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성장, 위기를 기회로 만들 혁신적 국가전략”

[인터뷰] 곽승준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

곽승준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
곽승준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은 19일 “의료와 교육을 우리의 우수한 의료 인력과 병원시설, IT 강점 등과 융합해 적극적으로 산업화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곽 위원장은 대한민국 정책포털(www.korea.kr)과의 인터뷰에서 ‘신성장동력 비전과 발전전략’에 의료·교육 등 서비스산업이 포함된 배경에 대해 “우리경제가 빠르게 서비스산업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고 고용측면에서도 핵심역할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 당면한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이종 기술과 제품, 사업 간의 융합·발전에 맞춰 새로운 성장기회와 수익모델 창출 등 미래를 대비하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곽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저탄소 녹색성장’ 전략에 대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혁신적인 국가전략”이라고 간단명료하게 설명했다.

그는 “지난 외환위기를 정보혁명을 통해 극복했듯이 현재의 경제위기는 녹색성장전략을 통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녹색산업 중 핵심인 신재생 에너지 분야는 일자리 창출효과가 전통제조업에 비해 2~3배 효과가 크며, 관련시장도 급속히 팽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곽 위원장은 ‘이명박다운 정책’을 적극 개발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지난 대통령선거 때 수도권의 20~40대가 이명박 정권을 지지해 준 이유는 과감한 개혁과 개방을 통해 국민의 성공시대를 열라는 뜻이 담겨 있다”면서 “바로 이러한 민의에 충실하며 경제살리기, 공기업개혁, 규제개혁, 개방화 등을 통해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한편, 가난의 대물림을 끊는 교육,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사회안전망 강화로 성공하지 못한 국민도 성공시키고 서민층도 중산층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것”이 ‘이명박다운 정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또 미래기획위가 제안한 ‘통합형 자유주의’ 의미에 대해 “최근 오바마 대통령도 ‘애국심에는 당파가 없다’며 통합을 주장했고 영국보수당도 온정적 자유주의를 내건 바 있으며, 국내에서도 따뜻한 보수, 진보적 중도주의 등 이념적인 대결을 넘어 실용적이고 생산적인 통합의 길을 모색하는 경우가 많다”고 소개하면서, “성숙한 자유와 조화로운 통합을 달성하자는 상생의 메시지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곽승준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과의 인터뷰 주요내용이다.

-지난 6월 안병만 전 위원장이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위원장 자리가 한 동안 공석이었습니다. 그 때문인지 미래기획위원회의 활동상이 전체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면도 있습니다. 신임 위원장으로서 위원회를 어떻게 꾸려나가실 계획이신지요?

6개월간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이 공백이던 상황이 종료되어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장기간의 위원장 공석으로 위원들의 활동이 위축된 점이 없지 않다는 것을 감안하여 그 만큼 더 열심히 위원장 역할을 수행할 생각입니다. 미래기획위는 경제, 외교, 교육 등 업무범위도 포괄적인만큼 매우 중요한 위원회입니다. 무엇보다도 국가의 미래에 관한 전망과 대응방안을 자문하는 기구로서 현안에 묻히지 않고 장기적인 시각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기관이므로 더욱 독특한 존재이유가 있습니다. 향후 미래산업, 사회안전망, 교육, 국토, 금융, 문화·미디어, 통일 등 주요 이슈에 관해 한 개의 정부부처가 하기 힘든 미래과제를 추진함으로써 의제설정에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필요시 학계는 물론 업계, 언론계를 포함한 외부기관과의 공동작업 등도 적극 추진할 생각입니다.

-정부는 지난달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비전으로 ‘신성장동력 비전과 발전전략을 발표했습니다. 우리 경제를 이끌어갈 수 있는 산업부문으로 ’17대 신성장동력‘을 선정한 배경이 있을 텐데요. 특히 글로벌 헬스케어, 글로벌교육서비스 등 고부가 서비스산업이 포함된 것이 과거와 다른 점이라고 생각됩니다.

