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더디고, 에틸렌 공급과잉, 스프레드 하락 팔수록 손해
LG화학·롯데케미칼 기초유분 줄이고 고부가소재 사업재편 속도

최근 석유화학 산업이 어려워지면서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에틸렌을 생산하는 여수 NCC 2공장과 롯데케미칼타이탄을 매각하려고 하고 있지만 매수자 찾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석유화학 산업이 어려워지면서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에틸렌을 생산하는 여수 NCC 2공장과 롯데케미칼타이탄을 매각하려고 하고 있지만 매수자 찾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위기에 봉착했다. 지난해 말쯤 풀릴 것으로 예상했던 글로벌 경기가 여전히 더딘 회복세를 보이며 석유제품 소비가 줄고, 공급과잉까지 오면서 에틸렌 스프레드가 손익분기점 아래로 떨어져 팔수록 손해인 구조에 빠졌다.

결국 국내 대표 석유화학 기업인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에틸렌을 생산하는 여수 NCC(나프타 분해시설) 2공장과 롯데케미칼타이탄(LC타이탄)을 매각하려고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어려운 분위기다. 최근 NCC 공장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매수자를 찾기도 어렵고 매물가격 책정에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여수 NCC 2공장을 분할 후 지분 매각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매각설이 흘러나오며 매수자 찾기를 시도했지만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여수 NCC 2공장 일부 사업을 물적분할 후 쿠웨이트 국영석유공사(KPC)에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방식이 거론됐다. 통매각 대신 몸집을 줄여 매수자를 찾겠다는 의도다.

롯데케미칼 역시 말레이시아에 있는 대규모 생산기지인 LC타이탄 매각 작업에 들어갔다. 롯데케미칼은 국내외 석유화학 기업 및 대형 사모펀드(PEF) 등을 대상으로 LC타이탄 인수자 물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LC타이탄은 롯데케미칼이 지분 74.7%를 보유한 말레이시아 증시 상장사다. 주요 생산 품목은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가 되는 에틸렌,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이다. 2010년 말레이시아 차오그룹 등으로부터 1조5051억원에 LC타이탄을 인수한 롯데케미칼은 이후 3천~5천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내며 2017년 LC타이탄의 시가총액을 4조원대로 성장시켰지만, 결국 석유화학 산업 급락으로 매물로 내놓게 됐다.

최근 국내 석유화학 산업 불황은 중국의 영향이 크다. 과거 중국은 국내 석유화학 제품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였다. 그런 중국이 2010년대 후반부터 국내 석유화학 생산시설을 늘리며 자급률을 높여갔다.

지난해 중국의 에틸렌 생산량은 5174만톤으로 2020년(3227만톤)보다 60% 증가했다. 2025년엔 5597만톤으로 확대된다. 이에 에틸렌, 프로필렌(PP) 등 기초 유분의 중국 자급률은 2020년 이미 100%를 넘어섰고 2025년엔 120%까지 올라서게 된다. 중간 원료인 파라자일렌(PX)과 합성수지인 PP 자급률도 2025년께 100%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지난해 국내 석유화학 제품 수출액은 456억달러로 1년 전보다 15.9%나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중국 수출 비중도 36.3%로 3년 전인 2020년(42.9%)에 비해 6.6%포인트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경기 둔화로 자국 수요가 감소하자 남는 물량을 해외로 수출하면서 에틸렌 스프레드가 급락하고 있다”고 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에틸렌 스프레드는 이달 초 245달러를 기록했다. 손익분기점인 300달러를 한참 밑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기초유분 사업을 정리하고 대신 배터리와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소재 등으로 사업을 재편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면서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는 아직까지 격차를 보이고 있는 스페셜티 소재로 승부를 거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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