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미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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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산업 간 결합으로 업계의 관심을 모았던 한미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이 결국 무산됐다. 지난 28일 열린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통합에 반대하는 임종윤·임종훈 이사 측 후보가 전원 선임되면서다. 향후 한미약품을 포함해 그룹이 나아갈 방향에도 관심이 쏠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8일 열린 한미사이언스 주총에서는 임종윤·임종훈 형제 측이 추천한 이사 후보 5명의 선임 주주제안 건이 가결됐다. ▲임종윤 사장(사내이사) ▲임종훈 사장(사내이사) ▲권규찬 DX&VX 대표(기타비상무이사) ▲배보경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기타비상무이사) ▲사봉관 변호사(사외이사) 등이다.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을 포함한 ▲신유철 ▲김용덕 ▲곽태선 이사 등 4인에 더해 총 9명의 이사진이 구성된 것이다. 

반면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과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 등 통합을 추진했던 모녀 측 추천 이사 6명 선임안은 부결됐다.

주총 직후 OCI홀딩스는 입장문을 내고 "(한미사이언스) 주주분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통합 절차는 중단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미그룹은 통합 대신 다시 '홀로서기'에 나서게 될 전망이다. 

한미사이언스는 29일 입장문을 통해 "짧은 기간이었지만 자체적으로 신약개발 동력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양사가 협력했다"며 "OCI 측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통합은 어렵게 됐지만 양사가 협력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이 있다면 마음을 열고 협력할 수 있길 기대한다"며 "OCI그룹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며 한미그룹도 변함없이 신약개발을 향한 길을 올곧게 가겠다"고 전했다.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은 29일 "통합이 최종 성사에 이르지 못해 회장으로서 미안한 마음"이라며 "조금 느리게 돌아갈 뿐 지금까지와 변함 없이 가야 할 길을 가자"고 임직원에게 전했다.

송 회장은 "임성기 선대 회장 타계 후 발생한 여러 어려움 속에서 '신약명가 한미의 DNA를 지키고 발전시킬 수 있는 최선의 길'이란 경영적 판단으로 OCI그룹과의 통합을 추진했다"며 "지난 두 달여간 소란스러웠던 회사 안팎을 묵묵히 지켜보며 맡은 바 소임을 다해준 임직원께 감사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수의 새 이사진이 합류할 예정이어서 임직원 여러분이 다소 혼란스러워 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하지만 회장으로서 말씀드린다. 한미에 바뀐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송 회장은 "조금 느리게 돌아갈 뿐이지 우리가 가야 할 길을 그대로 갈 것"이라며 "통합 안을 만들게 했던 여러 어려운 상황들은 그대로이므로 경영진과 새롭게 구성된 이사회가 힘을 합해 신약명가 한미를 지키고 발전시킬 방안을 다시금 찾아보겠다"고 했다.

OCI그룹과 통합이 무산되며 송 회장 등 대주주 일가가 감당해야 하는 상속세는 다시 당면한 문제가 됐다. 임종윤·임종훈 이사 측은 아직 상속세 납부와 재원 마련에 대해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않은 상태다. 

송 회장은 "임직원 여러분은 지금처럼 맡은 바 본분에 최선을 다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여러분 삶에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드리겠다는 저의 다짐과 약속은 여전히 변함없다"며 "한미 임직원과 대주주 가족 모두 합심하고 협력하는 모습을 꼭 만들어 가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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