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건설사 수주 올해 48%↓…美·아시아 급감
400억달러 현대·대우건설 해외 원전 수주가 관건

국내 주택경기 침체를 해외 수주로 돌파한다는 전략을 세운 건설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월까지의 수주 실적이 전년 대비 48%나 급감한 것이다.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는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우쓰마니아 에탄 회수처리시설 현장. 
국내 주택경기 침체를 해외 수주로 돌파한다는 전략을 세운 건설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월까지의 수주 실적이 전년 대비 48%나 급감한 것이다.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는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우쓰마니아 에탄 회수처리시설 현장. 

국내 주택경기 침체를 해외 수주로 돌파한다는 전략을 세운 건설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수주 실적이 전년 대비 48%나 급감한 것이다. 수주 목표로 제시한 400억달러의 달성은 현대건설·대우건설 등의 대형 원자력발전소의 수주 여부에 좌우될 전망이다.

13일 해외건설협회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거둔 수주 총액은 21억5000만달러(2월29일 기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거둔 41억6000만달러에 비해 48%나 감소한 수치다.

수주 건수는 전년 109건에서 올해 133건으로, 진출 업체는 152개사에서 163개사로 늘었음에도 수주 규모는 반토막난 것이다. 이는 주요 건설사들이 2월까지 대형 수주에 실패한데다, 중동과 유럽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수주가 급감한 결과다.

▲SGC이테크건설 6억5800만달러 ▲GS건설 2억2300만달러 ▲쌍용건설 2억2200만달러를 거두며 선두를 달렸지만, 이외 건설사들은 대부분 1억달러를 넘기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테일러 반도체공장 추가공사를 수주하며 23억3700만달러를 거뒀던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는 233만달러를 수주하는데 그쳤다. 현대건설은 1억7500만달러, 포스코이앤씨는 7900만달러, DL이앤씨는 1800만달러, 대우건설은 1000만달러를 수주했다.

정부와 건설사들은 당초 사우디아라비아의 대형 도시 건설 계획인 ‘네옴시티’에서 대규모 수주를 기대했으나, 삼성물산·현대건설이 공동으로 수주한 터널공사 이후로 2년간 추가 수주를 거두지 못했다.

지역 별로 살피면 1~2월 중동의 수주 규모는 전년 3억1000만달러에서 올해 9억6000만달러로 3배 이상 늘었고 유럽도 6600만달러에서 3억1000만달러로 수주 쥬모를 키웠지만, 그 외의 지역에선 모두 수주액이 급감했다.

지난해 지역별 최고 수주액을 기록하며 해외수주를 견인했던 태평양·북미 지역의 수주는 22억2000만달러에서 2억4000만달러로 급감했고, 아시아도 8억4000만달러에서 5억8000만달러로 줄었다. 또 아프리카의 수주가 6억3000만달러에서 2000만달러, 중남미의 수주가 8000만달러에서 2100만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올해 해외 수주 목표로 제시한 400억달러의 달성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정부는 350억달러를 목표치로 제시했으나 최종적으로는 333억1000만달러로 달성에 실패한 바 있다.

다만 현대건설·대우건설 등이 올해 상반기 추진하는 해외 초대형 원자력 발전소의 수주 여부가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

먼저 현대건설은 오는 4월 최종 계약자를 선정하는 불가리아의 코즐로두이(Kozloduy) 원자력발전소 신규 건설공사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구체적인 수주액은 최종 선정에서 밝혀질 예정이지만 총 사업비가 140억달러에 달한다. 현대건설이 미국‧네덜란드‧중국 등 유력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입찰자격사전심사(PQ, Pre-Qualification)를 유일하게 통과한 만큼 업계에선 수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대우건설이 한수원·두산에너지빌리티와 ‘팀 코리아’를 구성해 공략하고 있는 체코 두코바니(Dukovany) 신규 원전 사업도 관건이다. 이 사업은 기존에는 66억달러를 들여 원전 1기를 짓는다는 계획이었으나, 최대 4기까지 사업규모를 늘리기로 하면서 규모가 200억달러 이상으로 확대됐다. 아울러 대우건설과 경쟁하던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탈락하고 프랑스 전력공사(EDF)만 남아 수주 가능성이 오른 상황이다.

이외에도 유력한 해외 수주 후보로는 삼성물산·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삼부토건 등이 참여하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이 있다. 우크라이나의 전후 재건사업 규모는 9000억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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