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 여부 따지는 엄정한 법정분위기서 일반적으로 나오기 힘든 행동에 따가운 시선
부친 조양호 회장이 '땅콩회항'사건 사과에서 말했듯 정말로 교육을 잘못 시켰나?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이른바 ‘땅콩회항’으로 재판에 회부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첫 공판에서 턱을 괴다 재판부로부터 자세를 바로 하라고 2차례 지적을 받았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그의 태도를 둘러싼 논란이 한창이다.

현재 조 씨는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 항공기안전운항저해폭행과 형법상 강요, 업무방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5가지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19일 첫 공판에서 조씨 변호인측은 “관계자들에게 피해와 상처를 입힌 점은 통렬하게 반성한다”면서도, 법적 처벌이 가능한 혐의 대부분은 부인했다. 이날 조씨는 할말이 있느냐는 재판부의 말에 “없습니다”라고 대답한 것 외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재판중 조씨는 고개를 숙이고 수건으로 눈물을 닦아 이번 사건에 대해 깊이 반성중이라는 생각이 들게했다. 물론 그 속내는 알 수 없어 분노와 복수의 눈물인지도 알 수 없다. 그런 가운데 지루한 듯이 턱을 괴고 있다가 재판부의 지적을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많은 사람들은 조씨의 행동에 그야말로  놀랍다는 반응이다. 일반적으로 죄를 저울질하는 법정의 엄정하고 엄숙한 분위기를 따져볼 때 조씨의 행동은 상당히 이례적인 행동이 아닐 수 없다. 그것도 한번도 아니고 두 차례나 같은 행동으로 재판부의 지적을 받았다는 것은 무심결에 한 행동으로 보기만은 어려워 보인다는 반응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이에대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건가?" 라며 혀를 찼다.

조씨가 받는 혐의중 항공기항로변경죄가 인정되면 최소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자칫 중형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어떻게 조씨가 이런 행동을 할 수 있었을까를 두고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조씨가 자신에게 긍정적인 법적판결이 나올 것으로 확신하고 있기 때문에 나온 행동으로도 추측한다. 조씨는 이번 사건으로 사회적 파장이 커지는 과정에서 죄송하다면서도 혐의인정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즉답을 회피하거나 부인해왔다. 적어도 깊이 사죄하거나 큰 죄를 졌다는 죄의식이 낮은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재판결과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 재판이 이제 시작된 상황이고 검찰이 관련혐의 입증을 자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조씨측이 희망하는대로 법적판결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돌아가는 분위기로 보아 조씨에 대한 판결은 중벌로 결론날 가능성도 없지않다.

더욱이 검찰의 공소장에서 당초 운항중인 사실을 몰랐다던 조씨와 대한항공측의 말이 거짓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조씨측의 그간 주장의 신뢰도에 의문이 생긴 상황에서, 재판결과가 조씨측의 예상을 크게 빗나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을 따져보면, 자신의 죄 여부를 따지는 재판장에서 턱을 괴는 '여유'를 보이는 행동에 많은 누리꾼들은 이해가 안간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조씨의 법을 우습게 보는 듯한 행동의 배경에는 날때부터 돈과 권력을 쥐고 자라나 황태자처럼 살아온 과거가 자리하고 있는 것 같다고 풀이한다. 조씨 등 한진가의 오너일가가 어떤 식으로 회사내에서 군림해왔고, 그 권력의 위상이 어떠했는지는 '땅콩회항'을 계기로 각종 보도에서 터져나온 직원들의 주장과 증언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한마디로 돈의 위력에서 나온 안하무인격의 행동으로 법의식은 극히 낮은 것으로 보인다. 동생인 조현민 부장의 ‘반성문’논란과 ‘복수문자’는 이들의 인식의 축소판이라는 비난까지 나왔다.

이번 사실을 보도한 채널A ‘뉴스톱 10’에 패널로 출연한 김태현 변호사는 법정에서 조씨의 행동이 일반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현아 전 부사장이 예전부터 (금)숟가락 물고 태어나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그런 행동은) 주변 사람들을 당황하게 한다”며 “형사사건 피고인이 재판장에서 턱을 괴고 있으면 옆에 있는 변호사들이 당황한다”고 언급했다. 또, "재판부에 대한 태도 자체가 안 좋게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어쩌면 조씨가 이번 사건에 대한 재판부의 엄벌 판단이 본인을 비켜나가거나 최악의 경우라도 그동안 재벌범죄 재판에서 드러난 집행유예 공식이 자신에게도 적용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에서 자신도 모르게 턱을 괴는 행동을 취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조씨의 '방자한'행동이 재판결과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번 소식을 접한 온라인의 한 누리꾼은 "재판 담당 부장판사님 명판결을 기대할게요"라는 말로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촉구했다. 여전히 조씨에 대한 국민여론은 따갑고 싸늘하기만 하다. 조씨에게는 깊이 반성하고 사죄하는 행동과 자세만이 요구되고 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21일 청와대에서 '국가혁신' 분야와 관련한 정부부처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법을 무시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른 엄중한 법집행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솜방망이 처벌을 배제한 엄정한 법질서 확립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