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경쟁은 단말 교체 비용,요금인상등 초래…소비자'호갱님' 이 아닌지 걱정이 앞서

[중소기업신문=이어진 기자] 이동통신사들이 속도 경쟁을 벌이는 와중에 또 한번 공방전을 벌였다. 발단은 SK텔레콤의 19일 광대역 LTE-A 서비스 출시 행사다. 세계 최초로 3배 빠른 LTE인 광대역 LTE-A 출시를 알리는 행사를 개최하려 하자, KT가 맞불을 놨다. KT도 같은 날 같은 시간에 국내 인터넷 도입 20주년 기념 포럼을 개최한다는 소식을 기자들에게 알렸다.  KT측이나, SK텔레콤측이나 서로를 훼방 놓기 위해 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아니라지만, 이런 식의 ‘딴지걸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3월 LG유플러스는 이동통신3사 중 최초로 LTE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LG유플러스 이상철 부회장이 직접 참석하는 행사였다. LTE 무제한 요금제를 LG유플러스가 개척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알리는 자리였는데, SK텔레콤이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이와 비슷한 요금제를 선보인다고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배포 사실이 알려지자 행사에 참석한 LG유플러스 임원들은 ‘상도의가 아니다’며 격앙된 반응들을 보였다. SK텔레콤 측은 당초부터 계획했던 요금제라 항변했다. SK텔레콤이 따라가자, KT도 같은 날 오후 늦게 LTE 무제한 요금제를 선보이며 응수했다.

행사로 시선을 분산시키는 것은 사실 약과다. 불법 보조금을 얼마나 푸는지, 경쟁사들이 더 잘 안다. 기자들에게 경쟁사들이 보조금을 얼마나 더 풀었는지, 비방 자료를 배포하는 일도 허다하다. 자신들이 그런 자료로 공격받으면 언제나 돌아오는 대답은 ‘일부 대리점’이다.

3년 전 이맘 때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4세대 이동통신인 LTE를 상용화했다. 3년 전 그 때도 최초 공방전은 있었지만 비방전과 같은 날 행사로 맞불을 놓는 장면들이 연출 될 것이라 예상하진 못했다. 3G 대비 5배 이상 빠른 LTE 상용화, 스마트폰 보급 확산 등이 초래된 3년 여간 새로운 시장 파이를 놓고 시장 점유율 경쟁이 계속 되면서 크고 작은 공방전, 비방전은 지속됐다.

소비자 입장에서 이동통신사들의 공방전을 보자면, 답답하기만 하다. 속도 경쟁이나, 보조금 경쟁 등은 모두 소비자들과는 거리가 먼 것들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속도 경쟁은 단말 교체 비용 및 요금이 높아지진 않을지 걱정부터 앞선다. 보조금 경쟁 또한 소비자들에겐 자신이 ‘호갱님’이 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만 할 뿐 이다. 업체들의 속도 경쟁, 보조금 경쟁은 결국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통신 관련 소비자 단체 관계자들 가운데서는 점유율 경쟁, 속도 경쟁 등이 주된 뉴스거리가 아니라고 지적하는 분들이 상당하다. 보조금 경쟁이나, 속도 경쟁은 결국 숫자 놀음으로 귀결되는 점유율 싸움. 5:3:2 시장 구조가 깨지는지 아닌지, 속도가 얼마나 빨라졌는지, 아닌지 중요하지 않고, 국민들의 통신비가 얼마나 싸졌는지 비싸졌는지가 중요하다라 말한다.

이동통신사들이 누가 가장 먼저 서비스를 출시했는지, 경쟁사가 보조금을 더 많이 뿌렸는지를 걱정할 시간에, 소비자들의 통신비 걱정, 데이터 걱정을 먼저 했다면, 오히려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던 점유율 상승을 이뤄낼 수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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