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진 사장 3개월도 안돼 중도하차에 사내 분위기 또다시 '뒤숭숭'
'드림식스' 배구단 인수 놓고 '오락가락' 행보에 금융사 신뢰도 손상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갈 길 바쁜 우리카드가 출범 첫 해부터 각종 악재에 울상이다. 

우리카드의 첫번째 수장이었던 정현진 사장이 취임 두달여 만에 '최단명 CEO'라는 불명예를 안고 물러나면서 조직 전체가 뒤숭숭한 분위기에 휩싸인데다 최근 드림식스 배구단 인수문제를 놓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며 금융사로서의 신뢰도에 적잖은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우리금융그룹의 13번째 자회사로 출범할 당시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받으며 높은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우리카드가 출발 이후 1년도 채 안돼 삐걱거리는 모양새가 또다시 연출되면서 업계의 시선에도 기대감 대신 싸늘함과 우려감이 짙게 묻어 나오는 모습이다.

우리카드는 까다로웠던 금융당국의 인가, 사무실 입주 차질 등 출범 초기부터 순탄치 않았다. 

당초 올 3월 출범 예정이었으나 본사 예정 건물로의 입주가 차질을 빚으면서 4월 1일에야 출범할 수 있었고, 출범 전부터 문제가 제기됐던 대표 선임도 출범 3일전에 결정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전업계 카드사로서의 첫 발을 내딛었다.

초대 사장이었던 정현진 사장이 우리카드 출범과 함께 "하이브리드 기능을 탑재한 체크카드로 수년 내 체크카드 시장 1위를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히며 공격경영의 시동을 걸었지만, 이순우 회장의 재신임을 받지 못한 정 사장은 결국 임기를 3개월도 못 채우고 중도 하차하게 됐다.

앞서 우리금융 자회사 CEO들은 이순우 회장에게 재신임을 묻기 위해 일괄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다만, 우리카드의 경우 재임기간이 짧았던 정 사장의 유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하지만 정 사장이 갑작스런 퇴진 통보를 받으면서 금융권에선 그 배경에 대한 추측이 난무했다.

일각에서는 정 사장이 이팔성 전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혔던 인물인 만큼 이순우 회장으로선 다소 부담스럽지 않았겠냐는 추측이 나왔다. 이 전 회장이 강력하게 추진했던 우리카드의 배구단 인수를 이순우 회장이 경영상 이유로 백지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우리카드는 배구단 인수 문제로 한바탕 곤혹을 치뤘다.

앞서 우리카드는 지난 3월 '드림식스' 남자배구단 공개입찰에서 에이앤피파이낸셜그룹을 제치고 인수기업으로 확정됐다. 이후 초대 사령탑에 강만수 감독을 선임하는 등 출범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지난 14일 이순우 회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자생력도 없고 영업이익도 안 나는 우리카드가 이런 비상 시국에 배구단을 인수할 사정이 되는지 모르겠다"며 배구단 인수 백지화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

게다가 인수 포기시 물어야 하는 수십억원의 위약금을 지급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배구계의 거센 반발은 물론 우리카드의 신뢰성에도 큰 손상을 입었다.

드림식스 인수 포기 논란으로 부정적 여론이 거세지자 결국 우리카드는 당초 약속대로 드림식스를 운영하기로 결정했지만, 업계에서는 위약금과 여론에 부담을 피하기 위한 임시방편이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마저 보내는 상황이다.

오랜 기다림 끝에 우리금융에서 분사해 전업계 카드사로서 야심차게 출발했던 우리카드로선 이래저래 힘든 첫해를 보내고 있는 셈이다. 

각종 구설로 조직 안팎의 평가가 사늘해진 상황에서, 우리카드를 새로 맡게될 수장의 어깨도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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