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PRiMX 전고체' 로드맵 공개…에너지밀도 900Wh/L
LG엔솔 테슬라 이어 올해 8월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 양산
SK온 밀도·주행거리↑ 시간을 유지한 'Advanced SF 배터리'

삼성SDI '인터배터리 2024' 전시회 부스. 사진/김혜준 기자
삼성SDI '인터배터리 2024' 전시회 부스. 사진/김혜준 기자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맞서 2차전지 시장 주도권을 지키기 위한 국내 업체들의 기술들이 '인터배터리 2024'에서 모두 선보였다.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는 12회째를 맞이했으며, 올해는 전 세계 18개국에서 579개 업체가 참가했다. 전시회 측에서는 관람객 규모를 역대 최대 수준인 7만5000명을 예상하고 있다.

인터배터리에서 국내 대표 2차전지 배터리 3사는 각자의 경쟁력들을 선보였다.

기술적으로 가장 주목 받은건 삼성SDI의 전고체다.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화재의 위험성이 적고, 주행거리는 길어 차세대 배터리 기술로 꼽힌다.

삼성SDI의 'PRiMX 전고체 배터리'. 사진/김혜준 기자
삼성SDI의 'PRiMX 전고체 배터리'. 사진/김혜준 기자

지난해 5월 중국언론들은 간펑리튬이 1세대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시작했다고 발표했으며, 이는 삼성SDI의 2027년 양산 계획보다 4년 빠른 시점이다.

이날 공개한 삼성SDI의 'PRiMX 전고체 배터리' 로드맵 시점은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전고체 배터리의 성능에서 간평리튬보다 훨씬 앞선다. 중국언론에 따르면 간평리튬의 전고체 배터리는 1kg당 260Wh 수준의 밀도를 가지고 있으며, 삼성SDI가 준비중인 배터리는 중량당 에너지밀도 450Wh/kg로 1.5배 수준이다. 부피당 에너지밀도는 900Wh/L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3월 경기도 수원 R&D센터에서 준공된 S라인에서 프로토 샘플을 생산 중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PRiMX는 독자적인 혁신 음극 기술을 적용했다”며 “이는 에너지 밀도 증가와 사이클 수명을 개선한 신규 음극 구조”라고 설명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전고체 배터리에 대해 이날 전시회에서 "준비하고 있는데, 미래 기술이다 보니까 완성도가 높고 실제 적용할 수 있는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며 "그래서 좀 시간이 걸려도 제대로 된 것을 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중국 업체들이 주도하던 셀투팩(CTP·Cell to Pack) 기술도 이제는 국내 업체들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셀은 배터리 기본 형태며 이를 프레임에 넣은 조립체가 모듈, 모듈에 각종 제어와 보호 시스템을 장착한 최종 형태가 팩이다. 셀투팩은 중간 단계가 생략된 만큼 가격은 낮추고 효율성은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LG에너지솔루션 '인터배터리 2024' 전시회 부스. 사진/김혜준 기자
LG에너지솔루션 '인터배터리 2024' 전시회 부스. 사진/김혜준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전시회에서 최초로 파우치형 셀투팩(CTP·Cell to Pack) 배터리를 선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전시회에서 실제 자동차의 하단 뼈대와 비슷하게 제작된 목업(mock-up)에 셀투팩 적용 배터리를 장착했다.

다만 중국의 CATL과 BYD가 이미 셀투팩을 적용한 배터리를 선보인 만큼 좀 더 주목되는 건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르면 8월, 삼성SDI는 올해 중 양산준비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SK온은 이어 양산 시기와 제품의 형태는 수요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원통형 배터리는 원통형 캔에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을 말아 넣은 형태로, 각형과 파우치형 배터리 대비 저렴하면서도 제작 속도가 빠르다. 특히 각형과 파우치형이 주문에 맞춰 생산해야하는 것과 달리, 원통형 배터리는 4680(지름 46㎜, 길이 80㎜) 규격으로 표준화되면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원가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미 테슬라는 최근 출시한 사이버트럭에 4680 배터리를 적용했다. BMW는 오는 2025년 전기차에 적용할 예정이며, GM과 스텔란티스, 볼보, 루시드 등도 길이가 더 긴 원통형 배터리 채택을 검토 중이다.

4680 원통형 배터리는 열 방출량이 많고 배터리 팩 내부에 빈 공간이 많아 효율성이 떨어지며 공정과 용접 난이도가 높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테슬라를 제외하면 4680 원통형 배터리를 양산하는 곳은 없다. 즉 올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양산을 시작하면 해당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

SK온은 '인터배터리 2024'에서 겨울 주행거리가 줄어드는 기존 배터리의 단점을 극복한 ‘윈터 프로 LFP''를 공개했다. 사진/김혜준 기자
SK온은 '인터배터리 2024'에서 겨울 주행거리가 줄어드는 기존 배터리의 단점을 극복한 ‘윈터 프로 LFP''를 공개했다. 사진/김혜준 기자

CATL로부터 위기감을 느끼던 급속충전 기술도 SK온이 만회했다. SK온의 어드밴스드 SF(Super Fast) 배터리(이하 Advanced SF 배터리)는 이날 ‘2024 인터배터리 어워즈’에서 ‘급속충전 최고혁신상’(Best Fast Charger Innovation Award)을 수상했다.

통상적으로 LFP 배터리는 NCM 배터리에 비해 높은 전압을 필요로 해 급속충전이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인식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CATL이 10분 충전으로 400km 주행 가능한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하면서 NCM이 급속충전 효율성도 경쟁력을 잃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번 전시회에서 SK온이 공개한 Advanced SF 배터리는 이전 SF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는 9% 높이면서 1회 충전 주행거리를 이전 400km에서 500km까지 연장했다. 보통 에너지 밀도가 10% 증가하면 급속충전 시간이 20% 증가하지만, SK온은 충전 시간을 기존과 같은 18분으로 유지했다. 다만 여전히 LFP 배터리보다 충전 시간이 길다. SK온은 Advanced SF 배터리를 기아 EV9에 탑재해 배터리와 차량 실물을 전시한다.

이와 함께 SK온은 충전 시간을 더욱 단축한 SF+, 겨울에는 주행거리가 줄어드는 기존 배터리의 단점을 극복한 ‘윈터 프로 LFP' 등을 공개했다.

한편 SK온은 지난해 국내 기업 최초로 LFP 배터리를 공개하며 주목 받았다. 이에 대해 이석희 SK온 사장은 이날 전시회에서 “LFP 배터리 개발이 완료됐으며 2026년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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