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손실에도 연봉은 크게 올라…수익성악화 비상시에 오너는 고통분담서 빠지는 격?

▲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남양유업이 지난해 큰 영업손실을 입은가운데,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의 연봉은 대폭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남양유업이 '갑의횡포'파문으로 불매운동 부메랑을 맞아 휘청한 상황에서 홍 회장이 전년보다 더 많은 연봉을 챙겨 내 배불리기에 여념이 없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지게 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일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홍 회장은 상여금 없이 급여로 15억7642만원을 챙겼다. 전년대비 20% 늘어난 금액으로, 4억원대의 배당금까지 더하면 홍 회장이 지난해 한 해 동안 회사로부터 받은 돈은 20억원에 달한다. 홍 회장은 남양유업의 최대주주(지분율 51.68%)다.

실적고민이 깊어진 오리온, 농심, 삼양 등 다른 식품업계 CEO들의 연봉이 전년보다 줄거나 동일한 수준에서 결정됐다는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경영자가, 그것도 오너가 경영을 잘해서 월급을 더 많이 가져간다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하지만, 남양유업은 깊은 실적부진의 늪에 빠져 있어 오너가 연봉을 더 많이 챙길 상황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270억여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적자폭은 전년대비 50%가량 확대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1517억600만원으로 6.4% 감소했다.

저출산 등으로 분유시장이 축소된 영향이 크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지난  2013년 '대리점 밀어내기'와 '욕설우유'파문으로 촉발된, 남양유업 제품을 사지말자는 소비자 불매운동의 여파때문으로 풀이된다. 그해  남양유업은 17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1994년부터 실적 공시 이후 20년에 처음으로 연간 기준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2010년부터 매년 10% 가량 뛰던 매출 성장세도 꺾였다.

▲ 출처 : 다음증권

이에따라 한 때 120만원대를 넘보며 황제주로 불렸던 주가 위상도 옛말이 됐다. 지난해 말에는 한때 60만원 아래로 주가가 떨어지기도 했다. 이날 남양유업 주가는 전일대비 1천원 떨어진 75만2000원으로 마감했다. 100만원대 주식을 사서 보유중인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분통이 터질 일이다.

한마디로 홍 회장에 대한 경영평가는 낙제수준에 가까운데 오너라는 막강한 권한때문에서인지 전년보다 더 많은 연봉을 챙겼다. 회사의 곳간이 부실해지더라도 오너의 배만 불리면 된다는식의 재벌경영의 폐해의 전형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홍 회장이 지난해 배당금을 포함해 회사에서 받아간  20억원은 탈세혐의로 법원이 부과한 벌금과 비슷한 금액이다. 혹시 이 벌금수준을 맞추기 위해 영업손실에도 홍 회장의 연봉이 올라간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불러일으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는 지난 2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 등 혐의로 홍 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20억원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홍 회장이 남양유업 창업주인 고(故) 홍두영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자기앞수표 52억원을 세무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증여세 26억원을 포탈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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