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폐기물을 가스로·페트병은 옷으로…현대건설․포스코․SK에코

현대건설이 추진하는 구미시 광역 통합 바이오가스화 시설 조감도
현대건설이 추진하는 구미시 광역 통합 바이오가스화 시설 조감도

시멘트‧금속‧플라스틱 등 자원을 용도가 끝난 뒤 폐기하지 않고 재활용하는 ‘자원 순환’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48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자연 순환경제에는 주요 건설사들이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순환경제는 제품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버려지는 자원의 순환망을 구축해 자원과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는 경제 체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러한 순환경제 체제에는 현대건설‧포스코이앤씨‧SK에코플랜트 등이 이미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이 지난 22일 발표한 건설동향브리핑에 따르면 전 세계의 시장‧경제는 금속, 시멘트, 플라스틱, 목재 등 다양한 자원의 순환에 의존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자원의 생산‧소모가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큰 영향을 비치고 있단 것이다.

특히 건설산업의 경우 전세계 온실가스의 25%, 이산화탄소의 37%를 배출하고 있는 고(高)탄소 산업으로 분류돼 자원 순환의 필요성이 가장 큰 업종 중 하나로 꼽힌다.

건산연은 시멘트, 강철, 알루미늄, 석고와 같은 재료에 대해 순환적으로 접근할 경우 건설산업에서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75% 줄이고, 최대 3600억달러(480조원)에 달하는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또 자원 순환과 관련된 수익 창출 기회는 2050년 기준 유럽에서만 1조달러(1334조원)에 달해 2021년 대비 6배 성장할 것이란 기대도 덧붙였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올해 1월 1일부터 자원순환기본법을 개정해 생산‧소비‧유통 전 과정의 순환을 촉진하는 순환경제사회 전환 촉진법이 시행되고 있어 자원 순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건산연은 브리핑을 통해 “건설 환경에서 순환 제품을 상용화하면 증가하는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친환경 프리미엄까지 얻으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며 “재활용 콘크리트로 만든 그린 클링커와 같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낮은 제품을 제공하고, 전통적인 자재를 친환경 벽돌‧목재로 대체하는 산업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현대건설이 폐기물을 바이오가스화해 가치를 창출하며 순환경제를 구축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이달 구미시 광역 통합 바이오가스화 시설 민간투자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구미시, 칠곡군에서 발생하는 하루 475t의 유기성 폐기물을 도시가스로 쓸 수 있는 바이오가스로 재가공하는 시설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예상 생산량은 매년 9000가구에 공습할 수 있는 양이다.

현대건설은 2008년부터 유기성 폐기물 바이오가스화 에너지 기술 개발에 착수해 원천기술을 확보한 이후 충주 음식물바이오에너지센터‧시흥시 클린에너지센터(6월 완공 예정) 등에서 활발하게 바이오가스 산업을 전개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자원 재활용과 원가 절감을 동시에 이루는 자원 순환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사내 벤처인 이옴텍과 함께 개발한 친환경 콘크리트 거푸집이 대표적인 아이템이다. 이는 기존에는 목재로 구성되던 거푸집을 폐플라스틱 용해물과 제철 부산물인 슬래그로 만든 것으로, 원가가 저렴한 것은 물론 친환경적이고 튼튼한 것이 장점이다.

이외에도 기존에는 묻거나 태워서 처리해 탄소를 발생시키던 커피 찌꺼기를 활용한 친환경 조경 토양개량제인 ‘RE:CO 소일’도 최근 개발에 성공했다.

SK에코플랜트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손을 잡고 자원순환 경제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인천공항에서는 일반·지정·건설 폐기물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는 그동안 소각‧매립 등으로 처분돼 많은 비용과 환경오염의 원인이 됐다. SK에코플랜트는 이런 폐자원을 공급받아 고부가가치 재활용 제품으로 탈바꿈시키는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한화 건설부문이 건설현장에서 나온 폐플라스틱을 3D프린터로 제가공해 테이블‧의자 등의 가구로 가공하거나, HDC현대산업개발이 페트병을 현장 근무복으로 재활용하는 등 건설업계 전반에 자원순환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건산연은 “건축 환경이 이산화탄소 배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순환자원을 위한투자는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앞으로 관련 비즈니스의 성장을 고려할 때 투자 기회 또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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