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도 '무노조경영' 경영답습…'시민사찰'사과엔 진정성 안보여
노조,삼성의 노조와해 시도에 무노조경영 타도 목소리 갈수록 높아

▲ 금속노조 삼성테크윈지회와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소속 조합원들이 지난 28일 서울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삼성노동자 결의대회'를 열고 삼성 소속 노동자들의 생활임금 보장 등 처우개선과 노조탄압 중단 등을 요구했다.

【중소기업신문=박홍준 기자】삼성의 이익에 반하면 노조 조합원은 말할 것도 없고 민간인까지 사찰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재용 삼성체제아래서도 ‘무노조경영’은 결코 폐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부친인 이건희 회장의 전근대적인 무노조경영철학은 고스란히 답습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관련 노조들은 노동권을 유린하고 있는 삼성을 대상으로 강력한 무노조경영 타도 투쟁을 벌이고 있으나 삼성은 노조의 요구에 일체 대응하지 않으면서 뒷전에서 끊임없이 노조탄압행위를 지속하고 있는 것을 드러났다. 

30일 노동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체제 아래서도 삼성이 무노조경영을 반성, 전향적인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노조원은 물론 민간인까지 사찰해 물의를 일으킨데 대해 삼성이 공식으로 사과를 했으나 여기에서 삼성의 노조관이 바뀔 것으로는 전혀 기대할 수 없다고 삼성바로잡기 운동본부는 지적했다. 즉 이 재용이 사실상의 후계자로 삼성을 이끌고 있으나 이건희 회장의 노조없는 삼성에 어떠한 변화도 기대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운동본부 등은 이번 사찰에 대한 삼성의 사과에는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운동본부는 이번 사과가 진정성을 가지려면, 그 뿌리인 ‘무노조 경영’ 방침의 역사와 이를 고수하기 위해 행해온 온갖 불법행위들 전체를 철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삼성은 사과에는 이를 언급한 대목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아울러 운동본부는 삼성의 전방위적인 감시와 사찰행위가 이를 감독을 해야 할 국가기관의 방조와 묵인 하에 이뤄지고 있음을 지적한 뒤 “일반인과 노조간부를 대상으로 한 전방위적인 사찰행위는 사생활을 파괴하는 심각한 범죄이므로 사과와는 별개로 법적인 처벌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정부와 수사당국은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삼성의 사찰범죄행위와 그 동안 이루어졌던 노동조합과 직원들에 대한 감시와 사찰에 대해 수사에 즉각 착수하라”고 촉구했다.

운동본부는 삼성의 후계구도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가운데 이재용 부회장 앞에 창업주부터 이어온 악습인 ‘무노조 경영’과 결별해야 하는 또 하나의 숙제가 놓여있지만 이번 성명을 비롯한 삼성전자서비스협력센터 노조 탄압 등 노조와해공작은 더욱 잦고 지능화되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삼성의 노조무력화시도는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삼성에서 분리된 코닝정밀소재가 노조원들을 사찰하거나 개별 접촉을 통해 노조 탈퇴를 회유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모 언론사가 코닝정밀소재 노조를 통해 입수한 '체계적인 조직관리 방안' 문건에따르면 생산라인 관리자가 직원들의 노조 활동 상황 등을 파악한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관리자는 직원들의 가족관계와 학력, 대인관계는 물론 'NJ가입경로', 'NJ가입 및 미 탈퇴 사유'를 기록하면서 '전략적 관리방안'까지 마련해 윗선인 그룹장에게 보고했다. 노조를 'NJ'로 표기한 것은 지난달 삼성일반노조가 공개한 삼성SDI 문건과 일치하고, 조합원에 대한 정보를 백과사전식으로 정리해 '조직관리 방안'을 수립하는 점 등은 그간 폭로된 삼성의 노사전략과 닮았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이에따라 삼성의 무노조경영과 노조탄압을 규탄하는 노조와 시민단체들의 투쟁시위와 집회는 더욱 성난기세로 불붙고 있다. 한화그룹으로의 매각 반대를 주장하며 연대투쟁 중인 삼성종합화학·삼성탈레스·삼성테크윈·삼성토탈 등 4개사 근로자와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원 등 2500여명는 지난 28일 서울 서초동 삼성 본사 앞에서 공동 집회를 열었다.

매각 4사 근로자들은 사측의 일방적인 매각결정 철회를 요구했다.이날 집회 참석자들은 공동 결의문을 통해 "평생을 바쳐 삼성을 위해 일했지만 돌아온 것은 일방적 매각이라는 배신과 불법 감시·사찰을 통한 탄압"이라고 밝혔다.

이달 들어 지난 7일 서초동 본사, 21일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던 삼성 근로자들은 또다시 이날 집회를 갖고 1박2일 일정으로 노숙 투쟁을 벌이기로 결의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