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내 세포조직을 절개하지 않고도 구강암을 손쉽게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고감도의 광학진단시스템이 국내 최초로 개발됐다.

정부출연 연구기관 한국전기연구원(KERI/원장 유태환 www.keri.re.kr)은 최근 개발한 ‘구강암 조기진단용 의료시스템’으로 연세대 구강종양연구소(소장 : 김진 교수)와 동물실험을 진행한 결과, 전암단계인 상피이형성(Epithelial dysplasia)을 효과적으로 진단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사용된 기존의 구강암 조기진단 방법은 구강내의 세포 조직을 떼어내어 육안으로 조직을 관찰해 이상증상을 확인하는 방법이었다.

고통스러운 생검 과정 등 진단과정이 불편해 환자에게 부담을 주고 암 여부 판단에 최소 3일에서 일주일 이상의 기간이 소요됨에 따라 조기암 진단이 힘들었다.

반면 단백질이 빛을 흡수 및 방출하는 성질을 이용한 ‘구강암 조기진단 시스템은 환자의 입 안에 형광측정센서를 삽입하여 점막에 접촉하는 방법으로 현장에서 전암단계의 병소를 조기진단할 수 있어 진단과정이 빠르고 간편하며 효과적인 것이 큰 장점이다.

또한 의심 부위 조직만을 떼어내어 검사하는 경우에 비해 모든 의심부위를 현장에서 바로 확인해 볼 수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암 진단의 정확성을 더 높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구강암은 뚜렷한 증상이나 통증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치료경과가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의사가 육안으로 이상증세를 확인할 수 있는 경우는 이미 암이 상당부분 진행된 상태인 경우가 많아 휴유증이 크다.

따라서 육안으로는 확인이 어려운 전암단계에서의 진단이 그 어떤 암보다 중요하다. 통계에 따르면 구강암은 국내에서는 전체암의 3~4%정도의 비율로 차지하며 환자는 연간 2천여명에 이르고 있다. 특히 남성의 경우 발생빈도에서 전체 암 중 5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 박사팀은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으로 연세대 구강종양연구소와 동물실험을 5개월여 동안 진행한 결과, 측정된 결과와 병리학적 조직검사 소견이 매우 잘 일치하여 시스템의 신뢰성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된 기술을 구강암 뿐 아니라 각종 내시경 등에 적용하면 자궁경부암 등 다른 부위에 쉽게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인도, 스리랑카 등 동남아 국가의 경우 독특한 식문화의 영향으로 전체암 중 구강암이 차지하는 비율이 무려 30%에 달함에 따라 향후 동남아 의료기기 시장 개척 가능성도 매우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책임자인 한국전기연구원 융합기술연구본부 최영욱 박사(전자의료기기연구센터장)는 “비절개 방법을 사용하여 인체에 무해한 기술인 구강암 조기 진단용 의료 시스템은 의료+광+영상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차세대 영상 기술 기반 확보로 향후 대장, 위 등 인체내 장기 및 혈액에도 적용이 가능한 미래지향적 연구”라며 “인간 임상실험을 통해 이번에 개발된 시스템의 기술 완성도를 한층 높이는 한편 향후 의료기기 관련 업체에 기술이전을 통하여 상용화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를 주관한 한국전기연구원은 국내 유일의 전기 전문 연구기관으로서 전기와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수행하는 한편, 차세대 성장 동력을 육성하기 위해 △전자 응용기술 △센서 기술 △광학 기술 △레이저 및 X-ray 기술 등을 바탕으로 의료 임상 기술을 융합하여 조기 암 진단과 암 치료를 위한 차세대 의료 기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X-ray 및 PET-CT용 첨단 센서 △CNT(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한 X-ray 광원 △레이저 형광을 이용한 조기 암 진단 기기 △U-health △THz(테라헤르츠파) 조기 암 진단 기기 △E-beam 암 치료 기기 △조기 암 진단용 바이오센서 등의 분야에서 세계 일류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2000년 개설된 전자의료기기 종합정보지원센터(www.medicenter.org)를 통하여 의료기기분야의 정보교류 및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이 연구의 위탁과제로 동물실험을 진행한 연세대 구강종양연구소는 한국학술진흥재단으로부터 중점연구소로 선정되어 지원을 받고 있는 국내 유일의 구강암예방 센터로 암의 조기진단과 예방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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