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전환사채(CB) 3000억 발행 '무산위기'…주관사 바클레이즈 사실상 국내철수로

【중소기업신문=이민호 기자】현대그룹의 주력기업인 현대상선이 해외에서 3000억원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을 추진했지만, 주관사가 사실상 국내에서 철수하는 바람에 무산될 위기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은 이 전환사채 발행이 어려워져 운전자금과 경영권안정을 위한 자금확보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유동성위기에 휘말리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를 주관사로 선정해 홍콩에서 CB 3천억원을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바클레이즈가 IB업무 인력을 감원하는 등 사실상 국내에서 철수할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CB발행계획이 어렵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바클레이즈 서울지점은 최근 IB업무 인력을 12명 중에서 7명을 줄였는데 이는 바클레이즈가 사실상 국내 IB사업에서 떠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이에 따라 현대상선이 바클레이즈를 주관사로한 CB 발행을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미 바클레이즈를 포기하고 다른 주관사를 물색하거나 다양한 자금확보 방안을 마련중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유동성 확보와 함께 경영권 안정을 위해 해외전환사채발행을 추진했으나 이의 무산으로 유동성수급에 문제가 발생하고 계약만료에 따른 재무적투자자들의 우호적지분을 인수하고 새로운 계약으로 금융비용부담을 덜겠다는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은 해운업황의 장기불황으로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된 상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5천77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부채비율은 657.63%에 달해 전년 말 403.8%보다 약 250%포인트 높아졌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은 지난해 말 2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200억원의 영구채를 발행해 유동성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했다.

그러나 올해 만기도래하는 채권 규모가 7천400억원에 달하고 다음 달에 2천600억원 가량 만기도래해 채권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시급한 실정이나 이번 CB 발행 무산으로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대그룹측은 이에 대해 1조원 가량의 현금성 자산을 바탕으로 올해 유동성 확보에 문제가 없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해 다양한 자금조달 방법을 모색 중에 있다고 밝혔다.

현대상선은 대주주인 현대엘리베이터가 넥스젠캐피탈과 NH농협증권, 자베즈PEF 등의 재무적 투자자(FI)들과 파생상품 계약을 체결해 우호지분을 확보,경영권 안정을 기하고 있는데 올해 말부터 FI들과의 파생상품계약 만료가 돌아옴에 따라 CB를 통해 미리 우호지분을 확보하고 기존에 맺었던 계약의 높은 이율을 갈아타 금융비용을 줄인다는 방침에서도 채권발행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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