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현상 형제 사내이사 선임 안건 반대
과반 보유한 효성보다 효성첨단소재 주총 주목

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 사진/효성첨단소재
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 사진/효성첨단소재

국민연금이 효성그룹 오너경영 체제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임에 따라, 조현준‧현상 형제경영 체제로 계열분리 전단계로 여겨지는 인적분할 건에 대해서도 반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8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오는 15일 효성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현준 효성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다.

국민연금은 조현준 회장에 대해서는 기업가치 훼손 이력, 조현상 부회장에 대해서는 감시 의무 소홀과 과도한 겸임을 반대 이유로 들었다.

이와 함께 국민연금이 이달 14일 열리는 효성티앤씨 주총 안건인 조현준 사내이사 선임 건과 효성첨단소재 주총 조현상 사내이사 선임 건에도 반대할 것이라 밝힌 점도 주목된다. 지난달 23일 효성그룹은 효성을 인적분할해 신규 지주회사 '㈜효성신설지주'(가칭)을 설립하기로 했다.

인적분할 후 조현상 부회장의 지배구조 축은 효성첨단소재가 핵심 계열사인 만큼 이번 주총에서 조현상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 통과가 중요하다. 인적분할 계획이 실행되면 효성그룹 지배구조는 조현준 회장의 존속회사인 효성과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효성티엔에스의 한 축과 조현상 부회장의 효성신설지주와 효성첨단소재를 중심으로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HIS)과 효성토요타 등 6개 사로 구분된다.

지분율을 놓고 보더라도 효성보다는 효성첨단소재 주총의 결과가 더 주목된다.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효성의 주총 안건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 조석래 명예회장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56.10%로 이미 과반수를 넘어 간다. 국민연금이 효성에 가지고 있는 지분율은 6.20%며, 소액주주 지분율은 27.36%다.

반면 조현상 부회장은 효성첨단소재 소액주주 표심을 얻어야 사내이사 선임 안건 통과를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효성첨단소재 지분구조를 보면 효성 22.25%를 비롯해 특수관계인이 45.74%의 지분율을 가지고 있다. 이와 비교해 국민연금과 소액주주 지분율은 각각 9.05%와 46.17%로, 소액주주들이 모두 국민연금 손을 들어준다고 가정할 시 9.48%p가 앞서게 된다.

효성첨단소재 주총은 계열분리가 효성첨단소재에 유리할 것이냐는 소액주주들의 판단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효성첨단소재는 2022년 대비 2023년 매출액은 15%, 영업이익은 36% 줄었다.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타이어보강재(타이어코드) 업황이 악화된 게 문제다. 효성첨단소재는 타이어코드, 스틸코드, 산업용원사, 카페트 등 산업용 자재 사업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효성첨단소재는 자산이 3조원이 넘지만 부채비율이 304%로 높은 수준이라, 계열분리 후 모회사로부터 지원 여력이 부족할 수 있다. 효성그룹이 밝힌 효성의 분할비율은 존속회사인 효성 0.82 대 효성신설지주 0.18이다.

다만 시장은 분할 수 효성첨단소재에 새로운 사업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효성첨단소재 주가는 지난달 23일 32만2000원으로 저점을 찍은 후 이달 8일 오전 11시 기준 36만원까지 3만8000원, 약 12% 오른 상태다.

조현상 부회장은 지난달 29일 서울상공회의소 정기의원총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신설 지주회사 설립 계획에 대해 "지금은 사실 법적으로는 완성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심의하는 법적인 기간도 필요하고 거래소가 저희한테 '오케이' 사인을 줘야 하므로 그게 좀 지나면 (신설 지주회사 사업 계획 등을)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효성 주가는 6만3200원에서 5만8700원으로 4500원, 7.1%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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