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들 똑똑하게 장사합시다(17)
중소기업신문·부자비즈 공동기획

김미화·서승민 머슬장어 사장.
김미화·서승민 머슬장어 사장.

프랜차이즈는 모든 면에서 개인 식당보다 앞서나간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뺨치게 디지털 전환에 성공한 식당이 있다. 인테리어는 와인바처럼 주방과 매장은 자동화와 디지털 전환으로 최첨단 시설로.

주인공은 서울 마곡동에 있는 <머슬장어>다. 머슬장어는 세련된 인테리어와 첨단 시설로 창업한지 2년이 안됐지만 지역 맛집으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이 매장을 운영하는 김미화 사장은 이전에 미역국전문점 가맹점을 운영했다. 그런데 힘든 주방일 때문에 홀과 주방직원간의 갈등이 끊이질 않아 마음 고생을 많이 했다. 직원관리에 구인난까지 겹쳐서 힘든 현실을 주방 자동화와 홀의 디지털 전환으로 극복했다. 서빙로봇과 테이블오더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진행한 2023년 스마트상점 기술보급사업에 선정되어 도입했다.

<머슬장어>를 창업한지 1년 7개월, 아직 완전히 자리 잡은 것은 아니지만 월평균 6~7천만 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가게는 안정화되어가고 있다. 여름 성수기에는 월 1억 정도 매출이 나오기도 했다. 남편과 함께 가게를 꾸려가고 있는 김 사장의 스마트한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난이도 최상의 미역국전문점 창업해 5년 간 운영

서울에서 나고 자란 김 사장은 대학에서 통계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에는 과외를 하며 아이들을 가르쳤다. 과외는 13년 정도 했는데 나이가 들어가자 더 이상 경쟁력이 없어졌다.

다른 일을 물색하다가 김 사장이 선택한 것은 창업이었다. 처음에는 볼링장을 오픈해 운영하다가 외식업으로 눈을 돌렸다. 아이템을 물색하던 중 지인의 추천으로 미역국전문점을 알아봤다. 가맹 본사에서는 미역국 끓이는 것이 라면 끓이는 것만큼 쉽다고 했다. 그러다 실제 교육을 받아보니 미역국을 주문받을 때마다 개별적으로 끓이는 거라 난이도가 높았다. 그러나 이미 매장 인테리어 공사는 진행 중이었고 오픈을 안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2018년도에 미역국전문점을 시작했다.

외식업 경험이 없던 터라 시행착오가 많았다. 특히 힘들었던 것은 직원관리였다. 사장이 경험이 부족하니 사공들이 많아졌다. 경험 없는 사장을 만만히 보는 것부터 주방 직원과 홀 직원간의 알력 다툼, 한국인 직원과 외국인 직원간의 갈등까지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었다.

◆힘든 직원관리에 지친 김 사장이 생각해낸 묘안

미역국전문점은 밥 메뉴라 그런지 코로나에도 큰 부침은 없었지만 좀 더 확실하게 잘 되는 아이템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 사장 부부는 고민 끝에 장어전문점을 선택한다. 둘 다 장어를 많이 좋아했기 때문이다.

장어전문점을 오픈하기 위한 계획을 짜면서 김미화 씨와 남편 서승민 사장 부부는 미역국전문점을 하면서 불거졌던 문제점들을 다시는 겪지 않기 위한 전략을 세웠다.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이 근무 환경이었다. 근무 환경이 좋아지면 직원간에 갈등도 줄어들고 이직도 감소할 거라 생각했다.

우선 주방을 자동화시스템으로 만들었다. 야채, 생강, 마늘 써는 기계부터 식기세척기, 불판 세척기, 초음파세척기 등을 설치해 사람이 하지 않고 기계가 다 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주방에서 불로 조리를 하지 않도록 홀 테이블에 인덕션을 다 심어놓았다. 하다못해 물통도 없애고 손님들에게는 생수병을 주는 것으로 했다. 미역국전문점 할 때 물통을 누가 씻느냐는 문제로 주방 직원과 홀 직원이 싸웠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모든 갈등 요소를 차단하도록 매장을 구성한 뒤 2022년 7월 <머슬장어>를 오픈했다.

◆메뉴 구성은 최대한 단순하게

메뉴 구성은 최대한 단순하게 했다. 장어의 맛과 품질이 좋기 때문에 양념구이는 하지 않고 소금구이만 하기로 한다. <머슬장어>의 장어는 맛도 좋지만 크기도 크다. 두 마리로 구성된 소금구이 세트가 10만8000원인데, 손질한 양이 720~750그램 정도 나온다. 다른 곳은 보통 580~600그램 정도다.

소금구이 이외에 장어전골과 야채구이 정도가 메인 메뉴다. 장어전골은 대자가 7만9000원, 소자가 6만4000원이다. 장어를 구워먹다가 아스파라거스, 양송이버섯, 생마 등의 야채를 넣고 볶아먹는 야채구이도 있다. 1만8000원이다. 술안주로 인기가 높다.

◆술과 사이드메뉴 매출 20% 상승시킨 이것은?

<머슬장어>를 자동화시스템으로 만든 김 사장 부부는 지난 해 매장을 더욱 스마트하게 만들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시행하는 ‘2023년 스마트상점기술보급사업’에 선정 돼 서빙로봇과 테이블오더를 도입했다.

머슬장어 테이블오더
머슬장어 테이블오더

서빙로봇으로는 주로 리필반찬과 술 종류를 운반한다. 아주 유용한 것은 테이블오더다. 18대를 설치했는데 설치 후 가장 큰 변화는 주류 와 사이드메뉴 매상이 20%, 전체 매출은 10% 정도 상승한 것이다. 손님들이 테이블에서 부담 없이 눈치 보지 않고 주문할 수 있어서 그런 것 같다는 게 김 사장의 분석이다. 김 사장은 “스마트기술 사업에 아주 만족하고 있다. 다른 곳에도 강력 추천 한다”고 말했다.

◆조건만 맞으면 직영점 운영도 생각 중

김 사장은 "머슬장어가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매장을 내어달라고 요청하는 사람들이 종종 찾아온다"며 "시스템이 굉장히 간단해 장어 품질 유지만 된다면 다른 업종보다 가맹사업이 훨씬 쉬울 것 같다"고 했다. 

상표등록은 해놓았지만 프랜차이즈 사업은 아직 고민 중이다. 조건이 맞으면 직영점은 도전해 보고 싶다는 것이 김 사장의 계획이다.

김 사장의 앞으로의 꿈을 묻는 질문에 "볼링장을 해본 경험을 살려 스포츠 시설과 외식업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라며 "특히 야외 스케이트보드 장을 만들어 외식과 스포츠가 결합된 융복합 사업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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