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부자의 책임경영'모범'과는 달리 삼성은 이부진 빼고 총수일가 다 빠져
사재출연약속서 정몽구 회장은 성실 이행했으나 이건희 회장은 7년째 '감감무소식'

▲ (좌)이건희 회장(우)정몽구 회장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삼성그룹총수일가와 현대차그룹총수 일가는 대국민약속인 '사재출연약속'이행이나 책임경영에서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두 부분에서 모범을 보인 현대차그룹 총수 일가와는 달리 삼성 이건희 회장 총수일가는 정반대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 삼성오너일가는 현대차오너일가 앞에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형국이다.

먼저 책임경영과 직결되는 등기임원문제를 놓고 국내 양대 재벌은 너무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일 30대그룹 총수 일가의 등기임원 현황을 살펴보면, 삼성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을 제외하고 이건희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 등 총수일가가 미등기임원이다. 사실상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지만, 미등기임원으로 법적인 책임에서는 빠져있는 셈이다. 덕분에 이부진 사장을 제외하고 나머지 이 회장과 자녀들은 5억원 이상 등기임원 보수공개 의무도 피해갔다. 재벌가의 황제경영을 일삼는 오너의 전횡을 견제키 위해 도입된 '연봉공개'가 '반쪽'짜리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부자는 나란히 등기임원으로 재직중이다. 정몽구 회장은 지난해 현대차를 비롯해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건설 등 6개사에서, 아들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차, 기아차(비상근) 등 6개 회사에 등기임원으로 재직중이다. 정 회장 부자가 너무 많은 겸임을 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그만큼 법적책임에 가깝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시각도 많다.

삼성과 현대는 총수일가의 대국민 약속이행측면에서도 대조적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두 회장은 각각 '비자금사건'재판 과정에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사재를 출연해 좋을일에 쓰겠다고 약속했지만, 정 회장은 이를 성실하게 이행했고, 이 회장은 7년여가 지난 지금에도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을 뿐더러 그동안 이 문제에 관해 일체의 언급을 하지 않았다.  

먼저 이 회장은 지난 2008년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로 촉발된 '삼성특검' 당시 경영쇄신안을 발표하고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차명재산을 실명전환한 뒤 벌금과 누락된 세금을 내고 나머지를 유익한 일에 쓰겠다고 약속했다. 이 금액은 1조원대로 알려졌다.

물론 이 금액을 놓고는 삼성측은 해석을 달리한다. 삼성측은 1조원이라고 말한 적이 없을 뿐더러 세금을 내고 나서 남은 돈이 있으면 사회의 좋은 일에 쓰겠다는 정도로 언급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회장은 2년도 안돼 경영에 복귀했지만, 당시 사재출연약속을 이같이 애매모호하게 한 때문인지  병상에 눕기 전까지 이 문제를 일체 거론하지 않았다.

어쨋든 약속이 7년여동안이나 지켜지지 않으면서 이 회장의 약속이 법적책임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비판여론 무마용이 아니었냐는 분석에 점차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삼성특검' 당시 이 회장은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받아 실형을 면했다.

부친의 병고 후 현재 삼성을 이끌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사재출연문제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현재 이 회장이 저지른 불법의 가장 큰 수혜자로 평가되고 있는 이 부회장이 사회적승인 차원에서 이에대한 대책을 내놔야한다는 시민단체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 어떠한 언급도 없다.

정몽구 회장은 달랐다. 정 회장은 지난 2006년 4월 재판을 앞두고 글로비스 주식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7년 내에 8400억원의 사재를 출연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정 회장은 이후 현대글로비스 지분과 이노션 지분을 비영리법인인 현대차정몽구재단으로 이전하는 방식으로 약속을 모두 이행했다.

정 회장은 적어도 공개석상에서 국민에게 약속한 사항을 중히 여겨 성실히 이행하는 '모범'을 보인 것이다. 정 회장 총수일가에 비추어  삼성총수일가는 내 배를 불리는데 국민은 안중에 없고  '거짓'과 '꼼수' 동원에 너무 능한게 아닌가하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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