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들, 주총서 적극적인 주주가치 제고 요구 가능성 높아
대상·현대해상 등 국민연금 지분율 10% 넘고 수급도 양호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번주 주주총회가 집중된 '주총 슈퍼위크'가 시작된 가운데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 동참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올 들어 밸류업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오른 상태지만, 이번 주총에서 주주환원 확대 의지를 보일 경우 추가 주가 상승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주 7년 만에 국민연금 등 4대 연기금을 포함해 은행·보험·기관 등 222곳이 가입한 기관투자자들의 행동지침인 스튜어드십 코드를 개정했다.

'투자대상회사의 중장기적 가치를 제고할 수 있도록 주기적 점검 실시'라는 세번째 원칙에 '투자대상회사가 기업가치를 중장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전략을 수립·시행·소통하고 있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을 명시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기금·공무원연금기금·우체국보험기금·사학연금기금 등 4대 연기금은 오는 7월부터 국내 상장사들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가 시작되면 국내 주식 투자 때 스튜어드십 코드를 본격 적용하게 된다.

금융위는 이달 말까지 상장기업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밸류업 관련 공시 원칙·내용·방법에 대한 종합 가이드라인 초안을 마련, 국민연금공단 등이 포함된 기업밸류업 자문단 등에서 논의를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현재 4대 연기금의 국내주식 투자 규모는 158조3000억여원에 달한다. 국민연금이 148조원, 공무원연금이 1조283억원, 사학연금은 3조7256억원, 우정사업본부는 5조5587억원 등이다.

4대 연기금이 국내 기관투자자에 위탁운용을 할 때도 투자지침에 중장기적 기업가치 제고 전략 수립·시행 여부를 반영하라고 한다면, 민간 기관투자자들도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지 않는 상장사를 투자대상에서 제외하게 될 수 있다.

시장에선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높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들이 주주가치 제고를 강하게 요구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내고 "3월 말까지 진행될 주총이 각 기업들의 주주가치 제고에 관한 입장을 확인해볼 수 있는 좋은 이벤트"라며 "연기금의 적극적인 정책 참여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특히나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높고 최근 수급이 양호한 종목들은 보다 강하고 직접적인 주주환원 및 밸류업 요구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가이드라인에 대한 공개 시기가 5월로 앞당겨지고,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여러 정책들이 단발성이 아닌 중장기적이고 지속적인 흐름에서 확인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는 우량 기업 이외에 평가를 통해 기업가치가 미래에 제고될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도 편입되는 만큼, 기업가치 개선 기대가 높은 종목에서 향후 추가적인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연구원은 3월 주총이 예정된 기업 중 국민연금 지분율이 10% 이상이면서 연기금 수급이 양호한 상위 10개 종목으로 DL이앤씨(주총일 21일), DL·대상·현대해상·DB손해보험(22일), 포스코인터내셔널(25일), 대웅제약·두산·키움증권·한전KPS(28일)을 제시했다. 

아울러 PBR 1배와 ROE 8%를 하회하고 배당성향이 높은 종목은 아니지만, 이익의 성장이 확인되며 최근 잉여현금흐름이 양호해 기업가치를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으로 삼성물산,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CJ대한통운, KCC, 농심, 광동제약, 대원강업, 동화약품 등을 꼽았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