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탓, 판매실적 '반짝증가'에 그칠수도…유통점들 '아사 직전' 호소

[중소기업신문=이어진 기자] 이동통신사들이 갤럭시S6, 갤럭시S6 엣지의 공시 보조금을 잇달아 상향 조정, 보조금 상한액에 육박하는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지만 이동통신시장에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의 ‘당근책’에도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고 있어 당분간 시장 한파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18~19일 이동통신시장에서는 2만593건의 번호이동이 이뤄졌다. 직전 주말(11~12일)과 비교해 약 37.5% 증가했다. 그러나 12일 이동통신 대리점과 판매점 등이 영업을 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시장 한파는 여전하다. 번호이동이 18일 1만2천804건, 19일 7천789건으로, 각각 전주 토요일(11일) 하루치에도 못 미친다. 갤럭시S6, 갤럭시S6 엣지가 출시된 지 10일이 지났지만, 시장에 온기가 감돌지 않고 있다.

특히 이번 통계는 이동통신3사가 공시 보조금을 대폭 올린 이후의 성적표라는 점도 중요하다. 이동통신3사는 지난 17~18일, 갤럭시S6 공시 보조금을 10만원 가량 인상했다. 6만원대 요금제에도 출시 당시와 비교해 8만원 가량 보조금을 높였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발길이 늘어나지 않으면서 예약 가입자들만 ‘호갱님’이 됐다는 비판 여론만 가중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모델로 꼽히는 갤럭시S6 출시에도 시장이 얼어붙은 이유로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이 꼽힌다. 단통법 시행 전만해도 보조금 대란 시 갤럭시S 시리즈 등 신제품들을 20~30만원, 최저 공짜로 구입할 수 있었다. 대란만을 기다렸다 휴대폰을 교체하는 소비자들도 많았다.

하지만 단통법 시행 이후 최저 60만원대에 단말을 구입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모두가 비싸게 주고 구입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자 기다렸던 신제품 출시에도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고 있는 것이다. 

대리점, 판매점 등 휴대폰 유통업계의 불만도 폭주하고 있다. 19일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주말 전산 개통 이후 이동통신 유통업계 상황 점검 차 찾은 서울 광진구 테크노마트 대리점, 판매점주들은 단통법을 폐지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업주는 "다른 산업은 놔두고 이동통신에 대해서만 판매점이 단골손님에게 액세서리 하나 얹혀줄 수 없도록 규제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단통법을 폐지하고 자유시장에서 장사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장 방문에 이어 최 위원장과 유통업계, 이통사, 소비자단체 관계자들이 모인 간담회에서도 단통법 시행 이후 '아사' 직전에 처했다는 유통업계의 성토가 쏟아졌다.

최원식 브이텔레콤 대표는 "모든 통신사를 비교하면서 번호이동을 싸게 해 주는 것이 손님을 끌어모으는 판매점의 장점이었는데 기기변경 위주 시장이 되다 보니 더는 버틸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종천 유통협회 상임이사는 "단통법 도입 당시 소형유통망을 보호하자는 측면이 있었지만 사실상 논의된 적조차 없다"며 "이런 간담회 자리를 만들어 원래 잘 지냈던 이동통신사와 판매점이 불편한 이야기를 해야 하는 상황 자체가 단통법의 부작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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