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진 실적우려에 인력구조조정 가속화에도 CEO 연봉챙기기로 고통분담서 제외
무조건 'OK' 거수기전락 사외이사가 견제역할 제대로 못해 전횡지속된다는 지적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은행권이 구조조정을 통해 직원들에게 실적악화의 고통분담을 요구하면서도 CEO에는 더 많은 연봉을 챙겨주기로 하면서 비난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30억원에 달하는 최고경영자(CEO)의 연봉에 대한 비판 여론으로 지난해 낮췄던 CEO 보수 한도를 오는 27일 주총을 통해 다시 높이기로 했다.

하나금융은 2013년까지 7만주였던 '성과 연동 주식보상'의 한도를 지난해 주총 때 5만주로 줄였지만, 이를 다시 7만주로 원상 복귀할 방침이며, 신한금융도 기존 60억원이었던 이사 보수 한도를 작년 주총에서 30억원으로 삭감했지만, 올해 이를 다시 45억원으로 늘리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KB금융지주는 논란에도 현직 회장에게 연임 우선권을 주는 방안을 논의중이다.

이는 은행들의 실적 위기감과 배치되는 결과다. 저금리 추세가 심화되면서 금융지주사 이익의 70~80%를 차지하는 은행 수익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은행권 순이익은 6조2천억원으로, 사상 최대인 15조원의 순익을 거둬들였던 2007년에 비하면 한참 낮은 수준이다. 이는 2007년 3조8천억원이었던 보험사 순이익이 지난해 5조6천억원으로 크게 늘어난 것과 극명하게 대조된다.

올해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한데다 안심전환대출 출시가 전반적인 대출금리 인하 압박으로 이어져,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더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05년 2.81%였던 순이자마진은 지난해 1.79%까지 떨어졌으며, 올해는 1.7%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이는 은행권 전반의 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 초 희망퇴직을 단행해 지난해의 두 배에 달하는 310여명의 희망퇴직을 단행했으며, 농협은행은 만 40세 이상의 직원을 상대로 희망퇴직을 접수해 269명에 달하는 직원을 퇴직시켰다. 국민은행은 임금피크제에 달하는 직원만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하자는 노조의 주장에 맞서, 일반 직원으로까지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직원들에게만 고통분담을 요구하고 경영진에는 두둑한 연봉을 챙겨주는 이런 은행들의 행태에는 '거수기'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사외이사 문제가 깔려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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