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환 언론인

[중소기업신문] 2013년 1월 30일 오후 4시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나로호는 과학기술자들의 열정과 염원처럼 뜨거운 2,500도의 푸른 불꽃을 내뿜으며 장쾌히 우주로 날아갔습니다. 우리나라 첫 우주인이자 아시아 일곱 번째, 세계 457번째인 이소연 박사가 2008년 4월 러시아 우주선을 타고 우주정거장으로 간 지 근 5년 만의 일입니다.

2019년에는 우리 손으로 만든 우리 위성을 우리 발사체에 실어 하늘에 띄운다니 기대가 크지만 우리는 우주경쟁에서 많이 처졌습니다. 북한조차 자신들의 발사체로 수천 킬로미터를 비행하는 물체를 만들고 있으니 더 말이 필요없지요.

1957년 10월4일 소련이 사상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해외 사정에 밝은 이승만 대통령의 독려로 1958년 10월 인천 고잔동 해안에서 길이 1.7미터인 최초의 국산 로켓이 발사에 성공했고 1959년에는 이 대통령이 인천에서 시민들과 함께 3단 로켓의 발사 성공을 참관했습니다. 그러나 그 열기는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우주개발은 사치해서 실생활에는 아무 소용없는 것이라고 착각하기 쉽죠. 하기야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웠던 겨울의 끝자락에서 ‘절량농가(絶糧農家)’나 ‘보릿고개’라는, 요즘 신세대들이 당최 이해하지 못할 단어들이 신문 지면을 장식하던 결핍의 시대에 무슨 우주 이야기가 먹혀 들어갔을까요? 그러나 모든 나라들이 꿈을 잃지는 않았습니다.

1969년 7월21일 미국의 아폴로11호 탐사선에서 나온 우주인은 달 표면을 걸었죠. 선장 닐 암스트롱은 “이것은 사람에게 한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하나의 거대한 도약이다.That's one small step for (a) man, one giant leap for mankind.)”라고 말했습니다. 나중에 암스트롱은 ‘for a man'이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a'는 안 들렸다“고 회상했습니다. 미국은 작년 8월 9개월간 6억6,700만 킬로미터를 비행하여 화성에 착륙한 탐사 로봇 큐리오시티가 며칠 전에 화성의 토양을 파헤친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일본은 1970년 2월 11일 동경대 우주항공연구소가 큐슈의 오스미(大隅) 반도에서 최초의 국산위성을 궤도에 진입시켰습니다. 소련, 미국, 프랑스에 이은 4번째 우주국이었습니다. 다른 나라처럼 탄도미사일 개발의 부산물로 습득한 인공위성 발사기술이 아니라 순수 민생기술이라고 일본은 자랑합니다. 질량 23.8킬로그램의 이 초미니 위성은 설계수명인 30시간을 못 채우고 14시간 만에 기능이 정지돼 33년간 궤도를 돌다가 낙하하여 불탔습니다.

두 달 뒤 중국은 동방홍 1호를 발사했습니다. 모택동(1893~1976)은 1958년 우리도 인공위성을 해야 한다고 부르짖고 1965년에 1970~1971년 경의 인공위성 발사를 결정했습니다. 장정 1호 로켓에 실린 72면체의 공 모양인 동방홍은 172킬로그램이었는데 28일간 기능했습니다. 중국은 2009년 무인 우주실험실인 텐궁 1호를 발사했고 작년에는 유인우주선 선저우 9호가 도킹에 성공했습니다. 올해 6월엔 선저우 10호를 발사하여 우주인 3명을 텐궁1호로 데려갈 계획입니다. 또 올해 챵에 3호를 달 표면에 상륙시키고 천체망원경으로 달에서 본 천체를 찍고 토양을 채취할 계획입니다.

무서운 저력의 인도도 2008년 10월 최초의 달 무인 탐사선 찬드라얀 1호를 발사해 달의 궤도에서 관측을 실시하던 중 열 달 쯤 뒤에 통신이 끊겨 탐사는 종료됐습니다. 인도는 2015년을 목표로 달의 표면에서 토양을 채취해오는 찬드라얀 2를 발사할 계획입니다.

지난 2007년 우리 대선에서 우주산업을 크게 일으키겠다고 주장한 후보가 있었죠. 우주산업은 수학, 물리, 화학, 생물학 등 종합과학의 결정판이죠. 실생활에도 알게 모르게 우리 곁에 그 혜택이 들어와 있습니다. 자동차 내비게이션, 레이저 라식 수술, 형상기억 브래지어, 정수기, 공기청정기, 기상현실 제어 기술 등이 대표적입니다. 우주산업은 통신, 방송, 조기경보, 신호전달, 기상 등 각종 관측, 지구 환경, 위성인터넷. 행성 탐사 등 발전 가능성이 무궁하죠. 2010년 우주산업의 시장규모는 2,765억 달러였는데 2015년에는 4,500억 달러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상업적인 위성발사 횟수는 227회, 발사할 위성은 369기로 계속 신장할 것이라고 합니다.

국가안보로 보나 산업기술의 발전으로 보나 우주과학 산업은 우리의 필수적인 전략 분야입니다. 젊은이들만이 아니라 온 국민들에게 비전을 심어주기에 우주보다 적합한 것도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우주의 무한한 공간에 젊은이들의 꿈이 모아진다면 대한민국도 우주강국이 될 것”이라고 명언했습니다. 세상의 변화하는 이치를 보나 미래에 먹고 살 일을 생각하면 우리가 지난 10년간 행정수도 분할 같은 무모한 땅파기에 ‘올인’할 것이 아니었습니다. 나로호는 땅바닥으로 기어 다니는 서민들의 무거운 현실을 훌훌 털어주는 장거였습니다. 최고위 공직 지명자의 부동산과 아들 병역면제 논란으로 정떨어지는 세상을 모두가 기뻐하는 국민 행복의 연대로 바꾸어준 것이 바로 나로호입니다. 마치 아폴로 11호가 전 세계인을 감동시킨 것처럼….

생성된 지 137억 년이 넘었다는 우주는 그 거리를 빛의 주행시간으로 재야 하는 광대무변입니다. 아등바등 하는 인생은 거의 영원한 우주의 시공에 잠시 서 있는 것이죠.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는 리차드 바흐의 말이 아니더라도 국가와 사회와 국민을 상향할 도구로 우주화만큼 적절한 것도 없다고 봅니다. 다만 입만으로 선진국을 따라 갈 수 없으니 자원배분을 합리화하여 지금 선진국의 몇 십분의 1 혹은 몇 백분의 1에 불과한 정부의 지원을 대폭 늘려야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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