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이달 2.7억달러 순매수…올해 들어 주가 84% 뛰어
"AI 기대감 모두 주가 반영" vs "시스코 전철 밟으면 2~3배↑"

엔비디아. 사진/pixabay
엔비디아. 사진/pixabay

서학개미들이 생성형 인공지능(AI) 최대 수혜주 엔비디아를 집중적으로 담고 있다.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찍은 이후 급락세를 보이자, 국내 투자자들이 대거 '줍줍'(줍고 줍는다)에 나서고 있다. 엔비디아 한 종목에 초점을 맞춘 상장지수펀드(ETF)에도 자금이 밀려들고 있다. 올해 80% 넘게 주가가 오르면서 '투자과열' 경고음이 커지고 있지만, 서학개미들은 "더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에 추가 베팅에 나선 모습이다. 

14일 한국예탁결제원의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이달 1일부터 13일까지 엔비디아를 2억7180만7446달러 순매수했다. 이는 해외주식 가운데 가장 많은 순매수 규모다.

해외주식 순매수 3위도 엔비디아 레버리지 ETF인 NVDL(GRANITESHARES 1.5X LONG NVDA DAILY ETF)였다. 서학개미들은 이 ETF를 6085만1164달러 순매수했다. NVDL은 엔비디아 수익률의 1.5배 레버리지 상품으로, 엔비디아 주가가 1% 오르면 NVDL은 1.5% 상승한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 들어 80% 넘게 오른 상태다. 지난해 12월 29일 495.22달러(이하 종가)였던 주가는 13일 908.88달러로 83.53% 뛰었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7일 926.69달러로 사상 최고치 기록을 깬 이후 8일(-5.55%)과 11일(-2.00%) 이틀 연속 급락세를 보였다. 12일에는 7%대 반등했지만 13일 다시 1% 가량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엔비디아 고점론'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엔비디아 이사 두 명이 자사 주식을 1억8000만달러 가량 매도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주식 매각 이유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으나, 엔비디아 주식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투자회사인 르네상스 매크로는 최근 엔비디아 주가가 수개월간 보합세에 갇힐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이미 AI 성장 기대감이 엔비디아 주가에 모두 반영된 만큼 투자자들이 추격 매수에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반면, 엔비디아 주가랠리가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13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세계적인 투자 전략가로 불리는 제레미 시겔 와튼스쿨 교수는 "엔비디아가 과거 시스코의 전철을 밟을 경우 주가는 현재 수준에서 2~3배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시스코는 지난 2000년 닷컴버블 당시 인터넷 열풍에 힘입어 거품이 터지기 직전까지 약 10년 동안 1000배 가까운 주가 폭등을 보여준 바 있다. 

시겔은 만약 엔비디아가 시스코의 과거 주가 행보를 그대로 따라갈 경우 시가총액이 6조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는 시총 1위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의 2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그는 다만 "이것은 하나의 가능성일 뿐, 미래에 대한 예측은 절대 아니다"라며 "AI라는 거대한 거품 속에서 무엇이 가능한지에 대한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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