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손실 1900억 만회하고 게임개발분야서 경쟁력확보하자는 포석

[중소기업신문=이어진 기자] 김정주 NXC 대표가 엔씨소프트의 경영참여를 일방적으로 선언한 배경을 두고 그럴 듯한 설이 난무하고 있다. 그러나 주된 배경은 손실만회와 게임개발력을 강화하자는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

2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가 엔씨소프트에 대한 지분투자로 입은 손해를 만회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는 관측이 많다.

넥슨은 우선 엔씨소프트 주가가 떨어지는 바람에 1900억 원 가량의 손해를 봤다. 넥슨은 지난 2012년 6월 김택진 대표가 보유한 엔씨소프트 지분 14.7%를 당시 주당 25만씩 약 8025억 원을 주고 샀으나 그 후 주가가 18만9000원으로 떨어져 큰 손해를 봤다는 것이다.

넥슨은 영업이익 감소로 고민하고 있다.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나 감소한데 이어 지난해 3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한 149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내는데 그쳤다.

넥슨의 수익감소는 외부 지적재산권(IP)에 대한 로열티 증가 때문으로 보인다. 주로 게임을 수입해서 판매해온 넥슨은 지난해 3분기 로열티 비용으로 66억엔(약 606억원)을 지불했다. 이는 전년동기나 직전분기에 비해 거의 두 배나 늘어난 수치다.

이와 관련, 김정주 대표는 지난해 개발자컨퍼런스에 참석해 “넥슨은 지난 10년 동안 히트게임 없이 인수합병으로 성장을 계속해 왔는데 앞으로 인수합병만 하고 게임개발은 안 할 건가”라고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개발능력을 탐내 경영참여를 선언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수합병을 통해 성장을 해온 넥슨과는 달리 엔씨소프트는 자체개발 게임으로 성장해 개발능력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넥슨은 유소년 위주의 가벼운 게임 개발에 강점이 있지만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아이온 등 성인들에게서 인기있는 고사양 위주의 게임 개발에 강점이 있다”며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개발능력을 융합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넥슨이 퍼블리싱으로 많은 수익을 내는 업체이긴 하지만 자체 개발력도 뒤떨어지지 않는 업체인 만큼 개발능력을 탐내 엔씨소프트와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것은 아닐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단 두 회사의 경영권 분쟁이 게임출시 지연, 개발인력 이탈 등 어떤 형태로든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들은 지속 제기되고 있다.

황성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기업문화가 불일치하는 데다 인력이탈의 가능성 등 다양한 변수가 있다”며 “넥슨의 일방적 경영참여 발표는 일단 불협화음의 전조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안재민 키움증권 연구원도 “개발자와 CE의 게임개발 철학이 중요한 게임회사의 특성상 두 회사의 마찰이 핵심 개발인력 이탈이나 경영진 간의 대립, 게임출시 지연 등으로 나타난다면 엔씨소프트의 실적에 긍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넥슨의 경영참여 결정이 엔씨소프트의 기업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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