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시장선 신생업체에 밀리고 프리미엄선 애플에 고전…타이젠 평가도 낮아 위기는 지속

▲ 삼성전자가 글로벌 미디어, 주요사업자, 각종 파트너사들에게 발송한 갤럭시S6 언팩 행사 초대장.

[중소기업신문=이어진 기자]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 1위 업체, 삼성전자에 빨간불이 켜졌다. 중저가 시장에서는 신생업체들에 밀리고,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애플에 밀리는 샌드위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고전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 속 B2B, 솔루션 등 새로운 먹거리 창출도 어렵고, 핵심 임원이 건상 상의 이유로 돌연 사임하는 등 악재까지 겹쳤다.

중저가 시장에서는 메탈 소재의 라인업,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갤럭시S6로 돌파구를 찾는다는 계획이지만, 경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쉽지 않다는 지적들이 나온다. 전략적으로 내세우는 운영체제 타이젠에 대한 평가도 그리 좋지만은 않다. 스마트폰 호황에 분기 10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던 삼성전자에게 위기가 거듭되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애플에 밀린 샌드위치 현실화

최근 해외 주요 IT 외신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세계 최대 시장으로 꼽히고 있는 중국에서 스마트폰 점유율 기준 3위 자리로 밀려났다. 미국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중국에서 총 121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 9.8%의 점유율로 3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중국 샤오미는 1570만대의 스마트폰을 팔아치우며 시장점유율 12.8%를 기록 2분기 연속 안방에서 정상에 올랐다. 애플은 같은 기간 1340만대의 아이폰을 판매, 10.9%의 점유율을 기록 2위를 차지했다.

중국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시장점유율 기준 3위로 밀려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욱이 4~5위권 업체들의 시장점유율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화웨이는 9.7%로 4위, 레노버는 9.1%로 5위를 기록했다. 점유율 기준 각각 0.1%, 0.7% 차이다. 사실 상 중국 시장에서 3위권 업체로 묶이게 된 것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지난해 총 585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 연간 중국 시장 점유율에선 13.8%로 간신히 1위를 지키며 4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2위 샤오미(13.6%)와의 격차는 단 0.2%포인트에 불과했다. 지난 2013년에 1860만대를 팔았던 샤오미는 1년 만에 3배 이상 뛴 5780만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자국 시장 2위에 올랐다. 3위는 레노버(10.6%·4510만대)였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중저가 시장에서 중국업체에 밀리고, 프리미엄 시장에서 애플에 밀리는 이른 바 ‘샌드위치’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 진출 이후 지속 1위자리를 고수해왔지만, 샤오미, 화웨이, 레노버 등과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위기에 몰렸다. 삼성전자는 2011년 12.4%의 점유율로 애플을 0.1%포인트 차로 따돌리고 처음 정상에 오른 이후 2위 업체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며 부동의 1위를 달렸지만, 경쟁 심화, 성장동력이 떨어지며 위기를 겪고 있는 것.

더군다나 대화면 디스플레이로 무장한 아이폰6로 인해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기에도 쉽지않은 상황이다. 애플은 아이폰6 돌풍을 일으키며 지난해 4분기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1위 기업이 삼성전자인지, 애플인지를 두고 논란이 일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4분기라는 특수성을 감안해도 중국에서 3위로 밀려난 것은 삼성으로서는 마지막 적신호가 울린 것"이라면서 "중국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러한 경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삼성전자의 타이젠폰 '삼성Z'(사진출처=삼성 투머로우)
◆중저가서 메탈로 차별화 및 갤럭시S6로 승부수 띄운다지만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부진를 만회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일단 전문 제조사로서의 강점을 살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중저가 라인업 확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갤럭시A시리즈를 중국 등지에서 출시했다.

갤럭시A 시리즈는 최고 50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에 소재 및 디자인을 차별화한 제품이다. 메탈소재를 적용, 심미성을 높이고 더욱 얇아지고 가벼워졌다. 셀피족들이 늘어나는 추세를 고려 500만화소 전면카메라를 탑재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A 시리즈 외에도 중저가 라인업 갤럭시E 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갤럭시S6를 밀어붙인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되는 MWC2015 행사 개막 전일인 1일 갤럭시S6 언팩 행사를 개최하고 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사양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 보는 갤럭시S6의 예상 스펙 가운데 신빙성 있는 것들만을 추려보면, 디자인 차별화 및 하드웨어 스펙 강조다.

