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증가에도 과도한 마케팅비 출혈 '후유증'…단통법 효과 1분기 실적에서 판가름

[중소기업신문=이어진 기자]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하 단통법) 시행 이후 첫 분기인 지난해 4분기 이동통신3사의 성적표가 모두 공개됐다. 이동통신3사의 매출은 소폭 줄었지만 당기순이익이 모두 올랐다. 하지만 마케팅 비용은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단통법이 이동통신사의 호재였는지 여부를 두고 설왕설래 하고 있다.

30일 KT를 끝으로 지난해 4분기 이동통신3사의 실적이 모두 공개됐다. SK텔레콤을 제외하고 KT, LG유플러스는 모두 영업이익이 올랐다. 당기 순이익만 놓고 보면, 이동통신3사 모두 2013년 4분기와 비교해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국내시장 1위 업체인 SK텔레콤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4900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3.9% 감소한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당기 순이익은 5034억원으로 전년대비 71.4% 증가했다. KT는 지난 2013년 4분기 1840억원의 영업적자에서 341억원의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 2013년 4분기 5425억원의 당기 순손실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 74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LG유플러스도 마찬가지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1906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50.6%나 급증했다. 당기 순이익 또한 853억원으로 전년대비 77.2%나 증가했다.

다만 마케팅비용은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이동통신3사는 마케팅에만 총 2조1469억원을 썼다. 2013년 4분기(2조1469억원)과 비교해 3.47% 증가한 수치다. 단통법 시행 이후 마케팅 비용이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은 보기좋게 깨졌다.

지난해 4분기에도 SK텔레콤은 마케팅 비용을 줄였지만 KT와 LG유플러스는 늘렸다. SK텔레콤은 지난해 4분기 8160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들였다. 전년대비 3.1% 감소한 수치다.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전년대비 7.5%, 8.6% 증가한 8127억원, 5182억원을 썼다.

과도한 마케팅 비용 증가로 인해 오히려 단통법이 이동통신사에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단통법 시행 초기 소비자 불만 폭증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이에 따른 시장침체로 인한 것이었다는 지적도, 단통법 시행 이후 불란한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마케팅 경쟁을 벌인 탓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마케팅 비용을 과다 지출했으면서도 이동통신3사 모두 좋은 성적표를 받아, 단통법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11월에는 아이폰6 대란이 벌어졌고, 지난해 말에도 유사한 보조금 살포 사례들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이는 유통점에 지급하는 리베이트를 높이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리베이트 상향 조정이, 마케팅비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지난해 4분기 혼란한 시장 상황이 지속된 만큼 단통법이 안정화되는 올해 1분기 실적이 나와야 단통법이 악재였는지, 호재였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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