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종 성남시 혁신지원센터장
김세종 성남시 혁신지원센터장

기술력은 있으나 재무 실적이 부족한 중소벤처기업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수단으로 지식재산(IP)금융이 있다. IP금융이란 지식재산을 활용하여 자금을 융통하는 일련의 금융 활동으로 2013년 산업은행에서 최초 도입된 이후 시중은행으로 확대되어 운영되고 있다. 기업이 보유한 지식재산에 대한 가액・등급을 평가하고, 금융기관은 지식재산을 기반으로 담보대출, 투자, 보증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IP 담보대출은 기업이 보유한 지식재산, 특히 특허를 담보로 설정하여 은행으로부터 직접 대출을 실행하는 것을 의미하며, IP 투자는 투자기관이 우수한 지식재산 보유 기업에 지분투자를 하거나 IP 자체를 수익화하는 프로젝트 등에 투자하는 것으로 IP를 매개로 금융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펀드를 조성하는 것도 IP 투자라 할 수 있다. IP 보증은 IP 보증은 보증기관(신용보증기금 및 기술보증기금)이 기업이 보유한 IP의 가치를 기반으로 보증서를 발급하고, 은행이 이 보증서에 기초하여 대출해 주는 것을 말한다.

지난 3월 25일 특허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도 IP금융의 신규 공급 규모가 3조 2,406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IP 담보대출은 9,119억원, IP 투자는 1조 3,365억원, IP 보증은 9,922억원을 차지하였다. IP 담보대출은 2013년 148억원에서 2023년 9,119억원으로 62배나 증가하였다. 2023년 IP담보 중에서 신용등급이 높지 않은 비우량 기업(BB+ 등급 이하)에 대한 대출 비중이 84.2%를 차지하여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저신용 혁신기업에 유용한 자금공급원 역할을 해온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IP투자는 2013년 183억원에서 출발하여 2022년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한 이후 2023년에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IP 투자는 정부가 모태펀드 출자를 통해 IP 투자기금을 조성하고, 여기에 벤처캐피털 등 민간 투자기관이 참여하여 우수 IP 보유 기업을 선정하고 투자를 진행하는 간접투자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혁신기업이 보유한 IP에 직접적으로 투자하는 다양한 직접투자 금융상품도 출시되어 운영되고 있다.

IP보증은 일반 보증상품이나 지식재산 담보대출을 이용하기 어려운 창업 초기기업들이 이용할 수 있는 자금조달 수단이라 할 수 있다. IP보증에 따른 대출은 기업이 기술보증기금이나 신용보증기금 등 보증기관에 보유하고 있는 특허 등 지식재산의 가치평가 보증을 신청하면 전문 평가기관에서 해당 지식재산 가치를 평가하여 보증기관이 보증서를 발급하면 그 보증서를 가지고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방식이다. IP보증에 의한 자금 공급 규모는 2013년 407억원에서 2022년 8,781억원, 2023년은 9,922억원을 기록하였다.

2023년 현재 IP금융의 누적 공급 규모는 9조 6,100억으로 10조원 시대를 앞두고 있다. 2013년 IP 금융 출범 당시 738억과 비교하면 지난 10년 동안 놀라운 성과를 거둔 이라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2027년까지 IP금융 23조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기만 하다. 그동안 꾸준한 제도 개선 및 금융상품 개발에도 불구하고 IP금융 평가체계의 투명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은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전체 IP 금융에서 차지하는 IP 투자의 비중을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IP 보증이나 IP 담보대출은 융자형 상품으로 대출 상환의무가 있기 때문에 창업 초기기업들 입장에서는 원리금 상환 부담이 적지 않다. 특히 요즘과 같은 고금리 상황에서는 이자 부담도 만만찮아 이자 부담이 없는 IP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모태펀드 IP 계정에 대한 재정지원 확대와 더불어 벤처캐피털 등 민간 금융기관의 다양한 금융상품 개발 등을 통한 투자 확대를 유도해야 할 것이다.

날로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는 제4차 산업혁명 기반 기술이라 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 바이오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탁월한 특허 출원이 늘어나고 우수한 창업기업이 탄생할 수 있는 기반은 IP 금융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의미로 일선 현장에서 IP 금융에 대한 지원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한국발명진흥회 지식재산금융센터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성남시 혁신지원센터장 김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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