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실세 개입으로 '비리의혹투성이'…'묻지마'투자로 재무구조 급속악화
정 전 회장 때 문어발식 확장중 36개사는 사라지고 포스코 수익성악화 허덕

▲ 정준양 포스코 전 회장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포스코가 정준양 전 회장시절 부실기업이나 본업과 상관없는 기업을 사들이는 '묻지마'식 투자로 몸집을 불리는 과정에서 계열사 편입이후 얼마 안 돼 매각·합병 등으로 사라진 회사가 수두룩 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량기업으로 손꼽혀왔던 포스코는 이런 불투명한 거래 이후 급속악화된 재무구조로 허덕이고 있다. 정 전 회장 취임 첫해 10%대를 유지했던 영업이익율은 5% 아래로 떨어졌으며, 부채비율 역시 40% 미만에서 90%대까지 치솟았다. 차입금도 눈덩이가 됐다. 정 전 회장 재임기간 동안 늘어난 차입금만 10조원에 이르고, 이는 결국 국내외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이어졌다. 현재 기대이하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지난해 권오준 현 회장이 강력한 구조조정을 다짐했던 것도 부실한 곳간이 배경이 됐다.

2009년 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정준양 전 회장 재임기간 동안 포스코 계열사는 31개에서 71개로 불어났다. 창사이후 이례적인 엄청난 몸집불리기로 '공룡'이라는 수식어가 뒤따랐다. 하지만 인수되고 나서 얼마안돼 사라진 계열사도 많았다.

재벌닷컴이 20일 조사한 결과, 정 전 회장의 5년간 재임기간동안 인수.합병(M&A) 또는 설립 후 흡수합병이나 청산·매각으로 2∼3년 안에 사라진 포스코 계열사 수는 모두 36개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포스코 계열사 수는 2008년 말 35개에서 71개까지 늘었다가 2013년 말 46개로 감소했다.

부실인수의 대표적 사례로 지목된 성진지오텍은 2010년 6월 인수된 이후 2013년 8월 포스코플랜텍에 흡수합병됐다. 성진지오텍의 인수와 함께 편입된 계열사 유영금속과 안정지구사업단도 비슷한 상황이다. 유영금속은 2011년 10월 경영위임관계가 해소되면서 포스코 계열에서 제외됐다. 포스코는 작년 2월 산업단지 조성개발 전문업체인 안정지구사업단도 처분했다. 유영금속과 안정지구사업단은 전정도 전 성진지오텍 회장이 실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곳들이다.

또, 포스코가 2010년 6월 인수한 광산업체인 나인디지트는 포스코 계열에 편입됐다가 2년 6개월여 만인 2013년 1월 포스코엠텍 사업부로 흡수합병되고서 계열에서 제외됐다. 나인디지트는 포스코로 넘어갈 당시 부채비율이 500%에 육박할 정도로 부실한 기업이어서 인수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2011년 8월 포스코에 인수된 광산업체 리코금속도 2013년 1월 포스코엠텍에 흡수돼 사라졌다. 인수당시 리코금속은 자본잠식상태였다. 포스코엠텍은 부실한 두 업체를 흡수하면서 적자를 냈다.

포스코는 광산업체인 대명티엠에스도 2009년 9월 인수해 계열에 추가했다가 2012년 3월 포스코에이에스티와 합병시켰다. 또 설립했다가 매각이나 청산 등으로 사라진 계열사도 적지 않다. 포스코는 광산개발업체인 엠씨엠코리아를 2012년 8월 설립했으나 1년도 안 된 이듬해 3월 매각해 계열 분리시켰다.

포스코는 또 최대 인수·합병(M&A)으로 꼽힌 대우인터내셔셜을 2010년 경영권 프리미엄을 1조원 가까이 붙인 3조4천억원에 사들여 역시 고가 인수 지적을 받았다.

본업과 전혀 상관없어 문어발식 확장의 전형적인 사례로 평가되는 교육, 골프장운영업 등의 서비업업체도 있었다. 포스코는 지난 2011년 10월 골프장·스키장운영업체인 송도국제스포츠클럽(유)의 경영권을 확보했다가 2012년 12월 말 지분을 처분해 계열에서 제외했다. 교육지원서비스업체인 포엠아이컨설팅도 2009년 10월 포스코 계열로 들어갔다가 2012년 8월 흡수합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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