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형 CFO 기타비상무이사 등 주총 안건 상정…그룹 실적 악화 속 선제적 관리

SK텔레콤 을지로 사옥. 사진/SKT
SK텔레콤 을지로 사옥. 사진/SKT

SK텔레콤이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내·외 ‘재무통’ 인사들을 전면 배치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오는 21일 LG유플러스를 시작으로 26일 SKT, 28일 KT의 주총이 열린다.

SKT는 유영상 SKT 대표이사 사장을 재선임과 함께 김양섭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사내이사, 이성형 SK그룹 재무부문장 겸 CFO를 기타비상무이사, 노미경 HSBC 아태지역 리스크 총괄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이중 이 재무부문장은 최태원 회장의 ‘재무 오른팔’로 불리며 신임을 받고 있다. 약 5년의 시간동안 그룹을 재무를 담당한 이 재무부문장은 글로벌 ‘톱티어’ 수준의 내부회계관리제도를 구축하고 감사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해 회계 투명성 강화에 기여했다는 평이다. 아울러 2016년부터 1년간의 SKT 재직 경험도 선임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에서 자리를 옮긴 김 CFO는 SK이노베이션에서 유상증자, 프리IPO(기업공개) 등을 통해 수조원대의 자금을 수혈해 사업을 안정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 총괄은 위기관리와 기업가치 제고에 전문성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SKT는 노 총괄이 글로벌에서 쌓은 리스크 매니지먼트 능력을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주주이익 극대화에 공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들은 SK그룹이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투자 실패가 이어지자 핵심 계열사인 SKT의 재무 구조를 본격 관리하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SK그룹의 핵심 계열사 중 수익을 내고 있는 곳은 사실상 SKT뿐이다. SKT의 2023년 연간 매출은 17조6085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올랐고 영업이익은 1조7532억원으로 8.8% 성장했다.

반면 SK하이닉스가 2021년 약 11조원을 들여 인수한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인 솔리다임은 2023년 매출 3조110억원에 4조34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의 지분 20%를 소유한 SK스퀘어도 2023년 연간 매출이 2조2765억원으로 전년 대비 3.97% 하락했으며, 2조339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SK그룹과 SK E&S가 2021년 1조8500억원을 투자한 미국 수소연료전지 기업 플러그파워의 지분 가치도 급락했다. 여기에 SK그룹의 대체육, 소형원자로(SMR) 관련 투자에 대해서도 내부 회의론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에너지·배터리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를 가진 SK이노베이션의 2023년 매출은 77조2885억원, 영업이익은 1조9039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0.98%, 51.4% 감소했다.

SKT 관계자는 재무전문가 대거 선임에 대해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커지고 있는 시장의 불확실성과 리스크에 대비하고자 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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