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통 전중선 대표도 공격 경영…작년 실적 75% 달성

                        전중선 포스코이앤씨 사장. 사진/포스코
                        전중선 포스코이앤씨 사장. 사진/포스코

치솟은 공사비로 대부분의 건설사가 정비사업에 나서지 못하는 가운데 전중선 사장이 이끄는 포스코이앤씨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1조 대어’ 노량진1구역 재개발 시공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1분기 만에 3조원을 훌쩍 넘는 수주를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최근 노량진1구역 재정비촉진구역 조합이 연 회의에서 수의계약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내달 27일 열리는 총회에서 시공사로 선정되는 것이 사실상 가시화된 것이다.

이 사업은 서울 동작구 노량진재정비촉진지구에 지하 4층~지상 33층에 걸쳐 28개동 공동주택 2992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업비는 1조900억원에 달한다.

앞서 포스코이앤씨는 DL이앤씨·GS건설·대우건설 등 대형건설사가 마수걸이 수주를 못 거둔 지난 2월까지 2조3100억원에 달하는 수주를 쌓은 바 있다. 재개발 분야에서는 부산 진구 촉진2-1구역 재개발사업(1조3200억원)을 시작으로 군포 산본1동 2지구 재개발(2800억원), 송파 가락미륭아파트 재건축(2200억원)을 따냈고, 리모델링 분야에서도 고양 별빛마을8단지 리모델링(4900억원)을 수주했다.

여기에 노량진1구역 재개발 사업의 1조900억원까지 합하면 포스코이앤씨가 1분기 만에 거둔 정비사업 수주는 3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3월 기준 국내 건설사 중 정비사업 1위의 규모인 것은 물론, 지난해 거둔 수주 총액인 4조5900억원의 75%에 달하는 성과다.

포스코이앤씨는 한성희 전임 사장 체제 때부터 고급 브랜드인 ‘오티에르’를 내세우는 동시에 경쟁사 대비 낮은 공사비를 제안하는 전략으로 공격적인 수주를 펴고 있다.

올해부터 포스코이앤씨를 이끌게 된 전중선 사장은 그룹 내 ‘재무통’으로 통해와 비교적 보수적인 수주전략을 펼 것으로 예상된 바 있다. 그러나 노량진1구역·여의도 한양아파트 등 굵직한 사업지에서는 과감한 전략을 여전히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번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노량진1구역은 3.3㎡당 730만원의 공사비를 제안해 1차 시공사 입찰이 유찰된 바 있다. 이는 고금리 여파와 원자잿값 인상으로 공사비가 급등하는 현장에선 낮은 금액으로 여겨진다. 반면 포스코이앤씨는 2차 입찰에서도 단독으로 나선 바 있고, 이후 지난 22일 진행된 수의계약 우선협상대상자 입찰에서도 홀로 나섰다.

포스코이앤씨 측은 A+의 높은 신용등급으로 인한 자금 조달 능력, 다수의 초고층 건물을 시공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통해 공사비 절감 등을 내세우고 있다.

다만 포스코이앤씨와 현대건설이 맞붙은 ‘여의도 1호 재건축’ 한양아파트 재건축 사업에서 현대건설이 시공권을 가져가며 추격전이 시작됐다. 현대건설은 2월까지는 국내 정비사업 대신 해외 원전 사업 등에 집중해왔으나, 이달 들어 국내 수주에도 기세를 올리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9일 성남 중2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 총회에서 시공사로 선정돼 6700억원 규모의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했다. 이어 지난 23일에는 총 사업비 1조원 규모의 여의도 한양아파트 소유주 전체회의를 통해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올해도 정비사업의 왕좌를 두고 현대건설·포스코이앤씨의 2파전 양상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양사는 지난해 각각 4조61222억원, 4조5988억원을 거둬 근소한 차이로 1·2위가 갈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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