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측 "상속문제에 대한 일반적인 이야기로 아직 결론난 것 없어" 해명
이재용 부회장, 상속세거론 계기로 부친의 '사재출연약속' 해법 제시해야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삼성그룹이 이건희 회장의 상속세액에 대한 내부 검토를 마쳤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재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울러 입원중인 이건희 회장이 병세에 상당한 차도가 있다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증여세가 아닌 상속세가 거론되면서 이 회장의 병세에 큰 변화가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10일 KBS 보도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의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지분 가치는 현재 11조1천억원이며 상속세만 6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한 고위 임원은 이 방송인터뷰에서 "이재용 부회장 등 자녀들이 상속이나 증여받을 경우 내야 할 세금이 5조~6조원이며 이를 정상납부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회장은 삼성생명의 최대주주로 지분 20.76%을 보유중이다. 삼성전자 3.38% 등 계열사의 지분도 가지고 있다.

삼성그룹이 이건희 회장의 가족들에 대한 상속증여세의 구체적인 규모 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계열사간 사업조정에 이어 삼성SDS와 제일모직이 상장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사실상 삼성가의 승계작업이 마무리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상속세 문제가 거론된 것은 '이재용 삼성시대'의 개막이 멀지 않았음을 말해준다는 풀이다.

세금 납부방식에 대한 관심도 쏠린다. 그동안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삼성SDS(11.25%)와 제일모직(23.24%) 지분 일부를 팔아 상속재원을 마련할 가능성이 흘러나온 바 있다. 양사에 대한 특수관계자를 포함한 이 부회장측 지분이 이미 50~60%대에 이른다는 점에서 지분 일부 매각은 그룹 지배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부회장이 연부연납 형태로 세금을 나눠낼 지 여부도 관심사다.

삼성그룹측은 해당 언급이 공식적이 아닌 일반적인 답변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해당 방송사의 한 시사프로그램의 취재과정에서 나온 질문에 내부 직원이 일반적인 내용을 답한 것이 집중조명된 것 같다"며, "현재 이건희 회장님의 건강상태는 상당한 호전세를 보이고 있고, 아직 상속세나 납부방식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이 회장 일가의 세금문제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아직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는 이건희 회장의 '사재출연'문제도 재조명되고 있다. 이 회장은 과거 ‘김용철 삼성비자금’사건에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데 대해 국민들에게 사죄하며 '사재출연'을 약속한 바 있다. 그 규모는 1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그룹측은 좋은일에 쓰겠다는 이 회장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지만, 7년여가 흐른 지금에도 감감무소식이다.

현재 이 문제에 대해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측은 어떠한 해법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돌아가는 분위기로 보아 이 약속은 당시에 사정이 급해 그냥 마음에 없는 말을 해본 정도로 흐지부지될 공산이 크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이 회장을 비롯한 삼성오너일가와 삼성이 국민을 얕잡아 보는 행태라고 지적하고 있다. 더욱이 삼성오너일가의 도덕성이 의심받고 있는 것은 '부당이득'논란이 뜨거운 이 부회장의 천문학적 상장차익에도 사재출연 약속은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는 점이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 오너일가와 삼성은 바로서기를 포기한 것 같다"고 비난했다.

이 부회장은 부친이 이 회장의 상속세문제가 거론되는 것을 계기로 대 국민사재출연약속을 하루빨리 이행해 자신의 승계에 대한 사회적 승인을 얻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