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단 HBM3E로 주도권 확보…주총서 경영전략 공개후 주가 급등

삼성전자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이 20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의 경영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이 20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의 경영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20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도권을 놓친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을 빠르게 따라잡는 등 초격차 기술력을 앞세워 2∼3년 안에 반도체 세계 1위 자리를 되찾겠다고 선언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도 이날 삼성전자의 HBM을 테스트 중이라는 사실을 밝히며 삼성전자의 앞선 기술력을 인정했다. 이에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일대비 5.63% 오른 7만6900원에 장을 마치며 주주들도 기대감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이날 주총에서 DX부문장 한종희 부회장과 DS부문장 경계현 사장이 각 사업부문별 경영전략을 공개했다.

DS부문의 경우 메모리는 12나노급 32Gb(기가비트) DDR5 D램를 활용한 128GB(기가바이트) 대용량 모듈 개발로 시장을 선도하고, 12단 적층 HBM 선행을 통해 HBM3/HBM3E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는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칩 선두주자인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개최하고 있는 개발자 콘퍼런스 'GTC 24'에 참여해 12단 적층 HBM3E의 실물을 공개했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크게 높인 제품이다. 방대한 데이터를 신속하고 끊임없이 처리해야 하는 생성형 AI를 구동하려면 HBM과 같은 고성능 메모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HBM은 1세대(HBM)-2세대(HBM2)-3세대(HBM2E)-4세대(HBM3)-5세대(HBM3E) 순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HBM3E는 HBM3의 확장 버전이다.

HBM3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업체 중 가장 먼저 5세대인 HBM3E D램을 엔비디아에 납품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HBM 시장에서 뒤진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서 HBM 제품 테스트를 진행하며 엔비디아에 납품을 준비하고 있다.

이날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삼성전자의 HBM을 테스트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며 “삼성은 매우 비범한 기업이다. 삼성전자의 HBM이 기대된다”면서 삼성전자를 치켜세웠다.

삼성전자는 또 D1c D램, 9세대 V낸드, HBM4 등과 같은 신공정을 개발해 다시 업계를 선도하고 첨단공정 비중 확대 및 제조 능력 극대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파운드리는 업계 최초 GAA 3나노 공정으로 모바일 AP 제품의 안정적인 양산을 시작하고 2025년 GAA 2나노 선단 공정의 양산을 준비할 계획이다. 

DX부문의 경우 모든 디바이스에 AI를 본격적으로 적용해 고객에게 생성형 AI와 온디바이스 AI가 펼쳐갈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방침이다.

한종휘 부회장은 “갤럭시 전제품에 AI 적용을 확대하고,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를 통해 일반 가전제품을 지능형 홈가전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한 삼성전자는 전사적 AI 역량을 고도화해 차세대 전장, 로봇, 디지털 헬스 등 신사업 육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한 부회장은 “반도체 세계 1위 기업 탈환을 위해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기흥 R&D 단지에 20조원을 투입하는 등 연구개발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며 “반도체연구소를 양적·질적 측면에서 두배로 키울 계획이며, 연구 인력과 R&D 웨이퍼 투입을 지속적으로 늘려 첨단 기술 개발의 결과가 양산 제품에 빠르게 적용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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