현재 당면한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것도 중요하나, 이럴 때일수록 이종 기술과 제품, 산업 간의 융합·발전에 맞춰 새로운 성장기회와 수익모델 창출 등 미래를 대비하는 노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에 정부는 앞으로 5~10년 후의 새로운 성장비전으로 신성장동력 발굴·육성을 추진하고 있고, 지난 1월13일 미래기획위원회와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합동회의를 통해 17개 신성장동력을 선정한 바 있습니다. 금번에 선정된 신성장동력은 작년 대통령께서 8.15 경축사에서 제시한 저탄소 녹색성장 비전에 기반을 두고 시장성과 일자리 창출 잠재력이 큰 분야를 중점 선정하였습니다. 금번에 교육·의료·금융 등 서비스 분야가 포함된 것은, 우리 경제가 빠르게 서비스산업 중심 구조로 전환되고 있고 고용측면에서도 서비스산업은 일자리 창출의 핵심역할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금까지 산업적으로 잘 인식되지 않았던 의료와 교육의 경우, 우리의 우수한 의료 인력과 병원시설, IT강점 등과 융합하여 적극적으로 산업화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께서 지금은 전대미문의 경제위기 상황이라고 하시면서, 한편으로는 절호의 기회라고도 말씀하셨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혁신적 전환점이 필요한데,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이 그 전환점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우리가 현재 전대미문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고는 하나 오히려 이럴 때 일수록 위기 상황이 끝난 후의 단계를 미리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녹색성장’은 세계경제질서를 재편할 핵심 테마로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혁신적인 국가전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 외환위기를 정보혁명을 통해 극복했듯이 현재의 경제위기는 녹색성장전략을 통해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녹색산업 중 핵심인 신재생 에너지 분야는 일자리 창출효과가 전통제조업에 비해 2~3배 효과가 크며, 관련 시장도 급속히 팽창할 전망입니다. 미국은 향후 10년간 1500억불 투자로 500만개 일자리 창출할 계획이고, EU도 신재생에너지법(2003년)을 기반으로 녹색산업의 육성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으로 세계는 농업혁명, 산업혁명, 정보혁명을 거쳐 녹색혁명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는 판단이며, 화석에너지가 거의 없는 우리에게 새로운 에너지(신재생, 수소 등)시대는 도약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최근에 녹색성장위원회가 출범하였으며, 이러한 전환기를 활용하여 녹색성장으로 산업의 체질과 삶의 방식을 변화해 나갈 때 녹색문명의 선도국가로 부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녹색성장위원회,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등과 일정부분 업무가 겹치는 면도 있을 것 같은데, 이들 위원회와의 협력과 독자성을 어떻게 해 나갈지 궁금합니다.

기본적으로 위원회 간 업무가 겹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녹색성장위원회는 과거 지속가능발전위원회와 국가에너지위원회, 기후변화대책기획단을 합친 조직으로서, 환경관련 이슈가 주 업무입니다. 또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는 이명박 정부에서 새로 출범하였는데, 규제완화와 공공부문 개혁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미래기획위원회는 과거 21세기위원회, 정책기획위원회를 발전적으로 이어가는 조직으로서 미래산업, 사회통합, 소프트파워 등 특정분야의 위원회나 부처가 추진하기 어려운 미래 아젠다를 선제적으로 제시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중첩의 여지가 있는 경우에는 위원회 간 연석회의나 정기적인 간담회 등 수시소통을 통해 해결하면서 오히려 생산적인 연계·협력체계로 만들어 가도록 하겠습니다.

-국정철학을 종합적으로 다듬는 일도 위원회가 해야 할 일로 알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KDI와 공동 토론회에서 ‘통합형 자유주의’를 제시한 것도 이의 일환이라고 생각됩니다. ‘통합형 자유주의’가 나오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통합형 자유주의는 엄밀히 얘기하면 현 정부의 국정철학이라기 보다는 선진일류국가를 향한 미래지향적인 국정가치를 의미합니다. 물론 통합형 자유주의의 많은 내용이 이미 현 정부 국정철학과 맞닿아 있고 현재의 헌법가치와도 부합하기 때문에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만, 우리도 이제는 장기적인 시계로 대한민국 국정의 방항타를 설정할 시점이 되었다는 공감대가 있습니다. 사실 그간 압축성장과 민주화라는 우리국민의 위대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어떤 면에서는 자유로운 질서가 뿌리내리지 못하고 이념·지역·계층·세대 간 갈등이 심화된 측면도 있습니다. 아울러 신뢰 등 사회적 자본이 취약하고 글로벌 개방마인드가 부족한 것도 사실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미래기획위원회가 제안한 통합형 자유주의는 자유의 심화, 확대와 이에 따른 갈등을 효과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성숙한 자유와 조화로운 통합을 달성하자는 상생의 메시지로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오바마 대통령도 ‘애국심에는 당파가 없다(patriotism has no party)’며 통합을 주장했고, 영국보수당도 ‘온정적 자유주의(Compassionate Conservatism)’를 내건 바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따뜻한 보수, 진보적 중도주의 등 이념적인 대결을 넘어 실용적이고 생산적인 통합의 길을 모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명박 정부가 잘 할 수 있는 정책들, 이명박 정부다운 정책들을 적극 개발하겠다”고 하셨는데, ‘이명박다운 정책’이란 무엇인지요?

지난 대통령선거 때 수도권의 20~40대가 이명박 정권을 지지해 준 이유는 과감한 개혁과 개방을 통해 국민의 성공시대를 열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다운 정책’이란 바로 이러한 민의에 충실하여, 경제 살리기, 공기업개혁, 규제개혁, 개방화 등을 통해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한편, 가난의 대물림을 끊는 교육,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사회안전망 강화로 성공하지 못한 국민도 성공시키고 서민층도 중산층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데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표방하는 “따뜻한 시장 경제”가 이러한 취지를 잘 대변해 준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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