

김 교수는 공중부양 영상 촬영과 제로 저항 실험 등은 'SCTL'이라는 다른 연구실에서 진행됐으며, 다른 연구실에서도 재현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또 PCPOSOS가 자석 위에서 완전히 뜨지 않고 일부만 뜨는 부분 부상 현상을 보이는 것에 대해 자석의 자기장이 불균일해 나타난 것으로, 이것이 2종 초전도체에서 나타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PCPOSOS는 산화구리(CuO)와 황화구리(CuS) 두 개로 분해되며 김 교수 본인이 초전도체를 설명하기 위해 만든 이론인 'BR-BCS'에 따라 내부 초전도상이 황화구리에 의해 나온다는 설명이다. 발표 마지막에는 PCPOSOS의 제작방법을 사전공개 사이트 '아카이브'에 공개했단 정보도 나왔다.

다만 제로 저항 데이터는 앞서 LK-99와 마찬가지로 잡음 신호가 커 명확히 알아보기 어려웠고, 검증 기관으로 소개한 SCTL이 어떤 곳인지에 대해서도 설명이 없었다.

현장의 연구자들은 이번 발표에 대해 지난해 LK-99 발표에 비해 크게 진전된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특히 상온 상압 초전도체 샘플을 현장에서 공개하는 대신 영상만이 나온 것을 두고 검증이 부족하단 지적도 나왔다.

국내 전문가 또한 이번 학회 발표가 학술적으로 발표 내용을 인정받는다는 의미는 아니라며 확대 해석을 주의해야 한단 조언을 남겼다. 한국초전도저온학회에 따르면 학술대회 발표는 일정한 요건을 갖춘 누구나 가능한 것으로, 발표 자체만으로는 학회의 내용 인정이나 승인 절차를 의미하지 않는다. 제 3의 기관에 PCPOSOS를 맡겨 측정한 결과를 내놓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신뢰성이 부족하단 평가다.

이처럼 학회에서 신중한 자세를 취하자 초전도체 관련주들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초전도체 ‘대장주’인 신성델타테크의 주식은 이날 오전 10시40분 기준 10만9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전날 대비 1만4200원(11.52%) 내린 금액이다.

초전도‧나노‧첨단 소재 기업인 (주)서남의 주식도 같은 시간 기준 전날보다 1180원(17.03%) 내린 5750원까지 빠졌고, 씨시에스도 450원(12.10%) 내린 3270원, 모비스도 290원(6.48%) 내린 4185원에 거래돼 전체적으로 큰 약세를 보이고 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