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마트컨설팅협회 김세종
한국스마트컨설팅협회 김세종

최근 들어 기상이변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하여 지구 온난화를 늦추기 위한 국제적 공조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26년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본격 도입할 예정이다. CBAM는 환경규제가 덜한 EU 이외의 지역에서 생산된 철강・알루미늄・비료・전기・시멘트・수소제품 등 6개 품목을 EU로 수출하는 경우 탄소 함유량에 따라 EU의 탄소배출권거래제(ETS)에 기반해 탄소 가격을 부과・징수하는 제도이다. 유럽연합 지역으로 수출하는 제품에 환경규제가 강화되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은 철저한 준비가 요구된다.

2022년 기술보증기금(KIBO)에서 제조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저탄소・친환경 경영과 관련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탄소중립 관련 준비가 되어 있다고 응답한 업체는 3.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탄소중립 경영을 위한 평균 투자 금액은 4.34억원이며 향후 평균 10.52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와 반면에 탄소중립 및 저탄소・친환경 경영 관련 인지도에서는 높은 인지도(알고 있음 62.5%)와 함께 탄소중립 대응에 대해 필요하다(74.6%)는 의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탄소중립에 대한 중소기업계의 대응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비용 부담’이 62.5%, 정보 및 지식 부족이 23.7%, 기술 및 노하우 부족 4.1%, 정부의 지원제도 부족 3.6%, 전문인력 부족 3.6% 등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정책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있어 참고할 필요가 있다. 비용 부담을 걱정하는 중소기업을 위해 관련 금융상품의 개발, 정책지원기관의 역할, 대기업과의 연계 등을 통해 비용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산업현장에서 탄소중립으로 전환하는 데 있어 에너지 공급과 산업 공정의 근본적인 변화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하는 방안으로 재생에너지 활용 확대, 최종 사용처(건물, 산업 공정, 운송 등)의 전기화, 탄소 배출 감축이 어려운 산업(제철, 산업 공정, 운송 등)의 그린 수소 사용, 에너지 효율 개선 등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특히 공정개선은 초기 투자 비용이 소용되기 때문에 중소기업들이 참여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적 요구에 대응한 금융상품 개발이 모색되고 있다. 전환금융(Transition Finance)은 제조업 등 탄소중립 달성이 어려운 탄소 배출량이 많은 기업에 탄소 저감 설비투자 등 저탄소 전환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는 신기후금융 기법이라 할 수 있다. 전환금융은 기존 기후금융의 단점이라 할 수 있는 고탄소 산업의 저탄소 전환 동기 약화,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 등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동안 금융기관의 기후금융은 자산포트폴리오 구성에서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해 고탄소배출 산업의 투자 비중을 줄이고 친환경 기업・프로젝트 비중을 늘리는 방식을 주로 채택하였다. 이 경우 고탄소 배출산업은 외부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되어 탄소중립을 위한 설비투자 등이 어려워지고 이는 다시 생산 부진과 고용악화 등 실물경제 둔화로도 이어지는 등의 문제점이 노출되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전환금융의 상품 유형은 크게 전환채권(Transition bond)과 전환 대출(Transition loan)로 구분할 수 있다. 국내 금융기관은 다양한 이름으로 기후금융 관련 금융상품을 출시하고 있지만, 정부가 발표한 탄소중립 로드맵을 실천하기에는 정책금융 및 민간금융 모두 부족한 실정이라는 것이 자본시장연구원의 연구 결과이다. 탄소 배출이 많은 산업 비중이 높은 일본의 경우, 국가 차원에서 전환금융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관련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선제적으로 구축하고 있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국내에서도 2022년부터 전환금융 도입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2022년부터 탄소 저감 설비 도입 등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자금조달에 따른 이차보전으로 기업의 금융부담 완화를 지원하고 있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해야 하는 정부로서는 정책금융 확대와 더불어 민간 금융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금융산업의 새로운 사업영역으로 대두되고 있는 전환금융에 대한 제도 기반 구축, 체계적 연구와 금융상품 개발을 통해 우리 기업들의 탄소중립을 지원하는 금융의 역할을 기대해본다.

성남시 혁신지원센터장 김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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