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원대 5G 요금제로 가격 경쟁력↓
금융사 업계 진출 ‘엎친 데 덮친 격’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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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통신물가 인하 정책에 국내 이동통신사가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알뜰폰업계의 활로가 막막해 지고 있다.

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의 시행령 개정안에 따른 이동 전환지원금 지급 기준 제정을 행정예고했다.

해당 고시안은 ‘이동통신사업자 변경 시 번호 이동 전환지원금 지급 기준’을 담고 있다. 통신사업자가 50만원 이내에서 위약금, 심(SIM) 카드 발급 비용 등을 전환지원금으로 지급할 수 있다. 즉 번호이동 가입자에 대해 최대 50만원까지 지원이 가능한 것이다.

이는 단통법 폐지 전 시행령 개정부터 추진해 통신사 간 지원금 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활동의 일환으로 보인다.

여기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달 중으로 3만원대 5G 요금제를 내놓고 삼성전자는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A 시리즈 3종을 올해 상반기 안에 선보이며 통신비 절감 대책을 꺼내놓고 있다.

통신사에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갤럭시A 시리즈 라인업은 갤럭시A15·A35·A55다. 이 중 갤럭시A15는 LG유플러스 ‘갤럭시 버디’, 갤럭시A55는 SKT의 ‘갤럭시 퀀텀’ 등 통신사 전용 단말기로 출시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11월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을 통해 통신 3사와 협의해 올해 1분기 내에 3만원대 5G 요금제를 신설하고 국내 단말기 제조사와 협의해 상반기 내에 30만~80만원대 중저가 단말기를 3~4종 출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저가 요금제에 저가 단말기 조합의 확대로 소비자 부담이 줄어들면서 알뜰폰으로 갈아타려는 고객 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통신 3사 중 가장 먼저 3만원대 5G 요금제를 내놓은 KT의 경우 알뜰폰 요금제와 비교하면 혜택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 알뜰폰업계 1위인 KT엠모바일의 무제한 요금제는 5G 모두다 맘껏 10GB+(10GB+400Kbps) 3만7000원, 5G 모두다 맘껏 안심 6GB+(6GB+400Kbps) 2만1900원부터 시작한다.

KT가 이번에 신설한 5G 안심·이월 요금제는 5G 슬림 4GB(4GB+400Kbps) 3만7000원부터, 요고30(5GB+400Kbps) 3만원부터 시작한다. 여기에 기본 데이터를 2배 더 주는 Y덤 혜택을 더하면 가격 대비 제공데이터 편차는 더 줄어든다.

Y덤 혜택은 Y전용요금제 뿐만 아니라 전용 요금제에 따로 가입하지 않아도 데이터를 2배 제공한다. KT는 최근 Y덤 혜택 대상 연령을 만 29세에서 만 34세로 확대하기도 했다.

최근 통신 3사의 번호이동 가입자 수가 줄어드는 가운데, 과거처럼 서로의 고객을 뺏으려는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 현황’에 따르면 통신사별 2월 번호이동자 수는 SKT 10만922명, KT 6만6065명, LG유플러스 7만1349명으로 전월 대비 각각 3.8%, 8.8%, 5.4% 감소했다.

이통 3사의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프로모션을 강화하면 알뜰폰은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양상을 당할 수 있다. 알뜰폰의 번호 이동자 수는 26만5668명으로 전월 대비 13.5% 하락했다. 이는 갤럭시S24 출시 기저 효과와 단통법 폐지 추진으로 알뜰폰의 매력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융사들도 알뜰폰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알뜰폰업계의 빙하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2019년 금융권 최초로 KB국민은행이 ‘Liiv M(리브 엠)’으로 알뜰폰 사업에 뛰어든 이후 최근 우리은행도 알뜰폰 사업을 위한 새 조직 꾸리기에 들어갔다.

이어 신한투자증권도 신규 통신사업자로 나선 스테이지엑스에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했다. 스테이지엑스는 카카오에서 계열을 분리한 스테이지파이브가 이끄는 컨소시엄이다.

알뜰폰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단통법 폐지 이야기가 나오면서 업계 내부에서도 지난해보다 긴장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단통법이 아직 구체적인 개정안들이 나오지 않은 상태라 진행되는 상황을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 3사에서 모두 3만원대 5G 요금제가 출시되면 요금제가 세분화돼 알뜰폰업계와의 요금제 금액 차이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게 되면 사실 통신사보다는 알뜰폰업계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부적인 압력에 의해 통신 3사의 5G 요금제 하한선이 내려오게 되면 알뜰폰에 가입하려다가도 이정도 가격대면 그냥 기존 통신사에 잔류해도 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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