우선 기존 갤럭시S5 등에서 적용됐던 플라스틱 계열이 아닌 풀메탈 소재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갤럭시알파 이후 갤럭시A 시리즈에서도 메탈이 적용됐다. 메탈은 고급스러움을 강조할 수 있는 소재다. 세련미 뿐 아니라 그립감도 탁월, 전 세계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바디 소재로 사용되는 추세다. 그립감과 완성도 등을 위해 배터리를 교체할 수 없는 일체형 디자인을 적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3밴드 LTE-A는 기본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갤럭시S 시리즈처럼, 자사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와 퀄컴 스냅드래곤 810 AP를 지역별로 탑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화면 해상도는 QHD가 유력시 되며 셀피족들을 위한 500~800만화소 전면 카메라, 최대 2000만화소 후면 카메라 탑재도 예상된다.

갤럭시S6 뿐 아니라 지난해 출시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호평받은 엣지 제품을 추가로 선보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노트엣지는 스마트폰의 측면을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혁신성을 높게 평가받은 만큼 이를 계승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스마트폰의 양 측면을 활용할 수 있는 듀얼엣지폰을 공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이 같은 삼성전자의 전략이 시장에서 통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갤럭시S6에서 고급스러움을 강조한다 하더라도 애플 아이폰에 적수가 되지 못한다는 지적들도 나온다. 중저가 라인업 또한 샤오미, 화웨이 등 업체들의 경쟁 속 판매량 확대가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애플이 지난해 선보인 아이폰6, 아이폰6 플러스. 이들 제품으로 애플은 중국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했다.
◆만년의 적수, 애플과의 격차는 지속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제조사를 벗어나 플랫폼 사업자로 변모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쟁업체로 꼽히는 애플의 경우를 비춰보면 단적으로 드러난다.

애플이 맡고 있는 영역은 사실 상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카테고리에 국한된다. 영역 자체만 놓고 보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 골리앗(삼성전자)가 유리해 보이지만 승자는 다윗(애플)이다. 매출, 영업이익은 모두 애플이 압도적으로 높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애플의 매출은 746억달러, 한화 82조원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52조73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IT 제품만을 만드는 애플에 30조원 이상 차이난다. 애플의 순이익은 180억달러, 한화 19조7900억원으로 삼성전자(5조3267억원)와 비교해 약 4배 가까이 차이난다.

애플과 삼성전자의 차이는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제품을 만들어내는지 여부다. 애플은 일종의 가두리 양식처럼, 자사 제품을 이용한 소비자들의 발길을 잡아두는데 매진한다. 일관된 사용성, 자사 제품군과의 연동성을 지속 살리고 강조한다. 플랫폼 개발과 제조를 같이 하다 보니 완성도가 높다는 점은 덤이다.

자사 제품군을 지속 이용할 수 있는 앱의 개수 및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개발자들의 의욕을 높인다. 애플이 매번 앱스토어 관련 통계를 제시하며 지금까지 개발자들이 벌어들인 수익을 공개하는 것도 자사 제품군 카테고리 내에서 끊임 없이 앱을 개발하라는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앱스토어 매출은 애플과 삼성전자를 비교하는 단골 메뉴 중 하나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이를 인식, 플랫폼 시장 공략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타이젠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말 인도에서 선보인 타이젠폰은 출시 약 2주 만에 5만대 가량이 판매됐다. 신흥시장인 만큼 10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한 것이 효과를 본 것이다. 올해에는 타이젠 운영체제를 탑재한 스마트TV를 지속 출시할 예정이다.

애플이 아이폰을 통해 앱 생태계를 구축하고 연동성을 살려 맥 등 PC 제품군 판매 확대에 나서는 모습이라면, 삼성전자는 자신의 강점인 가전제품에 타이젠을 탑재, 사용자 호감도를 높이는 한편 신흥시장에서 가격경쟁력으로 타이젠 사용자 층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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